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인은 팔로잉(Following)과 한자 사람 인(人)의 합성어로, 팔로잉하는 사람을 뜻한다. 원하는 정보가 있을 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통해 이를 얻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문화에서 탄생한 신조어다. 이들이 믿고 따르는 인물은 SNS에서 개인이 팔로잉하는 인플루언서가 대표적이다.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의 역할 범위가 롤 모델로까지 확장되면서 ‘랜선 멘토’로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장상민(25) 씨는 “SNS에서 한 걸음 앞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자극을 받는다. 책으로 읽는 것보다 SNS에서 얻는 정보가 훨씬 재미있고 실제적이라 그들을 구독하고 따라 하게 된다”고 전했다.
관심 분야에 따라 롤 모델로 꼽는 인플루언서도 제각각이다. 패션업계 종사자인 김진영(25) 씨는 시니어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81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Milanonna’는 국내 최초 밀라노 유학생이자 50년 경력의 디자이너 겸 패션 유튜버 장명숙(69) 씨가 운영 중이다. ‘시원한 여름 코디 추천, H&M’ ‘60대 명품 바이어가 고른 자라(Zara) 꿀템’ 등 세련된 패션 코디 콘텐츠부터 ‘이직하고 싶어요/면접을 앞두고 있어요’ 같은 고민 상담 콘텐츠까지 채널 오픈과 동시에 최고 조회 수가 4백41만을 넘길 정도로 Z세대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김 씨는 “꼰대스럽지 않고 고급스러운 시니어의 멋이 넘친다. 젊은 사람을 존중하고,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밀라논나가 올린 ‘COS 코스, 가을엔 뭘 입을까?’ 영상을 보고는 그의 감각에 매료돼 실제로 니트를 구매했다고 한다.
Z세대가 Z세대 인플루언서를 롤 모델로 삼는 경우도 있다. 70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 ‘에바EVA’를 운영하는 김혜원(25) 씨가 대표적이다. 김 씨는 뷰티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그룹 ‘레페리’ 소속 크리에이터이자, 여성 권익 증진 NGO 단체인 ‘WNC’의 대표다. ‘생리하기 전 일상 기록’ ‘필로우 토크: 내가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 등의 일상 브이로그와, 20대가 흔히 고민할 만한 콘텐츠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에바 채널의 최고 인기 콘텐츠는 조회 수 3백41만을 기록한 ‘대학생의 하루: 개강 편’. 구독자인 취준생 김새영(25) 씨는 “에바가 워낙 가식 없고 털털해 별걸 안 해도 재미있다. 비영리 단체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어 멋진 언니 느낌”이라고 말했다. 유튜버 에바는 “제 채널을 보며 ‘사람 사는 것 다 똑같구나’ 하는 일련의 공감을 얻는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인데 ‘가치관을 닮고 싶다. 삶의 원동력이다’라는 말을 해줘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팔로인은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지향점을 나타내기 때문에 실제 Z세대는 SNS 팔로잉 목록을 중요하게 여긴다. 직장인 김수현(24) 씨는 SNS 본계정과 부계정, 2가지를 갖고 있다. 그는 “본계정은 실제 아는 사람들만 팔로잉하는 계정이고, 부계정은 정보 취득이나 좋아하는 인플루언서 게시글을 보는 계정”이라고 말했다. 팔로잉 목록도 종종 정리하는데 “평소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에게 부정적인 이슈가 생겼거나, 게시물 업로드가 뜨문뜨문하다 싶으면 언팔(언팔로)한다”고 답했다. 부계정을 활용하는 이유에 대해 물으니 “본계정은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날 팔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팔로인 문화는 SNS라는 개인적인 공간과 취향 문화 안에서 자신에게 매력적인 친구들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직접적인 관계에서 대면하고 고민을 해소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작은 이슈라도 생기면 외면해버리는 휘발성이 강한 관계”라며 지속성 면에서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에바,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Milanonna’ ‘에바EVA’ 캡처, 인스타그램
관심 분야에 따라 롤 모델로 꼽는 인플루언서도 제각각이다. 패션업계 종사자인 김진영(25) 씨는 시니어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 81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Milanonna’는 국내 최초 밀라노 유학생이자 50년 경력의 디자이너 겸 패션 유튜버 장명숙(69) 씨가 운영 중이다. ‘시원한 여름 코디 추천, H&M’ ‘60대 명품 바이어가 고른 자라(Zara) 꿀템’ 등 세련된 패션 코디 콘텐츠부터 ‘이직하고 싶어요/면접을 앞두고 있어요’ 같은 고민 상담 콘텐츠까지 채널 오픈과 동시에 최고 조회 수가 4백41만을 넘길 정도로 Z세대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김 씨는 “꼰대스럽지 않고 고급스러운 시니어의 멋이 넘친다. 젊은 사람을 존중하고,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밀라논나가 올린 ‘COS 코스, 가을엔 뭘 입을까?’ 영상을 보고는 그의 감각에 매료돼 실제로 니트를 구매했다고 한다.
1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Milanonna’. 2 유튜브 채널 ‘에바EVA’.
이처럼 팔로인은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지향점을 나타내기 때문에 실제 Z세대는 SNS 팔로잉 목록을 중요하게 여긴다. 직장인 김수현(24) 씨는 SNS 본계정과 부계정, 2가지를 갖고 있다. 그는 “본계정은 실제 아는 사람들만 팔로잉하는 계정이고, 부계정은 정보 취득이나 좋아하는 인플루언서 게시글을 보는 계정”이라고 말했다. 팔로잉 목록도 종종 정리하는데 “평소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에게 부정적인 이슈가 생겼거나, 게시물 업로드가 뜨문뜨문하다 싶으면 언팔(언팔로)한다”고 답했다. 부계정을 활용하는 이유에 대해 물으니 “본계정은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날 팔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이러한 현상에 대해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팔로인 문화는 SNS라는 개인적인 공간과 취향 문화 안에서 자신에게 매력적인 친구들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직접적인 관계에서 대면하고 고민을 해소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작은 이슈라도 생기면 외면해버리는 휘발성이 강한 관계”라며 지속성 면에서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에바, 유튜브 채널 ‘밀라논나Milanonna’ ‘에바EVA’ 캡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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