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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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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의 30억 부동산 재테크 성공기

글 윤혜진

2021. 06. 30

지난해 기준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3천4백만원으로, 월급을 안 쓰고 전부 모아도 서울의 25평 아파트(11억9천만원) 정도를 사는 데 무려 35년이 걸린다. 이런 대한민국에서 금수저도 아닌데 부동산 투자로 30억원을 모은 30대 부부가 있어 화제다.

막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어른들이 꼭 해주는 재테크 관련 조언이 있다. “아이가 없을 때 돈을 모아야 한다”와 “맞벌이를 해야 돈을 모을 수 있다”이다. 아이가 없으니 저축할 여유가 더 있고, 2배로 버니까 금방 돈을 모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오히려 맞벌이를 하면 교통비, 외식비, 아이들 하교 후 학원비, 베이비시터 비용 등 빠져나가는 돈이 더 많아진다.

기혼자라면 누구나 부딪히는 이 아이러니함을 똑같이 경험하고도 30대에 30억원을 모은 부부가 있다. 얼마 전 출간된 ‘30대 맞벌이 부부의 30억 부동산 재테크’ 저자인 홍사장(38)·김여사(37)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맞벌이이자 두 아이의 부모로 실명보다는 서로를 ‘홍사장’ ‘김여사’라 부르는 이들은 좀 독특하게 산다. 보통 월급에서 저축액을 따로 떼놓고 생활비를 쓰는데 부부는 ‘선지출, 후저축’을 한다. 통장은 하나로 만들어 같이 사용하고 들어놓은 적금도 없다. 가계부를 안 쓰는 대신 한 달에 한 번 자산을 기록한다. 기존에 알려진 재테크 비법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런 생활 속에서도 결혼 10년 차에 30억원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부동산 투자다.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부부의 순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거주하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의 30평대 아파트와, 분양권으로 보유하던 아파트가 얼마 전 입주를 시작해 임대 중인 것 몇 채, 그리고 월세 수익을 내는 오피스텔이 있다. 두 사람은 재테크는 반드시 부부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주의다. IT와 숫자에 익숙한 엔지니어 홍사장이 주로 부동산 분석을 하고 투자비용과 자금운영 계획을 세운다. 그 후 부동산 방문은 사회복지상담사 출신의 대화 기술이 노련한 김여사 몫이다.

물론 이들 부부도 자신들에게 맞는 재테크 패턴을 알아내기까지 결혼 후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보험, 연말정산용 연금 상품, 근로자를 위한 재형저축, 풍차적금 등에 호기롭게 도전했다가 해지하기 일쑤였다. 새로운 재테크 책을 읽을 때마다 좋다는 방법으로 바꿔가며 돈 관리를 했기 때문이다. 부부는 자신들도 겪어봤기에 본인들의 방법을 적극 추천하진 않는다. 다만 “몰라서 안 하는 것과 나랑 맞지 않아서 선택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며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활용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몸테크’해가며 30억 벌기까지

‘선지출, 후저축’ 패턴으로 생활하는 게 독특하네요. 매달 수입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김여사(이하 김) 대략적으로 이야기하면 한창 돈을 모을 때는 수입의 50% 이상 저축했어요. 요즘에는 월수입 대비 생활비를 정해두지 않고 사용하고 있어요. 다른 집 저축액을 우리는 대출 관련 비용으로 사용해서 별도의 저축액을 정해두지 않았지만 워낙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과소비를 하진 않더라고요. 또 목돈이 필요할 때는 ‘3개월에 1천만원 저축하기’를 목표로 짧은 기간 바짝 집중합니다. 모으는 시간이 길어지면 지쳐서요.



여러 재테크 방법 중 부동산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사장(이하 홍) 제가 아는 직장인은 대부분 주식투자를 해요. 코인도 대세고요. 언제 어디서나 휴대전화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죠. 하지만 부동산은 매수할 때 계약금이 있어야 하고, 투자 시 지불해야 할 수수료와 세금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합니다. 공부가 필요하죠. 이러한 진입장벽이 오히려 직장인들에게 유리해요. 또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매초, 매분, 매 시각 가격 변동이 있는 게 아니라 출근해서는 회사 업무에 집중하면 되죠.

부동산 시장이 계속 상승세일 것으로 보나요.

집값이 무조건 오를 것이라고 믿는 상승론자는 아닙니다. 다만 다른 자산에 비해 등락의 폭이 적고, 주기가 길어요. 우리가 투자한 부동산은 여러 가지 이유로 크게 떨어질 수 있겠지만 결국 물가상승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더 올라갈 거라 생각해요.

예를 들어 김밥이 2천원에서 2천5백원이 되면 25%가 오른 거잖아요. 하지만 곧 그 가격에 익숙해집니다. 그만큼 돈의 가치가 낮아진 거니까요. 집도 마찬가지예요. 극단적이긴 하지만 4억원 하던 집이 물가상승으로 인해 5억원이 됐다고 가정했을 때 가격 비율로 본다면 김밥 값 인상과 다르지 않다고 봐요. 다만 집값은 단위가 크고 주거 공간이라 예민한 부분이 있죠.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수도권에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는데 왜 수도권을 택하셨나요.

