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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terior

30년 넘은 아파트의 새 단장

글 백민정

입력 2021.08.12 10:30:02

모던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이 집은 고등학생 아들과 일곱 살 딸을 둔 부부의 보금자리다. 두 아이의 니즈까지 파악해 디자인한 집은 가족 모두에게 최고의 공간이 되었다.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걷어내고 화이트 컬러 소파와 김인숙 씨가 하나하나 고른 나무 소재 아이템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니 여유로운 거실 분위기가 완성됐다.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걷어내고 화이트 컬러 소파와 김인숙 씨가 하나하나 고른 나무 소재 아이템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니 여유로운 거실 분위기가 완성됐다.

“남편이 결혼 전부터 부모님과 지내던 집이니 이 곳에 산 지 30년은 족히 되었나 봐요. 인테리어도 옛날 그대로고 곳곳이 낡아 손볼 곳도 많았어요. 차라리 이사를 갈까 싶었지만, 아이 둘을 이 집에서 낳았고 추억도 많다 보니 쉽게 떠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리노베이션을 하기로 결정했죠.”

지난해 가을, 장창주  ·  김인숙 씨 부부는 살고 있던 191.4㎡(58평) 아파트를 리노베이션하기로 마음먹었다. 큰아이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었고, 둘째 아이는 여섯 살이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3년간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데, 중요한 시기에 공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아이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작은아이도 제법 커서 장난감을 많이 처분할 때가 된 것 같기도 했고요. 리노베이션을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죠.” 오랜 시간 살던 집이라 이들 부부가 원하는 모습은 비교적 명확했다. “니즈가 확실한 클라이언트였어요. 공간의 성격은 분명하면서 개방감이 있었으면 했고, 모던하되 차가운 느낌은 싫다고 하셨죠. 따뜻한 분위기를 강조해서 부부의 취향이 그런 줄 알았는데, 직접 만나보니 가족 모두가 정말 밝고 포근하더라고요.”

이 집의 리노베이션을 맡은 도담아이디 권동혁 실장은 따스한 가족의 분위기가 곧 이 집의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환하고 부드러운 첫인상

부모님까지 함께하는 대가족 모임이 잦아 테이블은 크게 제작했다. 내추럴한 원목 소재가 따뜻한 무드를 더한다.

부모님까지 함께하는 대가족 모임이 잦아 테이블은 크게 제작했다. 내추럴한 원목 소재가 따뜻한 무드를 더한다.

“공간마다 성격은 명확하면서 개방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거실에 TV가 없거든요. 그래서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TV를 보기 위해 가족이 함께 거실에 모이는 일은 없지만 공간에 개방감이 있으면 어디서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니까요.” 가족의 니즈가 가장 잘 실현된 곳이 바로 거실과 다이닝 룸. “아이들이 식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제가 소파에 앉아 있으면 식탁으로 와 자기 일을 하면서 조잘조잘 말을 걸어오죠. 딱 붙어 앉아 있지 않아도 어디에서든 시선이 닿고 대화를 할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차가운 느낌 때문에 대리석이나 타일은 선호하지 않지만 물을 많이 쓰는 주방에는 예외로 관리가 편한 타일을 바닥재로 선택했다.

차가운 느낌 때문에 대리석이나 타일은 선호하지 않지만 물을 많이 쓰는 주방에는 예외로 관리가 편한 타일을 바닥재로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집이 따뜻해 보인다고 느껴지는 것은 벽지가 아닌 페인팅으로 완성한 벽면 때문. 호주 브랜드 포터스의 아트 페인팅 기법인 ‘프렌치 워시’로 작업했는데, 앤티크한 질감이 살아 있어 일반 벽지나 페인트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낸다.



가족 함께 모여 책 읽는 방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에 마련한 부부 서재. 테이블과 의자, 책장 그리고 형태가 다른 크고 작은 식물 화분만 모아 배치해 오랜 시간 머물러도 쾌적하다.

집에서 가장 넓은 공간에 마련한 부부 서재. 테이블과 의자, 책장 그리고 형태가 다른 크고 작은 식물 화분만 모아 배치해 오랜 시간 머물러도 쾌적하다.

