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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아이유 앓은 귀막힘증 치료, ‘한의사 vs 의사’ 해답은?

최영철 기자

2023. 11. 23

허임 보사침법 대가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과 신정은 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귀막힘증의 원인과 치료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어느 날 갑자기 귀가 먹먹하거나 꽉 막혀 잘 들리지도 않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귀가 찢어지듯 아프다면 귀막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귀막힘증은 귓속의 이관(귀인두관)이 닫혀야 할 때 열려 있고(이관개방증) 열려야 할 때 닫혀 있으면서(이관폐색증) 발생한다. 이관은 귀와 코를 연결하며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하품하거나 음식을 삼키면 열려 귀 내부와 바깥의 공기압을 같게 함으로써 소리를 잘 들리게 한다.

이관이 비정상적으로 열리는 이관개방증은 가수 아이유가 그랬던 것처럼 자기 목소리가 귀에 크게 울려 들리거나 자신의 호흡음이 들리는 증상, 귀 먹먹함, 청력감소, 이명, 어지럼증이 주된 증상이다. 반대로 이관이 계속 닫혀 있는 이관폐색증은 이관개방증의 증상과 비슷하지만 심한 통증을 동반할 수 있고 각종 중이염과 고막 함몰, 고막 천공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귀막힘증 질환의 원인은 무엇이고 치료·예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귓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한의사와 의사가 동영상에서 만났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과 신정은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그 주인공. 특히 이 원장은 전직 대통령의 한방 자문의를 지낸 인물로, ‘조선제일침(朝鮮第一鍼)’이자 ‘태의(太醫)’로 불렸던 허임의 보사침법(補瀉鍼法)을 400년 만에 복원해낸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의 명의다. 대구한의대학교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와 진료부장을 역임했으며 귀막힘증과 이명, 어지럼증, 알레르기 비염 등 귓병, 콧병 환자를 침과 한약으로 다스리며 명성을 쌓았다. 다음 내용은 이 원장과 신 교수의 동영상 대담을 편집된 부분을 포함해 재정리한 것이다.

귀막힘증 원인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이상곤 원장(이하 이 원장) 한의학은 귀막힘증의 원인을 전통적 기(氣)의 관점에서 찾는다. 중국의 ‘황제내경’은 “쓸개(膽)가 열(熱)을 받으면 귀에 통증이 생긴다”고 했는데, 이때 열은 스트레스와 과로를 가리킨다. 극도로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귀가 막히고 먹먹한 느낌을 받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이관폐색증은 스트레스와 과로 이외에 비염이나 편도염, 상인두염, 감기, 메니에르증후군 등의 후유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은 귀막힘증 · 이명 · 어지럼증 치료를 위해 침 이외에도 귀 뒤편에 붙이거나(맨 아래, 붙이는 청음고) 귓속에 바르는 외용 약물(검은색, 바르는 청음고)을 사용한다. 흰색은 용뇌고, 노란색은 통기고이다. (사진 김도균)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은 귀막힘증 · 이명 · 어지럼증 치료를 위해 침 이외에도 귀 뒤편에 붙이거나(맨 아래, 붙이는 청음고) 귓속에 바르는 외용 약물(검은색, 바르는 청음고)을 사용한다. 흰색은 용뇌고, 노란색은 통기고이다. (사진 김도균)

이관개방증의 경우도 스트레스와 과로가 주원인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오장의 기(氣)가 궐역(厥逆) 하면 귀에 열이 오르게 되고 귀가 꽉 막혀 들리지 않게 된다”고 했다. 이때 ‘궐(厥)’은 기(氣)가 다해서 소진된 상태를 말하고 ‘역(逆)’은 그것을 회복하고자 무리한 반전을 꾀하는 상태다. 귀는 원래 찬 장기이고 또한 차게 유지되어야 제 기능을 한다(뜨거운 것을 만졌을 때 무의식적으로 귀를 잡는 이유). 그런데 신장 기능이 허약해져 부신이 제 기능을 못 하면 귀에 열이 나고 귀가 꽉 막히게 된다.

아이유처럼 가수들도 노래하다 보면 귀에 열이 오르면서 이관개방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있다. ‘눈의 꽃’이란 노래를 부른 일본의 나카시마 미카는 이관개방증으로 가수 생활을 중단하기도 했다. 결국 한의학적으로 보면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기(氣)가 막히면 귀막힘증이 생긴다고 보면 된다.

신정은 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신정은 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신정은 교수(이하 신 교수) 이관폐색증의 경우 비행기를 탔을 때처럼 감기나 코막힘 등의 이유로 고막 안과 바깥의 압력 조절이 잘 안 돼 귀가 먹먹하다거나 심한 경우 통증 및 각종 중이염, 고막 천공까지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감기 기운이나 코막힘이 있을 때는 스킨스쿠버 같은 급격한 압력 변화가 있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 아이유가 앓았다는 이관개방증은 다이어트로 인한 급격한 체중 감량이 원인인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뇨제나 피임약 복용 후, 과격한 운동 후, 항암 치료 후 건강이 악화한 상태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 임신이나 심한 알레르기가 있을 때 생기기도 한다.

귀막힘증 치료법

이 원장 이관폐색증은 이관을 움직이는 주변 근육의 뭉치고 굳은 부분을 허임 보사침법으로 풀어주고, 이관이 딱 붙을 만큼 과잉된 교감신경을 내관혈에 침을 놓아 풀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주면 이관 주변 근육의 압박이 풀리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관개방증은 한의학적으로 볼 때 이관의 긴장성이 떨어지면서 흐물흐물해지는 허증(虛症)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아 귀비탕이라든지 보중익기탕 등 이관 근육의 힘을 끌어올리는 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특히 귀막힘증은 이명, 어지럼증, 돌발성난청, 메니에르증후군, 이석증 등의 전조 증상이자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귀막힘증으로 인해 발생한 이명과 어지럼증 등의 질환도 보사침법으로 귀의 열을 식혀줌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여기에 스트레스성 이명 치료제이자 투관통기약(套管通氣藥·기를 열어줘 통하게 하는 약)인 ‘청음고’ 등 외용 약물을 쓰면 치료가 더욱 수월해진다.

신 교수 이관폐색증은 항생제나 항히스타민제, 발살바 운동 등으로 증상 완화를 꾀하고, 이관개방증의 경우에는 리노벤트 스프레이를 코에 뿌리거나 식염수로 코 세척, 에스트로겐 연고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될 때는 수술 등 외과적 치료를 병행한다.

귀막힘증 예방법

이 원장 귀가 멀어지면 사람과 멀어지고 눈이 멀어지면 사물과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귀막힘증을 예방하긴 위해선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와 과로를 줄이면서 극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감기 후유증, 비염 등으로 귀나 코에 염증이 생긴 경우에는 압력차가 심하게 나는 비행이나 스킨스쿠버, 등산 등을 피하는 게 좋다. 방치하면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생기면 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신 교수 상기도 감염을 우선적으로 예방하고 비염 등 코 질환 관리를 잘해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나 과격한 운동을 삼가고 이뇨제나 피임약 복용 등을 주의해야 한다. 귀에는 가는 혈관이 많으므로 혈액순환에 신경 쓰고 코를 자주 들이마시는 버릇은 버려야 한다.


#갑산한의원 #이상곤 #신정은 #여성동아

사진 박해윤 기자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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