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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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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ght and Shiny 안선영

EDITOR_FASHION 최은초롱 기자 EDITOR_FEATURE 정혜연 기자

2021. 01. 25

유쾌한 입담과 환한 미소가 매력 포인트인 방송인 겸 배우 안선영. 사업가로도 성공해 누구보다 멋진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그녀가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니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어링 앵브록스.

니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어링 앵브록스.

약간의 한기와 긴장감이 흐르던 촬영 스튜디오에 그녀가 들어서자 일순간 따뜻함이 감돌았다. 스태프 한명 한명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서 오랜 연예계 생활 속에 깃든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방송인 겸 배우 안선영(45)은 “어제 내린 폭설로 스태프들이 출근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걱정했는데 하루 사이 눈이 녹아 다행”이라며 안도 섞인 인사말도 빼놓지 않았다. 

2000년 MBC 공채 개그맨 11기로 선발돼 20년 넘게 활동해온 안선영은 어느덧 업계 유일무이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각종 예능의 패널로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고, 2000년대 후반부터는 라디오 진행자로도 오랜 시간 활동했다. 최근에는 채널A ‘애로부부’에 스페셜 MC로 출연해 남다른 에피소드로 웃음을 주며 녹슬지 않은 예능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안선영은 개그우먼이자 방송인으로서 대체 불가의 매력을 선보인 것은 기본,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도 차근히 쌓아왔다.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2006) ‘칼잡이 오수정’(2007) ‘피노키오’(2014) ‘차달래 부인의 사랑’(2018) 등을 비롯해 영화 ‘어린 신부’(2004) ‘작업의 정석’(2005) ‘패션왕’(2014) 등 출연작만 30편이 넘는다. 

쉴 틈 없이 활동하던 그녀가 휴식기를 가지기 시작한 건 서른다섯 살 무렵이었다. 몰아치는 스케줄을 소화하던 중 ‘번아웃’을 겪었던 안선영은 방송 일을 내려놓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나섰다. 사업에도 관심이 있던 차에 지인에게서 세 살 연하의 사업가를 소개받았고 점점 가까워져 2013년 웨딩마치를 울렸다. 3년 뒤 아들 ‘바로’를 낳은 그녀는 건강관리를 위해 독하게 운동을 시작해 ‘몸짱’ 연예인으로 등극했다. 2017년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업도 지금은 자리를 잡아 방송과 균형 있게 해나가고 있다. 삶의 절정을 맞은 지금, 안선영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셋업 슈트 르미아. 이어링 엠주. 앵클부츠 레이크넨.

셋업 슈트 르미아. 이어링 엠주. 앵클부츠 레이크넨.

식스팩이 보디빌더 못지 않아요. 이번 표지 촬영을 위해 관리를 많이 하셨다고요. 

지난해 12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나서 갈 데가 없으니 거의 매일 저녁 남편과 와인을 마셨어요. 활동량도 줄어 한 달 사이 3kg이 쪘죠.
그 와중에 여성동아 표지 모델 제안을 받았어요. 화보 촬영은 해봤지만 표지 모델은 처음이라 부담이 되더라고요. 헬스장을 가기가 여의치 않아 촬영 열흘 전부터 집에 매트를 깔고 1시간씩 운동했죠. SNS 라이브 방송으로 팔로어 분들과 함께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운동과 식이 조절로 3kg 감량하고 사이즈도 한 치수 줄였어요. 



피부도 상당히 좋아 보여요. 비결이 있나요. 

나이 마흔을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20대 때는 타고난 미인이, 30대 때는 능력 있는 여성이 아름다워 보이지만 40대부터는 정말 자기 삶이 얼굴에 묻어나요. 솔직히 제가 고소영, 전지현 씨처럼 타고난 미인은 아니니까 꾸준히 관리해야죠. 기왕이면 몸에 나쁜 것 안 먹고, 영양제 잘 챙겨 먹고, 귀찮아도 매일 좋은 거 바르고, 어두운 생각은 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피부과나 에스테틱에서 6시간씩 누워서 케어받는 건 체질상 맞지 않더라고요. 대신 집에서 디바이스를 이용해 매일 관리해요. 요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전 닥터아리보 제품이 좋더라고요. 여유가 있다면 수백만원씩 들여 숍에서 관리받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전 매일의 힘을 믿어요. 홈 케어로 꾸준히 관리하다 보면 40대부터는 노력한 티가 피부로 확연히 나타나거든요. 


원피스 앤아더스토리즈. 진주 이어링 아티카. 링 엠주.

원피스 앤아더스토리즈. 진주 이어링 아티카. 링 엠주.

개그우먼으로 데뷔했지만 배우, 진행자, 패널로도 이름 알렸는데 선호하는 분야가 있나요. 

각각 매력이 다 달라요. 비유하자면 ‘합법적으로 바람피우는 느낌’이랄까요(웃음). 라디오는 섬세하고 오래 기다려주는 남자, 예능은 만나면 재미있는 남자, 드라마는 화목한 종갓집에서 사랑받아온 남자 같은 느낌이에요. 운 좋게도 저는 모든 분야를 다 해봤어요. 유일하게 노래를 못 불러서 가수는 못 해봤는데 드라마 ‘차달래 부인의 사랑’ 마지막에 트로트 가수로 성공하는 장면이 있어서 OST로 음원을 발표했어요. 꿈을 다 이룬 것 같아요. 