투자할 곳을 찾을 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생각으로 현재 사는 지역, 또는 살아본 지역 위주로 알아봅니다. 부동산 투자 전 많은 분석을 하지만 막상 거리가 멀면 자주 찾아가기 힘들잖아요. 부동산은 매수 후 장처럼 묵혀두는 게 좋다지만 시장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지역 부동산을 매입하는 편이 낫습니다.

좋은 입지를 고르는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현재 눈여겨봐야 할 지역도 궁금합니다.

우리가 부동산을 매수할 때 기준은 3가지예요. 첫 번째는 서울 중심과 가까울 것. 두 번째, 지하철역과 가깝거나 교통망 계획에 포함되어 있을 것. 세 번째는 신축입니다. 경제가 무너지거나 시장의 규제가 심해져 부동산 가치가 떨어진다고 해도 다른 곳 대비 가격 방어의 힘이나 회복탄력성이 크리라 생각합니다.

추천 지역으로는 우리 가족이 현재 살고 있는 용인시 수지구가 좋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수지’ 하면 아직도 사람들 생각이 과거 ‘버블세븐’으로 꼽히던 때에 묶여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재는 교통망이 다 연결되어 서울과 가깝고 더 가격이 오를 여력이 있습니다. 학군도 좋고요.

투자 대비 최고의 성과를 낸 적은 언제였나요.

특히 좋은 성과를 낸 부동산 역시 지금 사는 아파트예요. 분양 초기 부동산 커뮤니티에 부정적인 댓글이 대부분일 때 위에서 말한 세 기준에 부합한다는 확신을 갖고 프리미엄을 얹어 분양권을 매수했어요(현재 시세는 분양가의 3배 이상으로 호가가 형성되어 있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 전에는 보유 분양권 개수에 크게 제한이 없어서 분양권을 활용한 투자가 가능했잖아요. 지금은 규제로 인해 분양권 보유를 위한 중도금 대출을 추가로 받기 어려워요.

그럼 가장 실패한 투자는요.

눈에 보이는 현금흐름을 위해 빌라에 투자한 거예요. 투자 결과가 나빴던 게 아니라 기회비용 관점에서 실패했죠. 현재 엄청난 인기인 ‘평촌더샵센트럴시티’가 분양권으로 거래될 때였는데, 월세율이 높은 빌라가 나와 결국 분양권 대신 매수했거든요. 그때 그 분양권을 매수했더라면 투자금 대비 몇 배는 벌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워요(웃음).


상승세일수록 내 집 마련 꼭 해야 하는 이유

세금 때문에 똘똘한 한 채로 부동산 트렌드가 바뀌어가는 추세입니다. 규제가 심한 요즘도 부동산 재테크가 통할까요.

현재 정부에서 규제하는 부동산 시장은 주거용, 그중에서도 아파트예요. 정부 정책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지금만 보고 투자를 해도 되니 안 되니 논의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 많은 세금과 비용을 지불하고도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이 선다면 투자하세요. 확신이 없다면 지금은 무주택자분들과 실거주를 위한 분들에게 기회를 드리는 게 맞고요.

하지만 시대와 규제에 상관없이 부동산 공부는 계속해야 해요. 공부를 해놓지 않으면 기회가 와도 확신이 없어서 잡지 못할 가능성이 많거든요.

작년 7·10 부동산 대책으로 기존 등록임대사업제를 개편하며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매입임대(8년) 제도가 폐지됐고, 6월 1일부터는 주택임대차 신고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임대사업자로서 부동산 정책이 바뀔 때마다 어떻게 대비해오고 있나요.

투자 초기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어요. 당시 정부에서 투명한 납세를 위한 임대사업자 등록을 권유했고, 혜택도 강조했거든요. 주변에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며 말렸지만 우리는 정부의 방향에 맞추는 게 옳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레버리지(부채를 끌어다가 자산 매입에 나서는 투자 전략)해 매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세입자와도 상생하고자 노력했고요. 임대사업자라 전세보증금을 2년에 5%씩밖에 올리지 못했지만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집 보러 온 분들께 장기매입임대이기에 오래 살 수 있다고 홍보했고, 실제로 적은 전세보증금으로 빠른 기간에 세입자를 맞출 수 있어 좋았어요.

