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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fashion

패션이 말한다 #loveyourself

글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

입력 2022.04.08 17:23:17

지금 패션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성별, 나이, 키, 몸매, 인종의 제약을 벗어던진 모델들이 등장하며 그 어느 때보다 평등과 포용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콜리나 스트라다의 2022 S/S 컬렉션(왼쪽)과  캘빈클라인의 #프라이드인마이캘빈스(#Prideinmycalvins) 캠페인.

콜리나 스트라다의 2022 S/S 컬렉션(왼쪽)과 캘빈클라인의 #프라이드인마이캘빈스(#Prideinmycalvins) 캠페인.

패션계는 미를 추구한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려면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빈번하다. 패션쇼 모델 캐스팅에서는 더욱 그랬다. 아주 오랫동안 ‘어리고 키가 크며 마른 백인’이 최고의 모델로 여겨졌다.

다양성이 불러온 패션계의 변화

하지만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패션계를 뒤집어놓으며 변화와 확장을 불러왔다.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 등이 이슈가 되면서 패션의 중심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기만족’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마른 몸은 구시대 패션의 상징이 됐다.

최근 젊은 디자이너들 컬렉션을 보면 모델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발렌시아가 수장 뎀나 바잘리아는 베트멍을 이끌던 시절부터 평범한 사람을 모델로 기용해왔다. 발렌시아가의 2019 S/S 컬렉션에는 스웨덴에서 활동하던 52세 스타일리스트 우르술라 봉안데를 비롯해 여러 가지 체형과 직업군을 가진 인물이 등장했다.

콜리나스트라다의 2022 S/S 쇼에도 다양성이 존재했다. 휠체어를 탄 소녀, 흑인 임산부, 어린이, 할머니, 동양인 등 갖가지 배경과 특성을 가진 모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발렌티노의 2022 S/S 오트 쿠튀르 런웨이에는 70대의 흰머리 모델 마리 소피 윌슨이 깜짝 등장했다.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에르파올로 피촐리는 시니어 모델과 더불어 그동안 오트 쿠튀르에서 보기 힘들던 평균 신체 사이즈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적극 캐스팅했다. 그는 이번 작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옷을 디자인할 때부터 다양한 연령, 인종, 몸매를 염두에 뒀다. 특정한 체형이나 연령대에 맞춰 디자인하지 않았다. 아름다움은 절대적인 게 아니다.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을 넓게 보여주고 싶었다.” 피촐리의 발언은 하이패션이 점점 다양성에 큰 가치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신체의 아름다움

마리 소피 윌슨(왼쪽)과 우르술라 봉안데.

마리 소피 윌슨(왼쪽)과 우르술라 봉안데.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최근 플러스 모델의 활동도 활발해졌다. 현재 가장 핫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팔로마 엘세서. 그는 2021 S/S 시즌 살바토레페라가모, 펜디, 자크뮈스 컬렉션에서 글래머러스한 매력을 뽐냈다.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의 브랜드 론칭 모델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팔로마는 2020년 모델스닷컴 어워즈에서 ‘올해의 모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디다스는 제사민 스탠리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1만 명이 넘는 그는 SNS를 통해 요가를 가르친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 크기, 모양, 피부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사민의 멘토링은 MZ세대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휠체어를 타거나 의족을 한 모델이 패션쇼 런웨이에 오르고 성소수자, 임산부, 여러 연령대의 모델도 광고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22 S/S 모스키노 컬렉션에서는 모델이자 아티스트이며 사진작가인 아론 로즈 필립이 휠체어를 타고 런웨이에 올라 디자이너 제러미 스콧과 함께 피날레를 장식했다.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론 로즈 필립은 최초의 흑인 장애인 트랜스젠더 모델이다.

뮤지션 리하나는 자신의 란제리 브랜드 세비지X펜티(Savage X Fenty) 광고 모델로 미스피프트애브(Miss5thave)를 발탁했다. 한쪽 팔이 없는 미스피프트애브와 ‘다양성 포용’을 기치로 한 세비지X펜티의 만남이 큰 화제를 낳은 것은 물론이다. 캘빈클라인은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에서 선발한 크리에이터 9명과 함께 #프라이드인마이캘빈스(#Prideinmycalvins) 캠페인을 선보였다. 배우, 모델, 가수, 사진작가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등장하는 이 광고 메시지는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모든 것에 자부심을 갖자”이다.

빅토리아시크릿 또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24세 소피아 히라우를 새로운 속옷 라인 ‘러브 클라우드 컬렉션’ 모델로 선정해 많은 이의 지지를 받았다. 빅토리아시크릿은 소피아 외에도 문신한 모델, 목발을 짚은 모델, 임신부 모델 등을 통해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다.

포용성을 지향하는 패션 브랜드가 눈에 띄게 많아진 건 분명 좋은 신호다. 이제는 이 변화가 일시적 트렌드에 그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다양성을 보여주는 모델

팔로마 엘세서

팔로마 엘세서

미스피프트애브

미스피프트애브

제사민 스탠리

제사민 스탠리

아론 로즈 필립

아론 로즈 필립

빅토리아시크릿 광고

빅토리아시크릿 광고

#플러스사이즈모델 #시니어모델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22년 4월 7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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