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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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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경북 청도 냠냠과수원 가족을 만나다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문형일 기자

2013. 08. 16

지금 복숭아 과수원은 드높은 쪽빛 하늘, 싱그러운 초록빛 잎사귀, 달콤하게 익은 복숭아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제철을 맞아 복숭아 따는 손길로 분주한 경북 청도의 냠냠과수원에서 건강한 복숭아를 만났다. 싱그러운 복숭아를 수확하는 농부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고, 향긋한 복숭아를 먹는 아이의 얼굴엔 달콤함이 가득하다.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아이는 부모를 닮고 제자는 스승을 닮는 것처럼 농작물은 농부를 닮는다. 경북 청도에서 황성현·강혜심 부부와 아들 진욱, 딸 선우가 함께 농사짓고 있는 냠냠복숭아과수원은 그들을 닮아 건강하고 싱그럽다. 복숭아가 달콤하게 익어가는 여름날 냠냠과수원을 찾았다.
냠냠과수원은 흙을 병들게 하는 독한 화학 비료나 농약, 제초제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복숭아를 키우고 있다. 다른 과일에 비해 유독 병충해에 약한 복숭아지만 농약 없이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것은 부부의 남다른 노력 덕분이다.
“농부가 농사를 짓는 일은 생명을 만들고 지키며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살 만한 곳으로 유지하는 것이에요. 수확량에 눈이 멀어 농작물에 농약을 뿌리다 보면 흙이 병들죠. 흙이 병드니 나무는 자연스럽게 약해지고요. 깊은 산속에 가면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아도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잖아요. 농부가 할 일은 농작물에게 산속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에요. 자연 보호가 바로 농업의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냠냠과수원은 제초제에 훼손되지 않은,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깊은 산속 흙으로 밭을 조성하고 스스로 거름이 되는 풀을 심어 만들었다. 그 땅 위에는 이름도 모르는 온갖 들꽃과 풀이 자라고 있고, 아래에는 수많은 벌레들, 지렁이가 풀의 뿌리를 따라 꿈틀대고 있다. 이런 건강한 흙에서 자란 복숭아나무는 스스로 건강해져 웬만한 비바람이나 병해충는 거뜬히 이겨낸다.
“얼마 전 거센 비바람이 불어 열매가 떨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는데, 잘 버텨주더라고요. 주변의 많은 농부들은 낙과의 원인을 비바람에 두지만 실은 퇴비와 비료 과다 살포에 의한 영양 과잉이 큰 요인이죠. 영양 성분 중 과다한 질소질 성분은 수확 전 낙과를 유도하고 당도를 떨어뜨리며 각종 병에 약하게 만들거든요. 고기만 많이 먹어 비만해진 사람처럼 과다한 영양은 나무와 열매를 약하게 하고 맛도 떨어뜨리죠.”
대부분의 복숭아 재배 농민들은 복숭아를 농협 공판장에 위탁 출하한다. 복숭아는 크기, 색, 흠집 유무, 품종에 따라 경매를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 복숭아 수확이 시작되면 품종별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수확을 하는데, 수확 초기에 하루라도 일찍 출하하면 가격이 올라가 복숭아의 익은 정도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몰아서 수확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수확 시기를 맞추기 위해 성장 호르몬 물질과 착색제를 뿌리기도 하고, 익지 않은 복숭아를 억지로 익혀 따기도 한다.
부부는 매일 아침 나무를 살피며 잘 익은 복숭아만 골라 따서 그날 바로 배송한다. 이메일(nyam.peach@gmail.com)로 주문하면 주문 순서대로 복숭아를 보내는데, 매일 수확량이 달라 정확한 배송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 올해는 날씨 탓에 복숭아 수확이 많이 늦어져 주문 후 일주일 넘게 기다린 이들도 있다. 그래도 나무는 조바심 없이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며 열매를 맺는다. 문제는 조바심 내는 사람이다.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면 자연은 반드시 그만큼의 결실을 내어준다.
