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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뭘 해도 믿음직! 멀티플레이어 이승기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문형일 기자, MBC 제공

2012. 04. 16

‘차세대 강호동’으로 불리며 예능계를 점령했던 이승기가 얼마 전 ‘1박2일’ ‘강심장’을 동시에 그만두고 연기에 ‘올인’ 하고 있다. 이승기와 하지원의 커플 연기로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됐던 드라마 ‘더킹투하츠’에서 미워할 수 없는 뺀질남, 왕자님으로 변신한 이승기의 연기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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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모범생의 얼굴을 한 이승기(25)가 드디어 ‘엄친아’ 꼬리표를 떼고 남자로 거듭나려 한다. 변화의 출발점에는 드라마 ‘더킹투하츠’가 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이재규 PD와 홍진아 작가가 새롭게 내놓은 MBC 수목드라마 ‘더킹투하츠’는 우리나라가 입헌군주제라는 가설 아래 남한 왕자 이재하(이승기)와 북한 여장교 김항아(하지원)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극 중 이재하는 자칭 천재로, 갑갑한 왕위에서 도망칠 궁리만 하지만 입헌군주국의 허울만 좋은 왕이었던 형의 죽음으로 내면에 숨겨뒀던 냉철함과 추진력을 펼쳐 보인다. 얼핏 보면 지금껏 맡아온 ‘철부지에 뺀질대는’ 캐릭터와 비슷하지만, 내면의 상처와 갈등을 진지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이승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남성적인 매력도 한층 높아졌다. 이번 촬영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이승기는 군복도 잘 소화하며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3월 중순 ‘더킹투하츠’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승기는 날렵해진 턱선과 짧은 헤어스타일 등 외모에서도 많은 변화가 느껴졌다.
최근 이승기는 몇 년 동안 자신을 호감 이미지로 만들어준 예능을 접었다. 2006년부터 출연해 국민적 인기의 발판이 돼준 KBS ‘1박2일’에서 하차했고, 강호동의 공백을 메우며 든든한 MC로 활약했던 SBS ‘강심장’에서도 물러났다. 예능인 이미지를 벗고 노래와 연기에 매진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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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투하츠’에서 하지원과 호흡을 맞추는 이승기. 이 드라마 성공 여부가 ‘배우 이승기’의 앞날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1박2일’은 예전부터 종영이 예정돼 있었고, ‘강심장’은 강호동 선배님이 물러난 뒤 혼자 진행을 하면서도 늘 아직까지는 제가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공교롭게도 드라마와 시기가 맞물린 것이지 드라마 때문에 예능을 일부러 접은 건 아니에요. 물론 예능을 했다면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드라마에 더 집중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실제로 6년 가까이 한 달에 두 번씩 ‘야외 취침’을 해온 그로서 예능을 그만둔 뒤 생활에 변화가 클 법한데 그 역시 “덜 피곤한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예능을 할 때에 비해 시간 여유가 많아진 것도 아니다. 과거 예능에 쏟았던 에너지를 오로지 연기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드라마를 할 때는 예능을 병행해도 연기할 때 몰입하면 드라마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예능을 그만두고 보니 확실한 차이를 느끼겠더라고요. 그 시간에 현장에 나가고 대본을 더 보니까 예전에는 몰랐던 미세한 집중력의 차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1박2일’ ‘강심장’을 끝냈지만 모든 스케줄을 드라마 촬영에 맞추고 있어서 결코 한가하진 않아요. 드라마 종방까지 쉴 새 없이 달려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마·한류계 동시에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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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드라마는 기존의 드라마에 비해 스케일 면에서도 방대하고 이승기 역시 다른 활동을 일체 중단한 채 몰입하는 작품인 만큼 그 스스로 거는 기대도 크다. 물론 극 전체를 이끌어가야 하는 점에서 부담이 있지만 그의 든든한 조력자로 하지원이 있다. 매 작품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는 하지원이 있기에 이승기는 새롭게 연기를 배우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더킹투하츠’를 하면서 ‘연기는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다시 한 번 느끼고 있어요. 배우들이 연기를 두고 ‘평생 하고 싶은 직업’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저 빼고 연기 잘하는 분들이 워낙 많으셔서 늘 불안한 마음에 현장에 일찍 나가는데, 선배님들께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특히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많은 하지원씨가 언제나 자상하게 잘 지도해주세요. 듣던 대로 정말 착하고, 항상 웃는 얼굴로 편하게 대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오늘 오전에 키스신 촬영을 하고 왔어요. 친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장면을 찍으면 더 어색해질 수도 있는데 누나도 그렇고 저도 편안하게 촬영을 마쳤어요. 나중에 누나가 ‘생각보다 대담해서 놀랐다’고 하던데, 워낙 편안하게 해줘서 제 안에 있는 모든 걸 끄집어낼 수 있었어요(웃음).”
앞으로 이승기는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타 지상파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 ‘적도의 남자’ 엄태웅과 수목극 쟁탈전을 벌이게 됐다. 상반기 1차전은 MBC ‘해를 품은 달’의 완승으로 끝났기에 후속 드라마의 주연으로 부담감이 클 법하다. 하지만 그는 “결코 저 혼자 이끌어가는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 주연 분들이 저와 경쟁한다고 생각하시면 오산일 것”이라며 재치 있게 말했다. 1년 가까이 동고동락했던 엄태웅과는 3월 중순 ‘1박2일 시즌2’ 첫 방송 이후 전화로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이승기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군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군 입대 시기를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은데 이날 이승기는 항간에 떠도는 입대설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의사를 밝혔다.
“신체적으로 큰 하자가 없는 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곳이 군대인 만큼 저 역시 언젠가는 꼭 갈 겁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기를 말씀드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어요. 언젠가는 갈 테니 그때도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웃음).”
한편 이승기는 가수로서 일본 활동도 시작한다. 3월 6일 일본 오리콘 차트에 따르면 이승기 일본 첫 싱글 앨범 ‘연애시대’는 이날 발매되자마자 하루에만 2만여 장의 판매를 기록하며 일일 차트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연애시대’에는 지난해 발매한 정규 5집 앨범 수록곡 ‘연애시대’와 ‘친구잖아’의 일본어 버전이 실려 있다. 앞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할 예정으로 6월 1일 도쿄의 부도칸에서 일본 첫 단독 공연을 펼친다.
연기와 노래, 두 분야에서 모두 ‘왕’의 위엄을 보여준다면 2012년은 단연 ‘이승기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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