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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여운을 남기는 배우 유선

우먼동아일보

입력 2015.09.03 18:51:00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배우 유선

리본 타이 블라우스 꼼뜨와데꼬또니에. 서스팬더 팬츠 기라로쉬. 오른손 약지에 착용한 너클링 카르펨. 더블 핑거링 CYE디자인.


임신과 출산으로 한동안 대중에게서 멀어져 있던 유선이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올여름 유일한 공포 영화인 ‘퇴마 : 무녀굴’에서 빙의에 시달리는 아이 엄마로 분한 것. 그동안 배우 유선은 잠시 잊고 오로지 엄마로서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다는 그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풀고 더 예뻐진 모습이었다.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배우 유선

오프숄더 니트 톱 자라. 와이드 팬츠 아르마니익스체인지. 펌프스 힐 할리샵. 골드 뱅글 파사빈티.


거친 파도보다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더욱 진한 여운을 남길 때가 있다. 배우 역시 마찬가지다. 화려함으로 대중을 압도하는 이가 있는 반면 평범하고 소탈할 매력으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가 있다. 유선(39)은 후자에 속한다.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순진녀 복실이부터 영화 ‘돈 크라이 마미’의 절절한 모성애를 지닌 엄마, 사극 ‘마의’의 현명한 의녀까지, 그동안 유선은 다양한 인물을 튀지 않지만 묵직하게 그려냈다. 그렇기에 그에게는 늘 ‘신뢰 가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8월 20일 개봉한 영화 ‘퇴마 : 무녀굴’(이하 ‘무녀굴’)을 통해 3년 만에 연기에 복귀한 유선은 김휘 감독으로부터 “공포 영화 캐스팅의 첫 번째 기준은 가상의 이야기를 있을 법한 사건이라고 생각하게끔 신뢰감을 줄 수 있는지 여부인데, 유선은 관객이 이야기를 믿게 만드는 힘을 가진 배우”라는 찬사도 들었다.

8월 중순,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한창 유행인 골드 헤어 블리치를 하고 등장한 유선은 얼굴이 한결 밝고 화사해 보였다. 2011년 10년 열애 끝에 3세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한 그는 지난해 딸을 낳고 온전히 엄마, 아내로 살아왔다. 그러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서서히 생길 무렵 ‘무녀굴’을 만나게 됐다. ‘무녀굴’은 빙의에 시달리는 금주(유선)가 정신과 의사이자 퇴사마인 진명(김성균)에게 치료를 받던 중 자신 안에 존재하는 강력한 기운과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공포 영화다.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공포물의 어두운 정서 때문에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작품만 놓고 봤을 때 금주란 인물이 극 전체 흐름을 주도해 나간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터라 역할에 따른 부담과 책임감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빙의에 시달리는 인물인 만큼 금주 본연의 자아와 악귀가 쓰였을 때의 모습, 또 자신의 저주가 어린 딸에게 옮겨갈까 봐 두려움에 떠는 모습 등 표현해야 할 게 많았는데, 촬영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배우로서 좋은 경험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배우 유선

컷 아웃 디테일 셔츠 코스. 터틀넥 니트 베스트 로레나안토니아찌. 플레어 팬츠 지컷. 왼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른손에 착용한 브레이슬릿 카르펨.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배우 유선

터틀넥 니트 톱 코스. 마르살라 랩 스커트 망고. 플랫폼 슈즈, 골드 브레이슬릿 모두 마이클코어스.


딸 위해서라면 망가져도 괜찮아
엄마 역할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직접 출산을 경험하고 접한 엄마 역할은 분명 예전과 다르게 다가왔다고 한다. 유선은 “나와 내 아이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감정이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좀 더 리얼한 연기가 가능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요즘 그의 머릿속은 온통 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얼마 전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서도 18개월 된 딸을 위해 힙합 스웨거로 변신해 ‘예쁜 지금의 모습 그대로 있어달라’는 내용의 빅뱅 노래 ‘베베’를 열창해 화제를 모았다.

“방송 녹화 전날 남편과 함께 노래방에 가서 마지막 점검을 했어요. 사실 제가 학창 시절부터 선곡 콤플렉스가 있는데 이번에는 나름 성공한 것 같아요(웃음). 방송에서는 처음 보여드리는 모습이라 이상하게 나오면 어쩌나 걱정을 하다가도 예능이니까 웃음이라도 드리자는 심정으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열심히 불렀어요(웃음).”