3월에는 제비꽃이, 4월에는 분홍 복사꽃이, 5월에는 헤어리베치꽃이 피고 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냠냠과수원. 8월의 그곳은 노랗게 익은 복숭아와 싱그러운 초록빛 나뭇잎, 드높은 쪽빛 하늘이 어우러진 행복한 표정을 담고 있다.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1 7월 초 비가 많이 내려 황도를 제대로 수확하지 못했다. 수확 때를 놓쳐 맛이 떨어진 황도는 복숭아잼과 병조림을 만든다. 잼이나 병조림을 만들어두면 케이크나 팥빙수 등을 만들 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고, 일손을 도와주러 오는 이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좋다.
2 달콤한 과즙 가득한 복숭아는 한여름 갈증 해소에 그만이고 항산화 작용으로 피로 해소에도 좋다. 냠냠과수원은 7월 초 황도를 시작으로 9월까지 시기 별로 다른 맛의 복숭아를 생산한다. 8월에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인 백도가 익어간다. 매일 변하는 날씨만큼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는 복숭아는 보고만 있어도 달콤함이 전해진다.
3 복숭아를 수확하는 7월부터 9월까지는 아이들도 복숭아 농사꾼이 된다. 아들 진욱이와 딸 선우의 주 임무는 포장 박스 접기. 매일 박스를 접다 보니 이제는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복숭아 농사를 시작할 때 초등학생이던 진욱이는 어느새 복숭아나무와 함께 쑥쑥 자라 아빠 몫을 하고 있다.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1 부부는 매일 복숭아나무를 살피며 아픈 곳은 없는지, 복숭아는 잘 익어가고 있는지 체크한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과수원으로 출근하는 부부를 보며 다른 농부들은 힘들게 뭐하러 그러냐고 하지만, 부부에게는 그것이 기쁨이고 행복이다.
2 날마다 복숭아를 열 개 이상 먹는다는 선우의 얼굴은 복숭아를 참 많이 닮았다. 복숭아는 냉장고에 하루이틀 두었다 먹어야 달콤하다고 하지만 복숭아의 참맛은 나무에서 바로 따 물에 쓱쓱 씻은 뒤 껍질째 한입씩 베어 먹는 것.
3 복숭아는 매일 아침 따서 선우 얼굴이 그려진 스티커를 붙인 박스에 담아 택배로 배송한다. 매일 수확량이 다르니 언제 복숭아를 보낸다고 기약할 수 없지만 자연의 이치를 아는 이들은 그 기다림조차 행복이라고 말한다.
4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나무가 자란다. 농약이나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깊은 산속 땅속에는 하얀 미생물 층이 형성돼 있다. 미생물들이 땅을 숨쉬게 하고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런 건강한 땅을 만드는 것이 농부의 역할이다.
5 냠냠과수원 창고에는 농약이나 제초제, 성장 호르몬 박스 대신 마늘, 은행잎, 담뱃잎 등이 담긴 통들이 가득하다. 부부는 나무에 해롭지 않고 병충해로부터 나무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복숭아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벌이나 나비가 수정을 도와야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벌 숫자가 확 줄었다. 황성현 씨는 수정을 돕기 위해 인공 수정을 시도했으나 나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때마침 진욱이가 양봉에 관심을 보여 해볼 것을 권유했다. 작년부터 양봉을 시작한 진욱이 덕분에 올해는 꽃 수정 걱정 없이 봄을 보냈다. 분홍빛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이면 과수원에는 엥~엥~ 벌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가득하다.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며 수정해 건강한 복숭아가 만들어지고, 벌은 깨끗한 꿀을 만드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양봉은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요. 꿀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공부하는 것이 흥미로워요. 일주일에 한두 번 벌통을 여는데, 그때마다 벌통 안 모양새가 확 달라져요. 점차 꿀벌 수가 줄어들어 아빠가 걱정이 많으셨는데, 과수원 농사에 도움을 준 것 같아 뿌듯해요.”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1 일주일에 한두 번 벌통을 열어 상태를 체크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진욱이. 요즘은 벌에게 설탕물을 주고 있다. 벌은 꽃이 없을 때를 대비해 꿀을 모아두는데, 사람들이 채취하면 여름에는 먹을 것이 없어 죽기 때문에 설탕물을 줘야 한다.
2 수많은 벌들 중 여왕벌을 한 번에 찾아내는 진욱이. 양봉을 하기 전에는 벌이 조금만 가까이 와도 무서워서 난리를 치곤 했 는데, 지금은 벌이 친구가 됐다.
3 벌통은 훈증기로 벌을 쫓은 뒤 개봉한다. 봄에 채취해서 말려뒀던 쑥으로 연기를 피우는데, 훈증기에 연기만 잘 피워도 프로 양봉꾼이란 말을 듣는다. 진욱이의 훈증기 다루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4 올봄 진욱이는 꿀을 한 말 반 수확했다. 진욱이표 꿀은 깔끔한 맛이 나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고, 음료에 타 마셔도 좋다.

