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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owner’s house

한샘 조창걸, 대림 이해성… 리모델링 회사 ‘회장님’들은 어디 살까

글 이현준 기자

2021. 06. 16

코로나19로 인한 ‘홈코노미’ 열풍에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기업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들에게 ‘집’은 수익의 매개로써 회사의 근간이기에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회사의 오너들은 어떤 집에 살고 있을까. ‘집생집사’의 길을 걷는 오너들의 집을 조명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 하지만 이는 집의 다양한 정의 중 하나일 뿐, 단순히 ‘살기 위해 지은 건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에겐 행복을 주는 보금자리, 누군가에겐 ‘내 집 마련’이라는 평생의 꿈, 또 누군가에겐 재산 과시와 증식의 수단이 되는 등 각자에게 의미는 다를 수 있지만 괜히 ‘의식주’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니듯 누구에게나 소중한 존재라는 점에선 동일하다. 소중할수록 더욱 예쁘고 아름답게 꾸미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리모델링과 인테리어의 인기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홈코노미(Home + Economy, 집이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휴식, 문화, 레저 등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곳으로 확대되는 것)’ 바람을 타고 더욱 높아졌다. 통계청의 ‘2020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가정용품 부문이 전년 대비 9.9%, 주거·수도·광열 부문은 3.3% 증가했다. 이는 해당 업계 기업의 호황을 뜻하기도 한다. 이들은 고객의 집에 대한 사랑을 양분 삼아 성장하기에 집이란 회사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또 기업의 운영엔 오너의 철학이 반영되므로 이 둘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의 오너들은 어떤 집에 살고 있을까. 고객의 집을 매개로 한 집(一家)을 이룬 오너들의 집을 살펴봤다.

평당 1억 압구정 현대아파트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압구정 현대아파트(왼쪽).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압구정 현대아파트(왼쪽).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리모델링 업계의 대표적 기업 ‘한샘’은 지난해 홈코노미 열풍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매출은 2조6백75억원으로 2019년(1조6천9백84억원)보다 21.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백31억원으로 5백58억원에서 66.8% 증가했다. 비약한 실적에 따라 배당액도 늘었다. 한샘은 올해 3월 주당 배당액을 1천3백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2017~2019 3년간의 배당금 1천200원보다 8.3% 늘어난 수치다.

자연스레 오너 일가의 배당수익도 두둑해졌다. 대주주인 한샘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로서 실질적 오너인 조창걸(72) 한샘 명예회장은 15.45%의 지분(363만5180주)를 보유해 47억2573만원을 배당받았으며 조 명예회장의 동생, 세 딸, 사위 등이 받은 배당금까지 더하면 한샘 오너 일가가 받은 배당수익은 60억원에 이른다.

한샘 조창걸(82) 명예회장이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의 압구정 현대아파트다. 1976년 지어진 1, 2차부터 1987년 지어진 14차까지 총 83개 동, 6천3백35가구 규모다. 조 명예회장은 2차에 거주하고 있는데, 1985년에 이곳을 취득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는 색을 새로 칠해 나름 깔끔한 외관을 보이지만 세월의 흐름을 속일 수는 없어 군데군데 낡은 느낌을 준다. 내부도 마찬가지라 전세, 매매 등 시장에 나온 매물은 대개 리모델링된 상태다. 조 명예회장이 내부 리모델링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한샘 관계자는 “집 내부는 회장님의 개인적인 부분이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회장님께서 검소하신지라 따로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채 살고 계실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오래된 곳이지만 겉만 보고 판단하는 건 금물이다. 연예인 강호동, 김희애, 차태현, 유재석 등 유명 인사들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재건축, 재개발 완화 이슈와 ‘똘똘한 한 채’의 인기에 올해 4월 7차 80평형(전용면적 245㎡)이 80억원에 매매되는 등 평당 1억원에 이른다. 조 명예회장이 거주하는 53평형(전용면적 161.9㎡)의 가장 최근(4월) 실거래가는 53억7천만원이다.

김태희도 살았던 한남 루시드하우스… 대림3세 이해영 대림비앤코 부회장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루시드하우스’(왼쪽). 대림3세 이해영 대림비앤코 부회장.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루시드하우스’(왼쪽). 대림3세 이해영 대림비앤코 부회장.

