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식을 치른 뒤 어느덧 16년, 그 시간 동안 나의 헤어스타일은 언제나 ‘앞머리 싹둑’ 뱅 스타일이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이마 콤플렉스녀다. 초등학교 시절 별명은 ‘팔센티’. 유난히 이마가 넓어 친구들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며 줄자로 재보았는데, 8cm가 나온 것. 이후 졸업할 때까지 난 줄곧 ‘팔센티’라고 불렸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미용실에 가서 이마를 확실히 가릴 수 있도록 앞머리를 싹둑 자른 뒤 언제나 눈썹 위아래를 오르내리는 길이를 유지했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이마가 드러나지 않도록 손으로 부여잡고 걸었고, 퇴근하기 전에는 남몰래 화장실에서 앞머리만 샴푸한 뒤 다시 정리해 완벽한 앞머리를 만들었다. 만주 벌판보다 넓은 이마를 가려주는 앞머리는 그 무엇보다 소중했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고소영이나 전지현처럼 이마를 드러낸 긴 생머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마치 남자들이 긴 생머리 여자를 원하는 것처럼 간절했다. 미용실에 갈 때마다 앞머리를 기를지 말지 매번 고민하다가, 드디어 지난봄 큰 용기를 내 앞머리를 없애고 이마를 드러냈다. 전지현처럼 찰랑거리는 머리와 우아한 헤어 라인을 기대하며 말이다. 하지만 돌아온 건 좌절. 도대체 이 볼품없는 이마를 어쩌면 좋냐 말이다. 그 후 거울을 볼 때마다 다시 앞머리를 자르고 싶은 욕망이 들끓기 시작했다.
우아한 전지현을 꿈꿨건만, 숱 없고 힘없는 헤어로 인해 이마는 더욱 넓어 보이고 이마가 드러난 만큼 얼굴 면적이 넓어져 얼큰이(얼굴이 큰 아이)가 되었다. 게다가 나는 M자 이마로 양 끝이 텅 비어 있어 빈티까지 났다. 아침마다 많은 시간을 텅 빈 헤어라인을 보며 좌절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이마 메이크업! 매일 아침마다 얼굴 화장하는 시간 이상으로 헤어라인에 섀도를 칠하며 셀프 이마 성형에 열을 내고 있다. 고 앙드레김 선생의 이마 매직 스킬을 너무나 이해하며 말이다.
사실 이마는 미인의 조건 중 하나다. 갸름한 달걀형 얼굴을 미인으로 치는데, 달걀형 얼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마인 것. 얼마 전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 얼굴이 눈에 띄게 예뻐 보였다. 성형한 것 같지 않은데, 얼굴에 생동감이 흐르고 우아한 분위기가 났다. 평생 이마 콤플렉스로 산 나의 레이더망에 예전과 다르게 볼록해진 친구의 이마가 들어왔다. 보톡스로 이마에 볼륨감을 더한 것이다. 단지 이마가 살짝 살아났을 뿐인데 인상이 확 변한 것을 보면 이마가 얼굴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알 수 있다. 이마 시술은 헤어라인을 수정해주는 모발 이식과 반영구 문신이 있으며, 볼륨감을 더하는 시술은 보톡스, 필러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시술이 귀족시술(팔자 주름에 볼륨감을 더하는 시술)만큼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이마도 얼굴만큼 생김새가 다양하다. 그만큼 이마 콤플렉스로 고민인 이들도 많다는 뜻이다. 문제형 이마는 광활하게 넓은 이마, 밴댕이처럼 좁은 이마. 가운데가 꺼진 이마, M자 헤어라인 이마, 돌출 이마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못난 이마라도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로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 해결책을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의외로 간단했다.
광활하게 넓은 이마
넓은 이마는 면적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 헤어라인의 머리카락이 나 있는 부분을 달걀 모양으로 연결한다고 생각하며 헤어와 비슷한 컬러의 섀도를 브러시를 이용해 칠해준다. 이때 이마 바깥에서 안으로 자연스럽게 칠하는 것이 포인트. 머리카락 쪽은 서너 번 칠해 진하게, 이마 부분은 연하게 칠해야 자연스러워 보인다. 눈썹은 각이 없는 일자로 약간 도톰하게 그려 이마와 경계를 준다. 넓은 이마의 경우 헤어스타일도 중요한데, 숱이 적으면 이마가 더욱 도드라져 보이므로 컬링을 넣고, 볼륨감을 더하는 에센스를 사용해 풍성하게 연출한다. 또 무조건 가리기보다는 폭이 넓거나 머리카락을 땋은 듯한 헤어밴드를 이용해 헤어라인을 커버하는 것도 방법이다.
