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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With specialist | 곽정은의 베드 토크

한여름 밤의 짜릿함 위한 아이디어 3

일러스트·이영

2013. 06. 28

벌써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살과 살이 맞닿는 밤, 뜨겁지만 질척하지 않은 쿨 섹스 아이디어가 필요한 때다.

한여름 밤의 짜릿함 위한 아이디어 3


언제였을까. 꽤 장시간 정사가 이어지고 또 이어지던 바로 그날 밤, 그의 얼굴에서 내 얼굴로 후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땀방울에 전율했던 순간이 있었다.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였을 것이고, 아마 꽤 후텁지근한 여름밤이었을 테지. 그 더운 밤에도 그와 나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한참이나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그 땀방울 하나하나가 나에겐 그가 내게 건네는 열정의 표식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꽤 많았던 여름밤의 섹스 중 이렇게 짜릿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더위에 지치거나 불쾌할 정도의 습기 때문에 살끼리 맞닿는 것이 싫어서 어떻게든 섹스를 피하려고 했던 기억이 더 많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이스 섹스
후텁지근한 여름, 짜릿함은 더하고 더위는 덜어내기 위해 가장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건 ‘아이스 섹스’다. 영화 ‘나인 하프 위크’에서 두 남녀 주인공이 서로의 몸에 얼음을 문지르며 무아지경의 세계로 빠져들었던 것을 떠올려보자. 더위에 지쳐 누워 있는 그에게 ‘남자가 왜 그렇게 축 처져 있어?’라고 싫은 소리를 한다면 두 사람 사이의 로맨스는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지 모른다. 대신 입안에 얼음을 물고 그에게 조용히 다가가 누워 있는 그의 ‘그곳’을 살짝살짝 건드리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그도 처음엔 깜짝 놀라겠지만 이내 차갑고 생경한 자극에 달아올라 당신의 손을 잡아끌게 될 것이다.

로맨틱한 욕실에서! 아쿠아 섹스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건 바로 ‘아쿠아 섹스’. 샤워하자마자 옷을 입기만 해도 땀이 송송 맺히는 밤에는 섹스도 고된 노동이 될 수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아쿠아 섹스다. 샤워를 하다 말고 뭔가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그를 욕실 안으로 불러들일 것(이때 불을 끈 채 향초 정도만 켜둔 상태라면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다. 물론 살짝 오버액션이 필요하긴 하다). 급히 욕실에 들어온 그는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깨달을 테고, 체온보다 살짝 차가운 물을 틀어둔 채 그와 짜릿한 시간을 즐기면 된다.
욕실에서의 섹스가 짜릿하다 해도 늘 그곳에서 섹스를 할 수는 없다. 다양한 체위를 구사하기 힘들고,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오르가슴에 이르는 데 시간이 걸리는 여자에겐 불리할 수 있다. 얼마 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해서 고민인 여성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욕실에서 퀵 섹스를 하고 끝내는 남자친구 때문에 섹스가 지겹다’고 고백했다. 처음엔 물의 미끈미끈한 느낌과 욕실의 습한 기운이 에로틱한 느낌을 더하긴 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스릴 넘치는 아웃도어 섹스
그런 차원에서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건 바로 아웃도어 섹스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사라진 후 선선한 밤바람과 함께 그와 야릇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살짝 인적 드문 곳에서 후배위로 시도하는 것, 창문을 살짝 열어두어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는 차 안에서 카섹스를 즐기는 것처럼 아웃도어 섹스의 세계 또한 무궁무진하다.
단, 아웃도어 섹스의 짜릿함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것도 많다. 카섹스는 자칫 범죄에 노출되거나 법의 저촉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고, 아무리 인적 드문 곳이라 해도 자칫 다른 사람의 눈에 띌 우려가 있다. 안전하지만 지루한 섹스냐, 아슬아슬하지만 짜릿한 섹스냐의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섹스 칼럼니스트 곽정은은…
결혼은 선택, 연애는 필수라고 믿는 ‘한국의 캐리 브래드쇼’. 한국 사회의 갑갑한 유리천장을 섹슈얼 담론을 통해 조금씩 깨나가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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