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행 커뮤니티에는 항공권을 예매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면세점과 여행업계엔 기대감이 넘쳐나고 있다. 열흘 굶은 사람이 빵을 바라보듯 모두 여행을 욕망하는 이때, 누구보다 여행에 진심인 이들에게 올여름 휴가 계획을 물었다. 미루고 미루다 간절함이 폭발할 때쯤 떠나는 장소이니, 그야말로 ‘인생 여행지’ 아닐까. 놀랍게도 여성동아 취재에 응한 여행 마니아 절반은 국내 여행을 택했다. 휴양과 미식, 예술과 액티비티를 넘나드는 이들의 워너비 여행 리스트를 소개한다.
마음의 소리가 점지해준 여행지, 태국 방콕 시티 투어
by 신예희 여행작가


신예희 작가는 여행을 떠나면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대신 자신이 마주치는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번엔 전자책 단말기를 챙겨가 그간 못 읽었던 책을 잔뜩 읽고 올 생각이라고.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어서스 라운지’에서 애프터눈 티 즐기기. 짜오프라야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만끽한 후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 보트를 타고 강 위를 둥둥 떠다닌다면 금상첨화일 듯.
오랜만에 만날 반가운 사람들, 일본 후쿠오카 출장 여행
by 정빛나 라이프스타일 편집 숍 ‘여가생활’ 대표


출장을 겸한 여행이라 낮에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겠지만, 저녁 시간만큼은 휴식에 집중할 계획. 온천에 몸을 담그거나, 잔잔한 음악이 있는 바에서 호젓하게 맥주를 마시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시간이야말로 일본 여행의 백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일본 백화점 지하 식품 코너는 맛있는 음식이 많기로 유명하다. 정 대표는 후쿠오카 여행 마지막 날엔 꼭 한큐백화점을 방문해 명란이 들어간 타카나(갓절임)를 구입한다고. 근처 후쿠시마 과자점에서 달콤한 카스텔라까지 구매하면 가족과 친지에게 여행의 맛을 공유할 준비도 끝난다.
심미안을 공유하는 지인들과의 여행, 제주 아트 투어
by 모모킴 아티스트


제주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곳곳에 위치한 문화시설과 미식·라이프스타일 핫 플레이스까지 더하면 아티스트도 영감을 얻는 최고의 여행지가 될 게 분명하다.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 뒤 좋아하는 와인 바 바코(@bacco_jeju)에 방문해 근사한 식사를 즐길 계획. 이 와인 바는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인스타그램 피드에도 종종 등장한다.
남도의 맛 즐기는 식도락 여행, 광주시 미식 투어
by 장은실 ‘맛있는책방’ 편집장

“외가가 있던 광주는 제게 제2의 고향이에요. 광주에서는 길을 걷다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가도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죠. 음식과 술을 곁들인 ‘먹방 여행’을 할 때 힐링을 느끼는 제겐 최고의 여행지예요. 올여름엔 오랜 시간 광주 시민에게 사랑받아온 도청 근처 구도심 대신 봉선동을 비롯한 신도심에서 새로 등장한 맛집을 발굴해보고 싶어요. 특히 새벽까지 여는 광주의 포장마차 투어를 해볼 생각입니다. 바나나가 포함된 과일 플레이트가 기본 안주로 등장할 만큼 인심 넉넉하고 손맛 좋은 곳에서 맛깔난 안주에 소주 한잔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즐겁네요.”

너무 달지도, 드라이하지도 않으며 청량감이 매력적인 ‘무등산 막걸리’는 오직 광주에서만 맛볼 수 있다. 절대 놓치지 말 것! 보랭 백을 챙겨가면 돌아올 때 몇 병 구입해 서울에서도 그 맛을 즐길 수 있겠다.
지속 가능한 여행을 꿈꾸며 떠나는 국내 백패킹
by 박선하 ‘백패커스 플래닛’ 대표

“올해 휴가 목표는 단절과 리프레시예요.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온갖 정보에 기민하게 반응하다 보면 피로가 쌓이거든요. 아예 무인도처럼 인적 드문 섬에 들어가 며칠간 재충전하는 시간을 보내려 해요. 첫 번째로 생각하는 후보지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의 ‘황도’예요. 2년 전 방문했을 때 거의 우주에 도착한 듯한 느낌을 받은 장소거든요. 접안 시설이 없고 핸드폰도 섬 일부에서만 터져 정말 무인도 같아요. 그 섬에 있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멋진 언덕에서 신선한 아침 공기를 느끼며 명상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배편이 없어 내부인과 연락해야 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황도에 가는 게 어려워지면 울릉도나 경북 영덕 ‘블루로드’를 혼자 여행하면서 내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박선하 대표 추천 국내 여행 TIP
캠핑 음식으로 밀키트를 싸가면 쓰레기가 많이 생긴다. 그보다는 지역 맛집 대표 메뉴를 포장해가서 먹는 편이 캠핑의 맛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사실. 지역 주민도 쓰레기만 남기는 방문객보다 마을 경제에 도움이 되는 소비자를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이 인지상정, 캠핑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효과적일 듯하다.
Editor’s Pick
잊었던 낭만을 찾아 떠나는 여행,
뉴욕 영화 & 재즈 투어

돌아보면 이 생각을 한 건 2020년 여름부터다. 집과 일터를 오가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 시절, 우연히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본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오랫동안 ‘저 아름다운 도시에 나는 대체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 괴로웠다. 드디어 그곳으로 떠날 수 있게 된 지금, 무엇을 망설일 것인가.

이번에는 여행 테마를 좀 바꿔볼 생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수없이 돌려본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을 따라 걸어볼 계획. 주인공 개츠비(티모시 샬라메)가 방문한 뉴욕현대미술관(MoMA), 그가 길을 걷다 우연히 영화에 출연할 기회를 잡게 되는 그리니치 빌리지, 그리고 역시 개츠비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어퍼이스트의 ‘베멜만스 바’ 등에 들러봐야지. 물론 티모시 샬라메는 그곳에 없겠지만 말이다.

#휴가계획 #해외여행추천 #국내여행추천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모모킴 박선하 신예희 이나래 장은실 정빛나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