덕분에 그는 ‘라디오 스타’ 출연을 계기로 그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를 하나 해결했다고 한다. 바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평소 예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는 그는 “오랜만의 방송 복귀를 앞두고 대중에게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찰나에 ‘라디오 스타’를 통해 평소 친구들과 수다 떨 때와 같은 위트와 끼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 여세를 몰아 그는 MBC ‘진짜 사나이-여군 특집’편에도 출연한다.

“곧 입대 예정인데,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먼저 출연한 탤런트 한상진 씨한테 어떻게 촬영하는지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군대 생활 그대로를 체험한다고 하더라고요. 이왕 하기로 한 거니까,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훈련받고 와야죠. 힘들 때는 아이 사진 보면서 참으려고요(웃음).”

‘무녀굴’을 촬영한 두 달간은 남편과 아이 모두 촬영지인 부산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촬영이 부산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남편이 육아 휴직을 내고 해운대에 집을 얻어 아이를 돌본 것. 유선은 “남편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아이도 편안했고, 나도 수월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의 남편은 육아는 물론이고 집안일에도 적극적으로 임한다고 한다.

“저를 배우로 인정해주고, 늘 응원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감사해요. 영화 촬영 중에는 아이를 남편이 데리고 자고, 저는 방 하나를 따로 썼어요(웃음). 덕분에 촬영을 마치고 늦게 돌아와서도 편하게 대본을 보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죠. 연애를 오래 해서인지 해가 갈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지는 것 같아요.”


진한 여운을 남기는 배우 유선

슬리브리스 롱 베스트 아르마니익스체인지. 스웨이드 사이하이부츠 스튜어트와이츠먼. 볼드 링 파사빈티.


엄마, 아빠를 반반씩 닮은 딸은 그의 바람대로 씩씩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놀이터에 나가면 원통으로 된 미끄럼틀도 무서워하지 않고 혼자서 내려오고, 뒤뚱거리는 포즈로 클라이밍에 도전하는 모습이 마냥 귀엽다고. 유선은 “SNS에 아이 사진을 올리고 자랑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 친구들과 만나도 서로 아이 키우는 얘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웃었다.

“제가 두려움이 많고 필요 이상으로 걱정을 하는 스타일이라, 아이는 자신감 있고 대범한 성격으로 자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사랑을 많이 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직은 육아에 있어 어떤 게 가장 좋은 방법인지 잘 모르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저도 조금씩 성장하지 않을까 싶어요. 나중에 아이가 어른이 돼서도 자신의 속마음을 모두 엄마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안식처가 돼주고 싶어요.”

“아이가 주는 기쁨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눈을 반짝이는 그이지만, 육아의 고충을 묻는 질문에서만큼은 여느 초보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처음에는 기저귀를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을 만큼 육아 상식이 부족해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아이를 키워보니 돌잔치를 왜 하는지 알겠더라고요(웃음). 아이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험난한 여정을 잘 견뎌낸 엄마와 아빠에게 주는 일종의 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전에는 돌잔치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그 시간이 가까워오니까 가족들에게 아이 잘 키웠다는 칭찬도 받고 싶고 예쁘고 건강하게 자란 아이도 자랑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아이 덕분에 날마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있어요(웃음).”

훗날 아이에게 존경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일과 가정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기 위해 현재 놓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촬영장에서는 온전히 일에 집중하고, 집에서는 아이에게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겠다는 것. 또한 그는 점점 더 커지는 연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당분간 많은 도전에 나설 생각이다.

“아직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많다고 생각해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더 가볍고 유쾌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누구나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친근한 이미지의 이웃집 아줌마, 언니·누나 같은 캐릭터요. 사실 액션 연기에 대한 로망도 있어요. 샤를리즈 테론이나 안젤리나 졸리처럼 강한 포스와 에너지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게 꿈이에요(웃음).”



글 · 김유림 기자 | 진행 · 안미은 기자 | 사진 · 목정욱 | 헤어 · 차홍(차홍아르더 02-557-8520) | 메이크업 · 김수빈(우현증메르시 02-546-7740) | 스타일리스트 · 조윤희
제품협찬 · 기라로쉬(02-531-2042) 꼼뜨와데꼬또니에(02-546-7764) 로레나안토니아찌(02-514-6750) 코스(02-726-7787) 마이클코어스(02-3444-1708) 망고(02-511-3207) 스튜어트와이츠먼(02-3444-1737) 아르마니익스체인지(02-6002-3635) 자라(02-512-0728) 지컷(02-3446-7725) 카르펨(070-8811-4924) 파사빈티(02-3444-8633) 할리샵(02-3444-8633) CYE디자인(02-545-0036)


여성동아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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