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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OTT

O!리지널

글 문영훈 기자

2022. 01. 29

‘O!리지널’은 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및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범람하는 콘텐츠 세상 속 등대까진 못 돼도 놓치고 갈 만한 작품을 비추는 촛불이 되길 바랍니다.

누군가에겐 검사보다 조세 공무원이 더 두렵다
‘트레이서’(웨이브)

조세 공무원이 등장한 근작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정도가 아닐까. 웨이브에서 2022년 처음으로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는 국세청이 배경이다. ‘세금’ 하면 딱딱한 인상을 주지만 ‘트레이서’는 빠른 전개가 몰입감을 더한다. 가령 1화에서 기업 비리를 고발한 아버지의 죽음 이후 국세청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은 회계사 ‘황동주’의 전사는 정확히 시작 9분 시점에서 마무리된다.

이야기는 두 축이다. 각 에피소드별로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려는 자와 세금을 받아내려는 자의 대결이 하나라면, 국세청 내 전권을 장악하기 위한 ‘사내 정치’가 전체 흐름을 쥐고 있다. MBC에서 동시 방영되는 ‘트레이서’ 1월 7일 첫방 시청률은 7.4%,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영화 ‘변호인’과 tvN 드라마 ‘미생’ 이후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 자리 잡은 임시완의 호연이 돋보인다. 당돌하면서 어딘가 약삭빠른 데가 있는 그의 눈빛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떠올리게 한다. 국세청 조세5국 조사관 ‘서혜영’ 역할을 맡은 고아성 배우와도 합이 잘 맞는다. 젊은 주연 배우들 후방에 서 있는 국세청장 ‘인태준’ 역의 손현주, 조세5국 과장 ‘오영’ 역의 박용우 배우가 극에 연기 내공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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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밀의 숲’

사이코패스 잡는 사이코패스의 원조
‘덱스터: 뉴 블러드’(티빙)

오늘 밤이 바로 그 밤이다(Tonight’s the night). ‘덱스터: 뉴 블러드’를 즐길 밤. 2022년을 이틀 앞두고 원조(?) 사이코패스 ‘덱스터’가 돌아왔다. 이 드라마는 2013년 시즌 8로 마무리된 미국 케이블 채널 쇼타임(SHOWTIME) 드라마 ‘덱스터’ 시리즈 후속 편이다.



‘덱스터’ 시리즈는 이른바 ‘사이코패스 잡는 사이코패스’ 설정의 조상 격이다. 자세히 설명하면 마이클 C. 홀 배우가 분한 ‘덱스터 모건’은 범죄자만 골라 죽이는 연쇄살인마다. 혈흔 분석가인 그는 마이애미 경찰서에서 일하며 국가기관 감시망을 피해 거리를 휘젓는 범죄자들을 노린다.

8년 만에 돌아온 ‘덱스터’ 시리즈는 태양이 내리쬐는 마이애미에서 뉴욕주 ‘아이언 레이크’라는 가상의 설원 마을로 배경을 옮겼다. 흰 눈 위로 붉은 혈흔이 흩뿌려지는 장면을 보면 코엔 형제의 영화 ‘파고’가 떠오르기도 한다. 수위가 센 편이라 잔인한 장면을 보기 힘들어 하는 이는 1화를 감상한 뒤 선택할 것을 요한다.

티빙에서 매주 두 에피소드씩 공개되는 게 답답하다면 이전 시즌을 정주행하면서 다음 회 업로드를 기다려도 좋다. ‘덱스터: 뉴 블러드’를 제외한 ‘덱스터’ 시리즈 1~8시즌은 티빙뿐 아니라 왓챠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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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한니발’ ‘크리미널 마인드’

설 연휴 ‘별일 없는’ 당신을 위해
‘해피 아워’(왓챠)

영화 추천 서비스에서 OTT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왓챠는 타깃 층이 가장 확실한 플랫폼이다. 글로벌 톱티어 넷플릭스와 방송사 소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웨이브·티빙에 비해 영화 선택지가 다양한 것이 특징. 이용자 특성도 이에 발맞춘다. 기사 작성일(1월 12일) 기준 톱 텐(Top 10) 리스트에는 ‘티탄’ ‘미나리’ 등 4개의 다양성 영화(독립 영화·예술 영화 등을 총칭)가 포함돼 있다. 그중 하나가 ‘해피 아워’다.

이 영화는 일본의 젊은 거장이라 불리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장편이다. 2015년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이 2021년이 돼서야 한국에서 정식 개봉했다. 봉준호 감독이 공개적으로 하마구치 감독 팬을 자처하며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그와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고,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드라이브 마이 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택이다.

서론이 길었다. 하마구치 감독 영화는 글로 줄거리를 설명하는 게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왓챠 홈페이지 줄거리 설명을 그대로 옮긴다.

‘37세 동갑내기 네 친구 아카리, 사쿠라코, 후미와 준. 누구보다 가까운 관계지만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안고 살아가던 어느 날, 준이 이혼 소송 중이라는 폭탄선언을 하고 홀연히 사라진다.’

그의 영화가 대개 그랬듯 별일 없는 듯 살지만 실은 별일이 있는 사람들 이야기다. 러닝타임이 5시간 18분에 달하지만 5일간의 설 연휴 중 하루 정도는 ‘해피 아워’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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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캐스팅
‘돈 룩 업’(넷플릭스)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공개됐으니 조금 철 지난 작품이다. 최근 CNN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를 인용해 소행성 ‘1994 PC1’이 시속 7만6000㎞의 속도로 1월 18일 지구를 근접해 지나갈 것이라고 보도한 걸 보고 다시 이 영화를 ‘끌올’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돈 룩 업(Don’t Look Up)’은 천문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케이트(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의 존재를 발견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다. 둘은 지구 종말의 신호를 미국 정부에 전달하지만 중간 선거를 앞두고 표 계산에 혈안이 된 대통령은 귓등으로 흘려버린다.

‘돈 룩 업’의 장르는 블랙 코미디. 정치뿐 아니라 ‘미디어’ ‘대중’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믿고 보는 황석희 번역가가 신랄한 대사의 맛을 살렸다. 앞서 소개한 쟁쟁한 배우뿐 아니라 케이트 블란쳇, 메릴 스트립, 조나 힐, 티모시 샬라메 등이 출연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3월 9일 20대 대선을 앞두고 다시 곱씹어볼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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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 쇼트’
드라마 ‘이어즈 & 이어즈’

사진제공 네이버영화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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