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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로 맞짱 뜨다 유호정 vs. 백지연

글 · 김지영 김유림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출판사진팀

입력 2015.04.15 16:10:00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라이벌 의식이 강한 친구로 출연해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유호정과 백지연. 데뷔 후 자기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해온 워킹맘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두 사람이 드라마 촬영 뒷얘기, 자기관리법을 들려줬다.
라이벌로 맞짱 뜨다 유호정 vs. 백지연
배우 유호정(46)과 방송인 백지연(51). 방송을 주 무대로 활동한다는 점 외에는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두 사람이지만 최근 만남이 부쩍 잦아졌다. 2월 말부터 전파를 탄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친구이자 경쟁 관계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어서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0.1% 상류층의 속물 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역경을 딛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억척엄마 역을 자주 맡던 유호정은 이 작품에서 국내 최대 로펌 대표의 재색을 겸비한 아내로 살아가며 상류층 여성들의 선망과 질시를 한 몸에 받는 최연희를 연기한다. 생애 처음 연기에 도전한 백지연은 지하시장에서 부상한 금융 재벌인 친정을 등에 업고 재계 2위 그룹 오너의 아내가 된 지영라로 등장한다.

최연희와 지영라는 대학 동창으로 허울만 친구사이다. 지영라는 최연희의 외아들 한인상(이준)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동급생인 서봄(고아성)과 혼전 임신이라는 대형 사고를 쳐 아이를 낳자 가장 먼저 축하 화환을 보내 친구의 아픈 속을 후비는 얄궂은 캐릭터다. 카메라 앞에서는 만나기만 하면 서로 날을 세우지만 실제 두 사람은 친자매처럼 사이가 좋다.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서로 닮은 점도 적잖다. 둘 다 방송가에 발을 들인 후 줄곧 자신의 영역에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며 활발히 활동해왔고, 아이 엄마로 살고 있으며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지금껏 늘씬하고 고운 미모를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극 중 캐릭터뿐 아니라 서로 다른 취향의 패션 감각으로도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유호정과 백지연. 첫 방송에 앞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두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를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안판석의 리더십과 설득력에 넘어간 두 여자



유호정 팬으로서 이렇게 한 작품에 출연하게 돼 기뻐요. 저는 캐스팅 제의를 받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이 함께하는 작품을 꼭 하고 싶었거든요.

백지연 사실 제가 느닷없이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동기는 안판석 감독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에요. 안 감독이 저와 28년 된 친구거든요. 처음에 출연 제의를 받은 시점이 중요한데, 때마침 ‘물구나무’라는 소설을 탈고하고 대낮에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안 감독의 전화를 받았어요. 이번에 들어가는 새 드라마에 지연 씨가 해줄 역할이 있다기에 잠결에 수락했죠. 잠에서 깨고 나니 아차 싶었어요. 안 감독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출연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하다가 결국 친구에 대한 우정과 훌륭한 감독이라는 신뢰감으로 하게 됐죠.

유호정 감독님과 저도 인연이 깊어요. 저와의 인연은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1991년 제 데뷔작인 MBC 드라마 ‘고개 숙인 남자’의 조연출이 안 감독님이셨어요. 신인이라서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지만 묵묵히 현장을 지휘하던 감독님의 모습은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인상적이었어요. 이후 함께 작업할 기회가 없었는데 감독님이 연출한 ‘하얀 거탑’ ‘밀회’ ‘아내의 자격’을 즐겨 보면서 배우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는 분이라는 걸 새삼 느꼈죠. 저 감독님이라면 부족한 저를 맡겨도 좋겠다는 믿음이 갔어요. 아직 많은 분량을 찍진 않았지만 결과물도 아주 만족스러워요.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올해 가장 잘한 일 같아요.

백지연 안 감독에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돌이켜 보니 안 감독은 저를 두 가지 말로 설득했어요. ‘오프라 윈프리도 TV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토크쇼 진행자로 활약하지만 연기도 한다.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이지 않느냐’고 유혹했고, ‘안 하던 일을 한다고 해서 연기를 배울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 본인의 목소리로 해달라’고 단호하게 당부했어요. ‘백지연이라면 이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만 따라주면 된다. 메릴 스트립 같은 배우가 나왔으면 하는 게 감독의 희망이다’라고 하면서요. 안 감독이 원래 말을 길게 하지 않아요. 선문답처럼 하죠. 밤을 꼴딱 새면서 그 두 가지를 생각한 끝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죠.

유호정 지금에야 털어놓지만, 언니와 같이 첫 촬영을 할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드라마 연기를 20년 넘게 한 저도 첫 촬영은 늘 긴장돼 찍고 나서 후회를 많이 하는데, 언니는 연기가 어찌나 자연스럽던지 저보다 훨씬 더 베테랑 같았어요.

백지연 자식이 한이상 같은 사고를 친다면 충격받지 않을 부모는 없을 거예요. 유호정 씨는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처할 건가요.

