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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삼척 산골 아낙네가 보내온 편지

기획 | 한여진 기자 글·요리·제작 | 김희진 사진 | 박정용

입력 2012.10.05 11:06:00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집 앞 감나무가 유난히 가을을 타는 중입니다.
몇 년 전 집터를 닦다 뿌리에 생채기가 난 이후 많이 달리던 열매도 열리지 않고 조금이라도 쌀쌀한 갈바람이 불라치면 곱게 물든 나뭇잎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오늘처럼 비가 온 뒤에는 떨어진 나뭇잎 때문인지 감나무가 더 애달파 보입니다.
나이 든다는 게 문득 이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애달파 보이는 감나무 잎 때문일까요?
잡초만 무성하던 텃밭을 정리하다 늙은 호박 두 개를 발견했습니다. 호박을 보고 있자니 어릴 적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이가 약하셔서 사과나 배 같은 과일을 반으로 잘라 씨를 발라내고 숟가락으로 긁어 드셨는데 철없는 저는 옆에서 힘들게 긁은 그 과일을 넙죽넙죽 받아먹었지요. 할머니는 늙은 호박도 속을 긁어 노란 호박전을 해주셨지요. 호박을 보니 그 달달한 맛과 함께 할머니가 그리워졌습니다. 어쩌면 우리 인연도 갈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정해져 있는데, 그 주어진 시간의 끝을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의 가지가 자꾸 뻗어나가는 것이 가을이라 그런 거라 애써 위로하며, 할머니가 해주셨던 것처럼 호박전을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이별은 이별대로 혹은 내년 감나무의 새싹은 새싹대로 기다리며 가을이 물들어갑니다.

칡가루로 부친 호박전과 호박죽
“할머니가 숟가락으로 호박 속을 긁어 노랗게 구워주셨던 호박전. 달달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가끔 생각나곤 합니다. 동네 어르신이 칡가루로 김치전을 해주셔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 칡가루를 넣은 호박전과 호박죽을 만들었어요.”

호박전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준비재료
늙은 호박 400g, 칡가루·밀가루 3큰술씩, 소금·부추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만들기
1 호박은 잘라 씨를 파 낸 뒤 과육만 숟가락으로 긁는다.
2 ①에 칡가루와 밀가루를 섞고 소금으로 간한다. 호박은 물기가 많으므로 따로 물을 더하진 않는다.
3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간 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송송 썬 부추를 올린다.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호박죽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준비재료
늙은 호박 1kg, 찹쌀 200g, 강낭콩 50g, 소금·설탕 약간씩

만들기
1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크게 썬다. 호박이 잠길 정도의 끓는 물에 호박을 넣고 센 불에서 끓여 푹 익힌다.
2 ①을 나무 주걱이나 거품기로 으깬다.
3 찹쌀은 물에 불려 핸드 블렌더로 으깬다.
4 ②에 으깬 찹쌀과 강낭콩을 넣고 저어가며 끓인다.
5 소금으로 간하고 단맛을 좋아하면 설탕을 조금 넣는다.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따뜻한 룸 슈즈
“한옥인 저희 집에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꼭 준비해야 할 것이 있어요. 바로 겨울까지 발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룸 슈즈. 올해는 감 염색한 면과 리넨으로 만들었어요.”
준비재료 감 염색한 면 35×60cm, 리넨 35×60cm, 얇은 접착솜 25×60cm, 두꺼운 접착솜 13×60cm, 접착심지 35×60cm, 고무줄 20cm
만들기
1 겉감인 감 염색한 면을 시접 1cm로 해 패턴을 그린다.
2 겉감의 발등 부분에 얇은 접착솜을 붙이고, 바닥은 두꺼운 접착솜을 붙여 누빈다.바닥에 붙일 접착솜은 시접이 필요 없다.
3 안감인 리넨에 접착심지를 붙이고 시접 1cm로 해 패턴을 그린다.
4 겉감, 안감 발등 부분을 각각 발뒤꿈치에 시접 1cm로 박음질한다.
5 겉감과 안감을 겉끼리 마주 보고 발등 윗부분을 시접 1cm로 해 박고 가위집을 넣는다.
6 ⑤의 발뒤꿈치 부분에 고무줄 들어갈 만큼 박음질하고, 고무줄을 넣은 뒤 고무줄을 양옆 겉감 쪽에서 박음질한다.
7 발등 부분과 바닥의 겉감을 겉끼리 마주 보고 시침질한다.
8 ⑦의 반대편에 발바닥 안감을 놓고 창구멍을 제외한 부분을 박음질한다.
9 창구멍으로 뒤집은 뒤 공그르기 한다.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가을 느낌 물씬~ 감빛 물든 커튼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시골집에는 마당에 화장실이 있는 경우가 있지요. 저희 집에도 밭일 하다가 흙투성이 된 손발을 간단히 씻기 좋게 외부 화장실이 있는데 커튼이 낡아 가을 느낌으로 새 단장 했어요. 감잎으로 염색한 면으로 커튼을 만들어 달았더니 가을 느낌이 물씬 나네요.”
준비재료 감잎 염색한 면
만들기
1 면의 너비는 창 크기의 2배, 길이는 원하는 길이+23cm를 준비한다.
2 원단의 양 옆을 시접 2cm로 해 두 번 접어 박는다.
3 커튼 위와 아래를 각각 1.5cm로 접고 다시 10cm 접어 눌러 박는다.
4 위에 5cm, 아래 5cm 부분을 박아 커튼 봉을 넣는다.

가을바람을 타고 온 옛 추억 하나


김희진(41) 씨는…
강원도 삼척 산골로 귀농해 남편은 천연염색을 하고,그는 규방공예를 하며 살고 있다. 초보 시골 생활의 즐거움과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블로그(http://blog.naver.com/meokmul)를 통해 전하고 있다.

여성동아 2012년 10월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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