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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3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 조승우가 응답했다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2.11.16 17:13:00

뮤지컬과 영화계에선 ‘조왕자’ ‘조국보’로 통하는 배우 조승우가 데뷔 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드라마에 대한 소문이 무서웠다는 그가 사극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데뷔 13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 조승우가 응답했다


배우 조승우(32)가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1999년 임권택 감독 영화 ‘춘향뎐’의 이몽룡으로 데뷔한 이래 영화 ‘말아톤’ ‘타짜’를 히트시키며 충무로의 실력파 배우로 꼽혀왔던 그였다. 특히 뮤지컬은 흥행 여부가 조승우 출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작품 인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그의 별명은 ‘조왕자’ ‘조국보’. 그를 보려고 같은 공연을 수십 번씩 예매해 공연장을 찾는 팬들도 있다. 오죽했으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무대 인사를 하던 그가 팬들에게 “돈 없지 않느냐”며 “한두 번씩만 보라”고 할 정도였다.

‘사극 대가’ 이병훈과 드라마 나들이
흥행성은 검증된 배우지만 유독 TV에서만큼은 얼굴을 보기 어려웠던 그가 첫 드라마로 ‘사극 대가’ 이병훈 PD의 MBC 월화드라마 ‘마의’를 선택했다. 이 PD는 ‘허준’ ‘대장금’ ‘이산’ ‘동이’ 등 손대는 작품마다 히트를 시킨 사극계의 명장. MBC에서 사극을 촬영하는 장소인 경기도 용인 MBC 드라미아 건물 벽을 장식한 역대 인기 드라마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런 이 PD가 50부작을 이끌어갈 주인공으로 조승우를 꼽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터.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고 TV에서 보지 못한 배우를 찾던 중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조승우 씨예요.”
이 PD와 조승우의 인연은 임권택 감독이 전북 남원에서 영화 ‘춘향뎐’을 찍던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드라마 ‘허준’을 준비할 때 남원으로 헌팅을 갔어요. 그때 학생이던 조승우 씨를 보고 굉장히 따뜻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죠. 사실 몇 번 러브콜도 보냈는데, 이번에 다행히 맞아떨어졌어요. ‘허준’ ‘상도’ 등 제 드라마에서 가장 강렬하게 추구하는 게 휴머니즘이에요. 이번 작품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술을 펼치는 의사들의 휴머니티를 다루는데, 조승우라는 배우가 가진 따뜻한 인간미와 부드러운 모습이 주인공 백광현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죠.”
조승우가 연기할 마의(馬醫) 백광현은 미천한 신분의 수의사에서 조선 최고의 어의가 되는 입지전적인 인물. ‘조선왕조실록’에 언급된 백광현에 대한 기록에 상상력의 살을 붙인 팩션이다. 상대역을 맡은 이요원은 “조승우의 뮤지컬을 몇 차례 보러 간 적이 있다”라며 “처음에는 어렵고 무서운 선배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지내보니 부드럽고 다정다감하며 재밌더라”고 했다.
조승우는 “제가 대학교 한 학번 선배지만, 이요원 씨가 먼저 데뷔해서 (연기) 선배”라며 “방송은 처음이라 이요원 씨에게 촬영 들어갈 때 카메라 보는 걸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됐다’고 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동물과 교감하고, 감정이 있는 모든 것을 치유하려는 백광현의 모습이 좋았다”라며 “작품이 가진 따뜻한 마음이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데뷔 13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 조승우가 응답했다


끝없는 러브콜에 조승우가 응답했다



여러 작품의 러브콜을 마다하며 영화와 무대에만 전념하던 조승우의 마음을 돌려놓은 건 뭘까.
“데뷔 이래 줄곧 뮤지컬과 영화를 병행해왔어요. 드라마에 대한 여러 소문 때문에 용기가 나지 않았죠. 바쁘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찍는 몇 개월 동안 인격이 바뀔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러고 싶지는 않아서…(웃음).”
그는 드라마 출연 계기로 ‘이병훈 PD에 대한 믿음’과 ‘팬들의 열망’을 꼽았다.

데뷔 13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 조승우가 응답했다


“드라마 ‘허준’의 팬이었어요. 매번 ‘본방사수’를 할 정도로 감명 깊게 봐서 언젠가 드라마를 하게 된다면 꼭 저분과 하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이병훈 감독님이었죠. 사실 함께 연출을 맡은 최정규 감독님과 김이영 작가님이 귀찮게 해서 결정했고요(웃음). 제가 서울 신당동 순댓국집과 혜화동 수제비집을 자주 가는데, 거기 어머니 같은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은 저를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삼촌, 만날 영화만 하지 말고 TV에도 나와 줘.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이번 드라마 출연은 더 가까이에서 자주, 오랫동안 그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마음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작년부터 뮤지컬 무대에 많이 섰어요. 공연 끝나고 밖에서 저를 기다리던 팬이 하는 말씀이 ‘저희는 조승우 배우를 자주 보고 싶지만, 이렇게 비싼 공연을 매번 볼 수는 없다. TV에 꼭 출연해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마음이 좀 움직였어요. 아, 내가 몸이 좀 힘들다고 해서 이런 팬들에게 나를 보여드리지 않아서야 쓰겠나 싶었어요. 열심히 해야죠.”
‘마의’에 캐스팅된 이후 다른 일정을 중단하고 승마와 침술교육을 받으며 오로지 백광현이 되려 집중해온 조승우. 팬들은 궁금하다. 그의 매력이 브라운관에서도 통할지, 영화·뮤지컬·드라마 흥행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지 말이다.