욕실 전문 브랜드이자 업계 1위 ‘대림바스’로 널리 알려진 대림비앤코(대림B&Co)는 1968년 설립된 대림요업을 전신으로 한다. 대림그룹(현 DL그룹)의 계열사에서 분리돼 현재로선 실질적인 관련이 없지만 대림家 일원이 경영하고 있는 범대림家 회사라 볼 수 있다. 실질적 오너인 이해영(40) 부회장은 대림그룹의 창업주 고(故) 이재준 회장의 손자다.

그의 집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루시드하우스’다. 유엔빌리지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 일가와 션· 정혜영 부부, 태양·민효린 부부, ‘BTS’의 멤버 슈가, 엄정화 등 수많은 스타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부촌이다. 한강과 남산 사이 배산임수 지형의 명당에 자리 잡아 탁 트인 한강 뷰가 압권이다. 또 주변 지역보다 지대가 높고 입구가 하나로 통제되기에 외부인의 출입이 쉽지 않아 보안이 뛰어나다.

루시드하우스는 유엔빌리지 안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빌라다. 공급면적 기준 84, 85, 95평 등 큰 평수에 2개 동(에이, 비)을 합쳐 15세대뿐이라 희소성도 높다. 이곳은 대림가와도 연관이 깊은데, 현재 이 부회장의 동생 이해성 씨가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대림디앤아이(대림D&I)가 2007년 건설했다. 이 부회장은 2006년 84평A형(전용면적 244.53㎡)을 취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곳의 최근 거래는 올해 4월로 85평형(전용면적 244.65㎡)이 83억5천만원에 매매됐다. 2018년 84평B형(전용면적 244.54㎡)이 64억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3년 사이 20억원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또 루시드하우스는 톱스타 김태희가 비(정지훈)와 결혼하기 전 살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김태희는 이 부회장의 옆 동에 거주했는데, 2012년 84평B형을 약 43억5천만원에 취득해 2018년 64억원에 매매했다. 6년 만에 약 2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오늘의집 이승재, 아파트멘터리 윤소연 대표
업계 신흥 강자들의 선택은 입지 좋은 구축 아파트

한샘, 대림비앤코가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업계 전통의 강자라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뉴페이스’들도 있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의 이승재(34) 대표를 예로 들 수 있다. ‘오늘의집’ 애플리케이션은 올해 누적 다운로드 수 1천5백만을 넘었다. 또 ‘오늘의 집’을 통한 월 거래액은 2020년 초 3백억원 수준에서 연말엔 1천억원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이 대표는 올해 초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늘의집이 플랫폼 역할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윤소연(38) 대표가 이끄는 또 다른 라이징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는 직영 서비스로 승부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아파트멘터리는 인테리어 필름(몰딩), 도배, 바닥, 조명, 커튼 등 5가지의 변화를 통한 리모델링 서비스, ‘파이브’를 중심으로 해마다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매출 1백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매출 3백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이승재 대표와 윤소연 대표는 신축을 선호하는 요즘 추세와는 달리 입지 좋은 구축 아파트에 살고 있다.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왼쪽). 서초동 우성5차아파트.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왼쪽). 서초동 우성5차아파트.

이승재 대표의 주소지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우성5차아파트다. 1998년 지어진 이곳은 501동과 502동 2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규모는 4백8세대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분당선 강남역을 낀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다. 그의 거주지는 24평형(전용면적 59.93㎡)이며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평형의 최근 거래는 올해 3월 15억3천만원에 이뤄졌다.

아파트멘터리 윤소연 대표(왼쪽).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아파트멘터리 윤소연 대표(왼쪽).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윤소연 대표는 방송국 PD 출신으로 신혼집을 꾸미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2주에 걸쳐 신혼집 셀프 인테리어에 나섰고 이 과정을 2015년 책 ‘인테리어 원 북’에 담아 주목받았다. 그의 거주지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가람아파트로 1998년 세워졌으며 총 19개 동 2036세대로 구성됐다. 2016년 윤 대표는 단지에서 가장 넓은 43평형(전용면적 114.96㎡)을 11억6천만원에 남편과 공동 취득했다. 해당 평형의 최근 거래가는 올해 4월 20억8천만원이다. 윤 대표가 집을 매매한다면 약 9억원, 매입가의 80%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동아DB 네이버 부동산 캡처 대림디앤아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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