4~6년 뒤면 대부분의 임대사업자가 없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혜택을 받고 있던 종부세 면제와 재산세 감면이 중단되어 매년 세금 부담이 커지겠죠. 한편으로는 그동안 보증금을 5%씩만 올렸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주변 전세 시세와 엄청난 차이가 발생할 거예요. 그 차이를 월세로 전환해 세금의 부담을 덜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만 정부는 다주택자가 집을 빨리 내놓으면 집값이 안정될 거라고 하는데요. 지금도 우리가 거주 중인 아파트에 (임대사업자 물건이라) 시세보다 2억~3억 낮은 임대료로 입주하는 세입자가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주거지를 제공하는 개인사업자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몇 년 사이 부동산 정책이 쏟아져서 일반인은 물론 부동산 중개업자, 세무사 등 전문가들도 혼란스러울 정도예요. 그래도 현재 상황에서 분양권, 갭투자, 조합원 입주권(재개발·재건축) 중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 있다면요. 먼저 다주택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재 그 어떤 전문가도 다주택자가 되라고 추천하진 않아요. 다주택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많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 부부 같은 다주택자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더 하는 것보단 보유한 물건들에 대한 계획과 보유세 부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요.

무주택자는 현재 3기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최선일 겁니다. 하지만 청약은 로또만큼의 확률 게임이라 기다리기만 하면 기회비용이 너무 클 수 있어요. 또 3기 신도시 입주가 언제 될지 모르니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요. 예전에도 그렇고 아직도 유효한 투자 방법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입니다. 살고 싶은 아파트를 선정해 자신이 원하는 입주 날짜와 맞는 매물을 고르고 갭투자를 하면 입주 비용을 모으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원동력이 될 거예요.

요즘은 분양권도 주택에 포함되잖아요. 분양권 투자는 어떤 식으로 하는 게 좋을까요.

올 6월부터 분양권 거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분양권 단기 매도에 대한 세율을 거의 최대치로 올린 것도 이유지만, 대부분 지역의 분양권은 입주 후 거주 요건 때문에 투자로 접근하기에 어려움이 있어요. 또 분양권이나 입주권은 이미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돼 있어 매수를 위한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요. 서울의 거래 가능한 분양권은 프리미엄만 7억~8억원이 넘을 거예요.

다만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분양권을 실거주 목적으로 매수한다는 가정 하에 추천한다면, 규제 지역이 아닌 곳의 분양권을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매수해 2년 거주 후 매도하는 방법입니다. 2년 거주한 다음 매도하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다만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는 불편함 때문에 ‘몸테크’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있어야겠죠.

요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기대하며 ‘몸테크’하는 분들도 많죠.

아무래도 지내는 데 불편한 부분이 있을 테니 신혼부부나 가족 간 합의가 다 된 분들이 할 만하고, 좋은 기회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고려할 게 많아요.

집을 살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꼭지를 잡는 게 아닌가’ 같아요. 눈여겨보는 매물이 있다면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할까요.

무주택자분들이 눈여겨보는 매물이 있다면 가용 금액에 맞게 빠르게 매수할 것을 권합니다. 단, 가용 금액을 결정할 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시뮬레이션해보세요. 예를 들어 ‘이 정도 대출을 냈을 때 외식 안 하고 이거 아끼면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겠다’고 판단되면 그건 ‘영끌’이 아니에요.
실거주용 집 하나는 꼭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네요. 집을 사려 해도 지난해부터 매매가에 따른 대출 제한이 있고, 신용대출로 집을 살 수가 없는데 빚 잘 내는 방법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해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게 흔했어요. 우리도 신용대출이 없었다면 초기 투자금을 만들어내기 힘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현재는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받고 1년 내 규제 지역 집을 샀을 시 회수한다는 규정과 추가로 DSR 강화까지, 겹겹이 대출을 옥죄고 있어요. 직장인이라면 회사에 직원 복지기금으로 운용되는 대출 상품은 없는지, 사업자라면 보유 중인 부동산을 담보로 하는 사업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아직도 대출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요. 가치 상승에 대한 믿음이 있고 대출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보다 더 벌 수 있다면 대출은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거라 생각해요.

이렇게 확신을 갖고 실제로는 생활비 아껴가며 열심히 투자한 결과물인데, 아무래도 부동산 투자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돈을 쉽게 벌었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요.

네. 한창 노력할 때에는 치킨도 1년에 손꼽을 정도로만 시켜 먹고 아주 작은 빌라에서 ‘몸테크’도 했어요. 그만큼 공부한 부분에 확신이 있었죠. 이번에 책을 낸 이유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우리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서예요. 특히 재테크도 부부가 같이 하면 더 낫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부부는 자산 50억원, 소극적 소득 월 1천만원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시점에 맞벌이를 그만두기를 꿈꾼다. ‘끝을 정해놓지 않으면 돈이란 것은 계속 벌고 싶기에 자신의 시간을 갈아 넣을 수밖에 없어서’라고. 목표에 도달한 시점부터는 돈벌이에 중점을 두기보단 자신들과 가족에게 할애하는 시간의 비중을 늘리고 싶단다.

미래를 향한 첫 단추는 훌륭하게 채웠고 이제 두 사람은 두 번째 단추를 끼우려 한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김여사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홍 사장은 “김여사가 워낙 다 잘해서 할 게 무궁무진하다”며 아내를 치켜세웠다.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버는 이유는 다 똑같다. 먹고살기 위해서, 그리고 나와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사진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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