웬만한 연기자보다 작품을 많이 했는데,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공채 탤런트도 못 할 양을 소화한 것 같아요. 일복 하나는 정말 타고났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여우야 뭐하니’예요. 극 중 고현정 씨의 친구이자 천정명 씨의 누나로 나왔어요. 시놉시스에는 11번째에 이름이 올라간 조연이었는데 회가 진행될수록 비중이 늘어 주요 인물이 됐죠. 이 작품을 본 ‘칼잡이 오수정’ 감독님이 바로 캐스팅해주셨어요, 여러 감독님이 “이 역할은 안선영 씨로 섭외해달라”고 할 정도로 절 색깔 있는 조연 여배우로 봐주시는 걸 느꼈어요. 작가님들도 어느 순간 대본에 ‘이 부분은 알아서’라고 애드리브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했죠. 


화이트 터틀넥 르미아. 데님 팬츠 포츠1961. 스트랩 힐 아쿠아주라by한스타일닷컴.

화이트 터틀넥 르미아. 데님 팬츠 포츠1961. 스트랩 힐 아쿠아주라by한스타일닷컴.

결혼 8년 차인데 언제 결혼하길 잘했다 싶나요. 

전 누구랑 결혼해도 잘 살았을 것 같아요(웃음). 결혼 전에는 결혼이란 제도와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활력과 적응력이 강한 편이라 결혼 생활을 생각보다 잘 해나가고 있어요. 제가 남편에게 잘 맞춰주는 편이에요. 부부싸움을 해도 먼저 연락하고 화해를 청하죠. 각자 사업을 하고 있는 사장님들이라 한쪽이 맞춰야 해요. 신혼 때는 서로 기 싸움을 했는데 지금은 편한 게 최고라 귀찮아도 제가 먼저 맞춰요. 남편도 매우 가정적인 남자라는 점에서 감사하고요. 다만 운동을 분야별로 전문가 수준으로 해야 만족하는 사람이라 같이 운동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어요. 지난여름 신랑에게 웨이크 보드를 배우다가 발톱이 나가서 고생했을 정도죠. 와이프를 국가대표처럼 훈련시켜요. 어서 아들이 커서 아빠와 운동을 다니면 좋겠어요. 

아들 바로가 어느덧 여섯 살이에요. 자랑 좀 해주세요. 

피지컬이 타고났어요. 잘 먹어서 크게 아픈 적 없고, 또래보다 덩치가 크고 근력도 좋아요. 남편이 체육학을 전공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 발달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 아들 나이에는 하체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대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인라인 스케이트, 아이스하키, 스키 등 하체 발달에 좋은 운동을 엄청 시키고 있어요. 아들이 아빠가 하자는 대로 잘 따라주고 운동도 곧잘 해서 다행이에요. 


니트 톱, 볼레로 모두 코스. 팬츠 르미아. 이어링 아티카. 링 엠주. 앵클부츠 쇼쉬르라팡.

니트 톱, 볼레로 모두 코스. 팬츠 르미아. 이어링 아티카. 링 엠주. 앵클부츠 쇼쉬르라팡.

이젠 ‘사업가’란 직함도 어색하지 않은 것 같아요. 

벌써 만 3년 됐네요. 20대 때 운 좋게 일을 시작하고, 입담으로 알려져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했지만 별로 행복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을 서울로 모시고 오면서 가장이 됐기 때문에 출연료만 맞으면 나가서 수도꼭지처럼 틀면 나오듯 일했어요. 스케줄에 맞추다 보니 차 안에서 대기하며 김밥 먹는 게 일상이었죠. 그렇게 10년을 일하니 과부하가 왔어요. 에피소드도 한계가 있잖아요. 저를 보는 시청자들도 피곤할 것 같았죠. 그때부터 다른 취미를 가지려고 영어 학원, 요리 학원에 다니는 등 뭔가를 찾아 나섰어요. 결혼과 출산을 하고, 불현듯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제품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자리를 잡았죠. 사업하며 가끔 좋아하는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나가는데 다들 반가워해주세요. 이제야 워라밸이 맞춰진 느낌이에요. 

몸짱의 아이콘인데, 올해 다이어트를 목표로 하는 독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불혹에 아이를 낳으니 회복이 더딘 데다 경력 단절로 우울증까지 와서 운동을 시작했어요. 딱 1백 일만 매일 운동해보자고 시작한 게 지금까지 왔네요. SNS에 “언니는 못 하는 게 뭐예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솔직히 전 스스로에게 관대한 사람이에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제 커리어를 보듯 한 가지를 꾸준히 못 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운동도 ‘운태기(운동과 권태기의 합성)’를 꽤 겪었어요. 헬스로 시작했지만 하다가 지겨우면 갈아탔는데 종목도 수영, 줌바, 테니스 등 다양해요. 저처럼 종목을 바꿔 흥미에 맞는 걸 찾으면서 꾸준히 운동하길 권해요.

사진 신유나
제품협찬 레이크넨 르미아 쇼쉬르라팡 아티카 앤아더스토리즈 앵브록스 엠주 코스 포츠1961 한스타일닷컴 헤어 미영 메이크업 신지훈 스타일리스트 장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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