냠냠복숭아 건강레시피
복숭아병조림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복숭아 2kg, 설탕 200g, 레몬즙 1개 분량, 물 적당량
만들기
1 복숭아는 껍질과 씨를 제거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분량의 설탕과 레몬즙을 넣고 물을 넣어 1L로 맞춘 뒤 냄비에 담아 끓인다.
3 ②가 끓으면 복숭아를 넣어 10분 정도 끓인다.
4 뜨거울 때 곧바로 병에 넣고 뚜껑을 닫아 식힌다.





복숭아잼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잘 익은 복숭아 2kg, 레몬즙 1개 분량, 설탕 500g
만들기
1 복숭아는 껍질을 벗겨 씨를 빼고 과육만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복숭아를 담고 약한 불로 끓이다 물이 나오면 센 불로 끓인다.
3 ②가 걸쭉해지면 레몬즙을 설탕과 함께 넣고 약한 불에서 졸인다.
4 큰 덩어리는 주걱으로 대충 으깬다. 잼을 차가운 물에 떨어뜨려 과육이 풀어지지 않고 바닥까지 떨어지면 잼이 완성된 것이다.
5 잼은 뜨거울 때 병에 넣고 뚜껑을 닫아 병을 거꾸로 세워 식힌다.

복숭아케이크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밀가루 250g, 베이킹파우더 3작은술, 무염버터·설탕 150g씩, 소금 ⅛작은술, 달걀 4개, 레몬즙 1큰술, 복숭아병조림 500g, 크럼블(버터 100g, 설탕 75g, 밀가루 150g)
만들기
1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는 체에 곱게 친다.
2 상온에 둔 무염버터를 핸드믹서로 크림 상태로 만든 후 설탕과 소금을 넣고 녹인다.
3 ②에 달걀을 하나씩 넣으며 핸드믹서로 젓다 레몬즙을 섞고 ①의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세 번에 나눠 넣어가며 주걱으로 섞는다.
4 오븐틀에 유산지를 깔고 ③의 반죽을 고루 편 뒤 2~3mm 두께로 썬 복숭아병조림을 올린다.
5 상온에 둔 버터에 설탕을 넣고 섞다 밀가루를 체에 내려 넣은 뒤 대충 주걱으로 섞어 크럼블을 만든다.
6 ④ 위에 크럼블을 고루 뿌린 뒤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25~30분간 굽는다.

복숭아생채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풋복숭아 2개, 양파 ½개, 양념(다진 마늘 1쪽 분량, 소금 ¼작은술, 고춧가루·설탕 1작은술씩, 식초·매실청·들기름 1큰술씩)
만들기
1 복숭아는 껍질째 나박하게 썰고 양파는 얇게 채썬다.
2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을 만든 뒤 복숭아와 양파에 버무린다.






복숭아샐러드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복숭아 2개, 양파·햄·샐러드 채소·바질 적당량씩, 올리브오일 5큰술, 발사믹식초 2큰술, 소금 ¼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복숭아는 껍질째 씻어 모양을 살려 나박하게 썰고 양파도 원형으로 슬라이스한다.
2 햄과 샐러드 채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복숭아와 양파, 샐러드 채소, 햄에 올리브오일과 발사믹식초,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버무리고 바질을 올린다.





복숭아라씨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잘 익은 복숭아 2~3개, 플레인요구르트 100ml, 우유 3큰술, 꿀이나 복숭아병조림 시럽 약간
만들기
1 복숭아는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2 복숭아와 플레인요구르트, 우유를 믹서에 간다.
3 꿀이나 복숭아병조림 시럽을 기호에 맞게 넣는다.




복숭아팥빙수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팥·설탕 400g씩, 얼음 적당량, 복숭아병조림 ½컵, 쑥떡 약간, 우유 ⅓컵
만들기
1 팥은 씻어 한 번 끓인 물을 버리고 다시 물을 충분히 부어 팥이 뭉그러질 때까지 삶는다.
2 ①에 설탕을 넣고 10분 정도 조린다.
3 그릇에 얼음을 갈아서 담고 삶은 팥과 복숭아병조림, 쑥떡을 담고 우유를 붓는다.



복숭아얼음과자

싱그러운 복숭아가 익어가는 계절


준비재료
복숭아 3~4개, 레몬즙 ½개 분량, 생크림·플레인요구르트 ½컵씩, 꿀 ⅓컵
만들기
1 복숭아는 껍질을 벗기고 과육만 적당한 크기로 잘라 레몬즙을 뿌린다.
2 믹서에 모든 재료를 넣고 곱게 갈아 아이스크림 틀에 넣어 하룻밤 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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