남성적인 M자 이마
깊은 M자의 경우 양 끝 헤어라인이 들어간 부분은 펜슬 타입 아이브로로 머리카락이 난 것처럼 그리면 감쪽같은 눈속임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 이때 펜슬은 가능하면 하드한 타입이 좋다. 요즘 인기 있는 타투형 아이브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깊지 않은 M자 이마의 경우 중앙의 돌출된 헤어라인을 눈썹 칼을 이용해 다듬고, 섀도를 브러시에 발라 달걀 라인으로 칠한다. 눈썹은 각을 좀 살려서 그려야 세련돼 보인다.
푹 꺼진 싱크홀 이마
눈썹 뼈가 돌출돼 이마가 상대적으로 꺼져 보이는 경우 하이라이터가 최고의 명약이다. 꺼진 부분은 메이크업 베이스 단계부터 피부보다 밝은 컬러를 바르고 펄이 함유된 하이라이터를 과감하게 발라 볼륨감을 준다. 꺼진 부분 이외에는 피부보다 약간 어두운 섀도를 바른다. 눈썹 뼈가 돌출돼 있을 경우 답답해 보이므로 미간이 좀 넓어 보이도록 눈썹 앞머리를 정리하고 눈썹은 도톰하지 않게 그린다.
<font color="#333333"><b>1 클리오 틴티드 타투 킬 브로우</b></font> 피부를 태닝시켜 자연스러운 컬러로 연출해주는 타투 브로. 헤어라인을 셀프 성형하기 좋은 아이템. 타투 펜 2.8g+마스카라 4.5g 2만원.<br><font color="#333333"><b>2 베네피트 하이 빔</b></font> 꺼진 이마를 확실하게 볼륨업시키는 하이라이터. 13ml 3만9천원.<br><font color="#333333"><b>3 메이크업포에버 아쿠아</b></font> 브로우 키트 초강력 워터프루프 브로로 선명한 눈썹을 완성한다. 7ml 5만8천원.<br><font color="#333333"><b>4 맥 벨룩스 브로우 라이너</b></font> M자형 이마의 헤어라인을 메우는 데 안성맞춤인 펜슬형 아이브로우. 1.19g 2만8천원.<br><font color="#333333"><b>5 아베다 퓨어 어번던스 스타일 프렙</b></font> 모발의 힘과 볼륨을 높여 풍성한 스타일을 만든다. 이마가 넓고 머리숱이 적은 경우 꼭 필요한 아이템. 100ml 3만6천원대.<br><font color="#333333"><b>6 이니스프리 돈워리 헤어</b></font> 꼼꼼 컨실러 물과 땀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젤타입 컨실러로 모발 사이에 바르면 완벽한 헤어라인을 만든다. 4g 9천원.<br>
돌출된 외계인 이마
헤어라인이 외계인처럼 돌출된 이마의 경우 꺼진 이마처럼 돌출된 부분은 피부보다 약간 어두운 섀도를, 돌출되지 않은 부분은 하이라이터를 바르면 어느 정도 커버된다. 눈썹은 컬
러가 진하지 않은 아이브로로 도드라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릴 것.
밴댕이처럼 좁은 이마
좁은 이마는 눈썹 칼로 헤어라인을 정리해 이마의 면적을 가능한 한 넓게 만드는 게 핵심! 제모를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너무 심하게 제모하면 헤어라인이 부자연스러우므로 주의한다. 피부보다 한톤 밝은 하이라이터를 이마 전체에 자연스럽게 바르고, 눈썹은 결을 살려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린다. 헤어는 올백은 삼가고, 8대2 정도로 가르마를 타 옆으로 자연스럽게 내릴 것. 앞머리를 최대한 길게 사선으로 내려야 이마가 넓어 보인다.
기획 · 한여진 기자 | 사진 · 김도균 REX | 일러스트 · 배선아 | 도움말 · 장영은(포레스타 부원장) | 제품협찬 · 맥(02-3440-2782) 메이크업포에버(080-514-8942) 베네피트(080-001-2363) 아베다(02-3440-2940) 이니스프리(080-380-0114) 클리오(080-080-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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