부부는 첫 리노베이션 미팅에서 가장 먼저 서재 이야기를 꺼냈다. 부부 모두 독서를 좋아해 책 읽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한 것. 권 실장은 가장 큰 방을 서재로 정할 것을 제안했고 부부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책 읽는 방’이라는 목적이 분명한 공간답게 서재는 독서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한 면 가득 채워진 책장만으로 꾸며졌다. “저희 부부만큼이나 아이들도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큰아이는 자기 방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다가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곳으로 옮겨 공부를 계속하고, 작은아이는 여기에서 엄마와 책 읽는 시간을 너무 신나 해요.”

세면대, 욕조 등을 모두 분리해 욕실 활용도를 높였다.

세면대, 욕조 등을 모두 분리해 욕실 활용도를 높였다.

욕실도 부부가 신경 쓴 공간이다. 반신욕을 좋아하는 부부가 각각 욕실에 오래 머물러도 다른 가족의 화장실 사용이 불편하지 않도록 2개의 욕실 모두 용변 보는 곳을 분리해 두었다. 세면대도 길게 설계해 활용도를 높였다.

남매의 독립 공간과 부부의 침실

깨끗한 방 분위기를 원한 큰아이의 바람대로 이곳은 침대 프레임까지 화이트 컬러로만 채웠다.

깨끗한 방 분위기를 원한 큰아이의 바람대로 이곳은 침대 프레임까지 화이트 컬러로만 채웠다.

리노베이션의 목표 중 하나는 두 아이에게 독립된 방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드레스 룸을 없애고 아이들 방을 분리시킨 뒤 각자 옷을 찾아서 입고 정리할 수 있도록 빌트인 옷장을 제작해 넣었다. 여기에 더해 큰아이는 깨끗하게 정돈된 방의 느낌을 주문해 자잘한 짐은 모두 숨길 수 있게 수납공간을 만들고 큰 가구는 꼭 필요한 것 외에 거의 두지 않았다. 이 공간이 재미있는 것은 책상의 배치 때문. “아이의 방이라고는 하나 부모가 들어갈 일이 왕왕 있는데, 인기척을 뒤에서 느끼는 것보다 눈만 들어도 사람이 들고 나는 것을 볼 수 있게끔 하고 싶었어요. 바라는 바를 말씀드리니 실장님께서 ‘공부 공간과 잠자는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유리 파티션을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를 주셨죠. 너무 잘 보이는 일반 유리는 아이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불투명한 유리를 쓰는 게 좋겠다 하셨는데, 아주 마음에 쏙 들었어요. 불투명 유리 파티션은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서는 자리에도 활용했는데 답답하지 않고 가림막의 역할을 충실히 해서 아주 만족스러워요.”

침대 헤드보드는 벽에 부착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공간을 없앴다. 통일감을 더하기 위해 커튼과 헤드보드는 동일한 컬러를 선택했다. 크지 않은 펜던트 조명과 대리석 선반의 조화가 세련된 모습이다.

침대 헤드보드는 벽에 부착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공간을 없앴다. 통일감을 더하기 위해 커튼과 헤드보드는 동일한 컬러를 선택했다. 크지 않은 펜던트 조명과 대리석 선반의 조화가 세련된 모습이다.

잠잘 때만 들어가게 되는 부부의 방은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을 선택했다. 침대만으로도 꽉 차는 곳이라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선반으로 협탁을 대신했고 헤드보드 또한 벽에 부착했다.

부부 침실에 딸린 작은 ㄱ 자 테라스. 집에서 뷰가 가장 좋은 이곳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퇴근 후 맥주 한잔하는 장소로 활용한다.

부부 침실에 딸린 작은 ㄱ 자 테라스. 집에서 뷰가 가장 좋은 이곳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퇴근 후 맥주 한잔하는 장소로 활용한다.

오래된 집이지만 그동안 쌓인 추억이 많아서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없다는 장창주 · 김인숙 씨 부부는 이번 리노베이션을 통해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아이들에게도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소중한 집이 되었다는 것. 공간 하나하나를 온전히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제야 비로소 가족의 새로운 집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디자인 & 시공 도담아이디 사진제공 도담아이디



여성동아 2021년 8월 6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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