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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NDA IN SEOUL

여성들이 사랑하는 원더우먼 ‘미란이’ 언니

글·조엘 킴벡 | 사진제공·원더브라, REX

입력 2014.12.10 14:31:00

MIRANDA IN SEOUL
2014년 10월의 어느 날, 서울 명동은 오전부터 엄청난 인파로 북적였다. 수십 명의 제복 경찰들과 검은색 슈트를 입고 귀에 리시버를 낀 경호 요원들이 명동으로 들어서는 길 입구를 지켜보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정오 무렵, 통행이 어려울 정도의 인파가 모인 명동 입구에 검은색의 밴 한 대가 천천히 들어섰고, 차 문이 열리자 그야말로 명동은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큰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 뜨거운 현장의 한가운데 세계적 모델 미란다 커(Miranda Kerr)가 있었다!

미란다 커라는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그녀가 미국의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스 시크릿(Victoria’s Secret)’의 모델로 발탁되면서부터다. 브랜드의 간판모델은 ‘엔젤’이라 불리며 최고의 몸매를 자랑하는 톱클래스 아니고서는 절대로 발탁되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당대를 대표하는 슈퍼 모델들 속에서도 미란다 커는 가히 신이 내린 황금 비율이라는 찬사가 쏟아질 만큼 완벽한 몸매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슈퍼 모델이 할리우드 배우만큼이나 인기가 높았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이후, 슈퍼 모델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말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지만 미란다 커는 이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란다 커는 남성들이 사랑하고 여성들은 선망하는 시대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블록버스터 시리즈 ‘반지의 제왕’과 ‘캐리비안의 해적’의 ‘윌 터너’역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대표 배우, 올랜도 블룸(Orlando Bloom)과의 핑크빛 로맨스 이후 그녀는 파파라치의 제1표적이 되었고, 곧바로 이어진 결혼과 출산은 그녀를 파파라치 사진계의 여왕으로 등극시켰다. 세간에는 란제리 전문 모델이 유명 할리우드 배우와의 결혼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며(Publicity Stunt) 깎아내리는 이도 있었지만, 오히려 올랜도 블룸과의 이혼 이후에 더 많은 세간의 주목을 받고 모델로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 결코 그녀의 성공이 올랜도 블룸의 영향만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미란다 커의 이미지가 섹시한데도 불구하고 남성 팬들보다는, 그녀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동경하는 여성팬들이 훨씬 많고 팬 층이 두껍다는 것. 출산 이후 이전보다 더욱 아름다워진 그녀의 몸매에 많은 여성들이 부러움을 보냄과 동시에 자신감을 얻었으며, 우월한 유전자를 오롯이 물려받은 듯한 잘생긴 아들 ‘플린’이 파파라치 사진에 더해지면서 세계 여성들로부터 더 깊은 사랑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MIRANDA IN SEOUL


MIRANDA IN SEOUL
미란다 커는 한국에서도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몇 안 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벌써 그녀가 한국을 공식 방문한 것이 5번을 넘고 ‘미란’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불릴 정도로 한국 팬들의 애정은 뜨겁다. 특히 그녀가 한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등장하기도 하고, ‘미란이’를 자처하면서 대중에게 선량하고 친근한 미소로 다가선 것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요인이 되었다.

한국에서 미란다 커가 크게 어필한 것은 그녀의 타고난 성격 때문이라는 게 작업을 하면서 그녀를 지켜본 나의 생각이다. 사진과 화면을 통해서도 전해지는 섹시하면서 동시에 건강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이 ‘정’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마음과 소통했다고나 할까.

미란다 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나 이해관계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이 즐겁고 좋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밝은 성격이어서, 일을 결정할 때도 최우선이 되는 것은 에이전트의 전략보다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를 먼저 생각한다고 말하곤 한다.

10월에 미란다 커가 내한한 것은 빅토리아스 시크릿의 계약 만료 후 처음으로 계약을 맺은 란제리 브랜드인 원더브라의 한국 캠페인 촬영을 위해서였다. 나는 이번으로 미란다 커와 다섯 번째 작업을 함께한 셈이다. 그녀의 에이전트는 한국에서 캠페인의 촬영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하지만 원더브라 측은 미란다 커가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특히 란제리에 있어서는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는 그녀이기에,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의 촬영을 원했다.

난감해하는 에이전트를 설득한 사람이 바로 미란다 커였다. 그녀는 브랜드의 콘셉트와 비전에 큰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오히려 에이전트를 안심시키며 한국의 포토그래퍼와 함께 캠페인 촬영을 결정했다.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태프들과 뉴욕 현지에서 캠페인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멋진 결과물을 안전하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아요. 하지만 저는 일을 하는 모두와 즐겁게 일하는 것이 최우선이에요. 평생 이 일을 하면서 살게 될 것이라면 즐겁게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그녀는 촬영 이후, 원더브라에서 제공한 란제리 세트를 평상시에도 자주 착용했다고 말해 광고주를 감격케 했다. 광고 모델로 촬영을 해도 실제 생활에서 그 제품을 직접 사용하거나 착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많은 유명인들과는 달리 그녀의 진실한 행동이 결국 클라이언트를 비롯해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더욱 큰 사랑을 받으며 최고의 모델로 활동하게 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 내가 그녀와 처음 촬영을 하기 전까지는 나 자신도 미란다 커가 섹시함만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델이 아닌가 하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소박하고 친절한 태도와 상냥한 말씨, 길고 지루한 촬영에도 시종일관 웃는 모습을 잃지 않는 태생적으로 밝은 성격, 그리고 낯선 스태프들과 친화력 있게 잘 어울리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게 되면서 그녀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가을부터 미란다 커는 대중적인 스타로서의 활동뿐만이 아니라 하이패션계에서의 활동에도 힘을 싣고 있는데, 지난 10월에 열린 파리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에서는 소니아 리키엘 등의 주목도 높은 런웨이에 올랐고, 이번 시즌에는 에스카다의 새로운 향수의 얼굴이 되었으며, 또한 세계적인 거장 포토그래퍼 마리오 테스티노가 작업한 2014년 9월 ‘보그’ 재팬 창간 15주년 기념호의 커버를 장식하는 등 전 세계 패션계에 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또한 본거지를 뉴욕에서 LA로 옮기며 최근 할리우드 에이전시와도 정식 계약을 하는 등 배우로서의 활동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스크린에서도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아들 플린과의 시간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모델계에서 하는 일이 정말로 즐겁기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미란다 커의 행보를 주목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MIRANDA IN SEOUL
MIRANDA IN SEOUL
Joel Kimbeck

뉴욕에서 활동하는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기네스 팰트로, 줄리아 로버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세기의 뮤즈들과 함께 작업해왔으며, 원더브라 등 일련의 광고 캠페인을 미란다 커와 촬영했다. 현재 ‘퍼투’를 이끌며 패션 광고를 만들고 있다. ‘레드 카펫’을 번역하고, ‘패션 뮤즈’를 펴냈으며 한국과 일본의 미디어에 칼럼을 기고한다.

여성동아 2014년 12월 6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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