◆ 조승우, 너란 남자
출연작 · 수상 경력

영화 1999년 춘향뎐 2001년 와니와 준하, 아미지몽 2002년 후아유, H, YMCA 야구단 2003년 클래식 2004년 하류 인생 2005년 말아톤 2006년 도마뱀, 타짜 2008년 고고70 2009년 불꽃처럼 나비처럼 2011년 퍼펙트 게임 2012년 복숭아나무
뮤지컬 2000년 명성황후, 의형제 2001년 지하철 1호선 2002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03년 카르멘 2004년 지킬 앤 하이드 2005년 헤드윅 2006년 지킬 앤 하이드, 렌트 2007년 헤드윅, 맨 오브 라만차 2010~2011년 지킬 앤 하이드 2011년 조로 2012년 닥터 지바고
드라마 2012년 마의
수상 2004년 제10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자주연상 2005년 제28회 황금촬영상 최우수 인기남우상, 제41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남자연기상, 제42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제42회 대종상영화제 인기상, 제6회 부산영평상 남자주연상, 제1회 프리미어 라이징 스타 어워즈 남우주연상, 제26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제14회 금계백화영화제 해외영화 부문 남우주연상 2006년 제2회 대한민국 대학영화제 올해의 남자배우상 2007년 제1회 대한민국영화연기대상 남우주연상,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 2008년 제2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2011년 제5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2012년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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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우의 별별 인맥

데뷔 13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 조승우가 응답했다


가족
조경수 조승우의 아버지. 1970년대 말 최고의 인기를 누린 가수로 조승우는 아버지의 끼를 물려받아 영화와 뮤지컬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며 출중한 노래 실력을 뽐내고 있다. 누나 조서연 역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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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한 2004년 조승우와 함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주연을 맡았다. 류정한이 서울대 성악과 출신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했다면, 조승우는 섬세한 연기와 그만의 캐릭터 재해석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조승우는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지킬 앤 하이드’를 선택해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김다현 그룹 ‘야다’ 보컬 출신으로 영화와 뮤지컬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배우이자 조승우의 오랜 친구. 1980년생 동갑내기로 계원예술고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이었는데 단국대 연극영화과에도 나란히 진학했다. 1998년 야다 보컬 오디션에 함께 응시해 최종까지 가기도 하고, 뮤지컬 ‘헤드윅’에 공동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등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어주는 존재다.
홍광호 타고난 가창력으로 주목받는 뮤지컬 배우. 조승우에게는 친동생 이상으로 친한 존재. 군악대에 가고 싶어 하던 조승우에게 색소폰을 가르쳐주고 군 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줬을 뿐 아니라 두 사람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닥터 지바고’ 등에서 같은 배역을 맡았다. 갑작스러운 출연 배우 하차로 위기에 빠진 뮤지컬 ‘닥터 지바고’에 출연하도록 조승우를 설득하기도 한 인물이다.

영화

데뷔 13년 만에 첫 드라마 출연 조승우가 응답했다


임권택 조승우를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시켰다. 이몽룡 역을 맡을 때가 19세였다. 이후 임 감독은 그를 자신의 99번째 연출작 ‘하류 인생’에도 캐스팅하며 끈끈한 인연을 과시했다.
정윤철 영화 ‘말아톤’ 감독. 마라톤에 도전하는 스무 살 자폐아 청년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자폐아 마라토너 배형진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조승우는 극 중 자폐아 아들 초원이, 김미숙은 헌신적인 어머니 역을 맡았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킨 작품. 5백18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이 작품으로 조승우는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최동훈 영화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의 감독. ‘타짜’ 주인공으로 조승우를 캐스팅했다. 고니는 시나리오 작업 당시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만든 캐릭터라고 밝히기도. 영화는 전국적으로 관객 6백84만 명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구혜선 조승우를 자신의 두 번째 장편 영화 ‘복숭아나무’에 류덕환과 함께 출연시켰다. ‘복숭아나무’는 조승우의 제대 후 첫 영화. 샴쌍둥이 형제가 겪는 이야기를 다룬 판타지로 그의 쌍둥이 형제 역은 류덕환이 맡았다. 영화는 10월 말 개봉 예정이다.

여성동아 2012년 11월 5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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