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아이디어를 제안한 건 강다니엘의 유명 팬 블로그 ‘스토리블라썸’ 운영자였다. 카페 인근 회사에 다니고 있는 그는 도심 속에 강다니엘을 위한 공간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고, 평소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카페 ‘피키파파’ 이종호 대표의 도움을 받아 숲을 만들었다.
“워너원 그룹 활동을 마친 다니엘이 원래는 올 4월 솔로로 컴백할 예정이었는데 소속사와의 분쟁 때문에 무산됐죠. 가장 화창한 계절에 화려한 컴백을 기대했는데 팬들에게는 오히려 슬픈 계절이 된 것 같았어요. 다니엘의 복귀를 응원하고 고생한 팬들도 언제든 와서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숲을 만들었어요. 노래 실력은 물론 예쁘고 선한 인성까지 갖춘 다니엘이 팬들에게는 나무 같은 존재이기도 하거든요.”

곳곳에는 강다니엘의 사진과 응원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 버려질 뻔한 카페의 고목을 활용해 팬 카드를 만들어 걸어둔 장식들도 눈에 띄었다. 며칠 전 수술 후 세상을 떠났다는 팬은 생전 ‘너만 생각하면 이까짓 껏 훗~’이라고 적은 편지와 함께 새하얀 국화꽃 화분을 놓고 갔다. 백발의 할머니 팬이 놓고 갔다는 하트 모양 선인장에는 ‘양양에서 ♡’라고 쓰인 쪽지가 꽂혀 있고 ‘천천히 너의 걸음으로 돌아와줘’ ‘수많은 위로를 주고 뜨거운 열정을 알려준 강다니엘’ ‘동시대에 살아줘서 고마워’와 같은 메모가 나뭇가지에 걸려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집이 먼 탓에 자주 올 수 없어 자작나무를 심는 데 동참했다는 팬 김소영 씨는 처음으로 숲에 와본 소감을 전했다.
“나무가 조금씩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힐링이 돼요. 바쁜 일상으로 지친 심신이 여기 오니 편해지는 느낌이죠. 다니엘은 워낙 팬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우리가 좋아하는 공간이라면 그도 좋아할 거라 생각해요. 실제로 다니엘을 본 적이 없는데 혹시 여기서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도 있어요.”

“하루에 두 번씩 올 때도 있어요. 이곳에 오면 다니엘과 함께 있는 기분이 들어요. 다른 팬들을 만나 서로 굿즈 교환도 하고 무료 나눔도 해요. 스타를 혼자 좋아하는 것보다 함께하면 좋잖아요. 여기선 하루 종일 다니엘 이야기만 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이 없고요(웃음).”
다니엘 포레스트는 당분간 기한 없이 계속해서 운영될 예정이다.
ADD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35
우리 동네 연예인 숲
연예인 숲은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 등이 보유한 부지에 팬들이 기금을 마련해 조성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전국에는 60개 이상의 연예인 숲이 있는데 최근 빅뱅의 승리(서울 강남구 도성근린공원 승리 숲), 로이킴(서울 강남구 달터근린공원 로이킴 숲), 박유천(인천 계양구 박유천 벚꽃길) 등 불미스러운 사태에 휘말린 스타들의 경우 그들의 이름을 딴 숲도 몸살을 앓고 있다. 로이킴 숲은 이미 철거됐으며 승리 숲, 박유천 벚꽃길 등도 존폐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연예인 숲을 소개한다.엑소(EXO) 레이 숲

ADD 서울 성동구 살곶이길 69 청계천 생태학교 옆
하정우 숲

ADD 서울 강남구 대치동 늘벗근린공원
서울로 7017

ADD 서울 중구 청파로 432 서울로 7017
EDITOR 정보라 기자
기획 김명희 기자 사진 김도균 디자인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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