유호정 큰아이가 올해 만 13세여서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그 상황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황당하고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그래도 고귀한 생명이 생겼으니 자식의 사랑을 존중하고 지지해줄 겁니다. 근데 언니는 극 중 대사처럼 정말 30대로 보여요. 피부도 곱고 군살도 찾아볼 수 없고. 비결 좀 알려주세요.

일 없을 땐 보통 엄마, 운동보다 수분 팩 좋아해

백지연 안 그래도 그 대사가 마음에 걸려 안판석 감독에게 30대를 40대나 39세로 바꾸면 좋겠다고 했는데 먹히지 않았어요. 하는 수 없이 얼굴에 철판 깔고 그 대사를 그냥 했는데 행여 오해가 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사실 피부나 몸매를 관리하는 비결이랄 게 없어요. 호정 씨와 저의 공통점은 운동을 안 한다는 걸 거예요. 만날 때마다 서로 ‘운동은 너무 귀찮아. 먹는 게 참 좋아’ 하고 넋두리를 하잖아요. 일을 안 할 때는 저도 그냥 엄마일 뿐이에요. 악건성 피부에 좋다고 해서 얼마 전 수분 팩을 잔뜩 사 쓰고 있는데 그 정도가 다예요.

유호정 저도 그 팩을 사서 쓰고 있어요. 촬영하다 보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거나 얼굴이 건조해지곤 해서 매일 팩을 애용하죠(웃음). 촬영이 없을 때는 저도 보통 엄마로 살아요. 아이들 돌보고 집안일에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정신없이 바빠서 피부나 몸매 관리를 열심히 하지 못해요. 약간 게으르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드라마 ‘청춘의 덫’ 이후 오랜만에 상류층 여성을 연기하는 터라 촬영 시작하기 전에 운동도 태어나서 가장 많이 했고, 피부 관리에도 신경을 썼어요. 요즘도 짬짬이 운동을 하고 있어요. 귀부인처럼 보여야 해서 외적인 스타일링에도 신경을 많이 써요. 스타일리스트와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깊은 애정을 갖고 저를 정성스레 꾸며주셔서 저는 잘 따르기만 하면 돼요. 그들의 힘으로 다시 태어나는 재미가 쏠쏠해요.

■ 10대 자녀가 한인상 · 서봄처럼 아이를 낳는다면?

한인상(이준)과 서봄(고아성)의 순수하고 당찬 사랑이 속물 기질로 가득 찬 기성세대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들이 내 자녀라고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 그래서 ‘여성동아’ 페친들에게 물었다. ‘10대인 내 자녀가 부모의 사전 동의 없이 아이를 낳는다면?’ 3월 10~17일까지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 대체로 자녀들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간혹 ‘결혼만큼은 말리고 싶다’는 대답도 있었다. 페친들이 올려준 의견 중 일부를 소개한다.

PROS

황OO 어쩌겠어요. 생명을 품고 있으니. 잘 자라도록 멋진 엄마와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줄 것 같아요.

김OO 아이고~ 내 팔자야~~ㅎ 상대방 부모와 협의해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애 셋을 돌봐줘야겠죠.

금OO 너무 이른 나이에 자식을 가진다면 우선 자녀에게 심각하게 고민해보라고 말하고 싶네요. 물론 생명의 소중함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죠. 자식의 결정을 100% 들어주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인정은 해줄 것 같습니다.

임OO 딸만 둘 키우고 있는데, 어떤 선택이든 아이들의 뜻에 따를 거예요. 만약 아이들이 책임지겠다고 하면 상대방 부모가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제가 가슴 아프고 속 터지겠지만 이 또한 부모인 제 책임이기에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OO 자신이 한 선택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당연하죠. 저 역시 엄마로서 적극 지지해줄 겁니다. 하지만 막상 이런 일이 진짜로 닥친다면 어떻게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걸로 ^^

CONS

박OO 이준 부모 입장이라면 저 역시 유준상 · 유호정 부부처럼 결사반대할 것 같아요. 고아성 부모라면 어떻게든 결혼시키려고 할 것 같아요. 아직까지 한국에서 미혼모로 사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한OO 아이를 낳은 건 이미 되돌릴 수 없지만 결혼만큼은 말리고 싶어요. 결혼하는 순간 나 자신은 없어지고 아이를 위한 인생을 살게 되거든요. 부모인 내가 아이를 키우고 자식에게는 새로운 인생을 살라 하고 싶어요. 아이와는 별개의 인생을요.

박OO 아이를 이준이나 고아성이 아닌 제 호적에 올리고 키울 것 같아요. 결혼이라는 굴레에 속박되기에는 이들이 아직 너무 어리다고 생각해요.

ETC

신OO 이준 부모 입장에선 참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아요. 결혼 후 내 아들에게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모든 걸 며느리 탓이라고 할 것 같고, 평생 미울 것 같아요. 반면 고아성 부모 입장이라면 부잣집에 시집가는 거니까 나쁘지 않지만 마음고생할 거 생각하면 그 또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아요.

디자인 · 최진이 기자

여성동아 2015년 4월 6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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