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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여왕’ 등극 김하늘 15년 연기 생활, 슬럼프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글 | 김지영 신동아 기자 사진 | 조영철 기자

입력 2012.03.22 16:54:00

데뷔 15년이 됐지만 유난히 상복이 없던 김하늘이 영화 ‘블라인드’로 2011년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대중의 사랑과 평단의 관심을 모두 거머쥔 김하늘이 털어놓은 ‘내 이름에 책임질 나이’에 대하여….
‘스크린 여왕’ 등극 김하늘 15년 연기 생활, 슬럼프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올 들어 최저 기온을 기록한 2월8일 오후, 김하늘(34)은 매서운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카메라를 마주했다. 은은한 파스텔톤 니트 티셔츠에 원색 미니스커트를 받쳐 입은 그에게선 화사한 봄기운이 느껴졌다. 그런데 깡마른 체형이 아니었다. 제법 볼륨이 있고 신장에 비해 다리가 길고 곧게 뻗어 키도 프로필(168cm)보다 더 커 보였다. 포토샵으로 다듬은 듯 미끈한 몸매는 어떤 옷을 걸쳐도 패션 화보였다. ‘패셔니스타’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았다. 옷 잘 입는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공개 석상에서는 신경을 쓰지만 평소엔 신경을 안 써요. 수입을 부모님이 전적으로 관리해주시고 저는 카드만 가지고 다니는데 명품엔 관심이 별로 없어요. 일 없을 땐 주로 운동을 하니까 운동복이나 큰 가방을 사게 되더라고요. 외출할 때는 편안한 캐주얼 차림을 즐기고요. 브랜드나 스타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 몸인 것 같아요. 몸을 잘 만들면 티셔츠에 반바지만 입어도 예뻐요. 그게 힘들다 싶으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스타일로 가야죠.”
그는 사진 촬영 내내 단 한 컷도 얼렁뚱땅 넘기지 않았다. 옷이나 포즈가 불편해도 언짢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환한 미소로 분위기를 띄우는 그를 보니 출연작 대부분이 좋은 성적을 낸 건 우연이 아닌 듯싶었다.

여우주연상 수상, 오래 걸렸기에 더 뜻 깊고 감사해
그는 지난해 스릴러 영화 ‘블라인드’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은 데뷔 후 처음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살인 사건의 목격자인 경찰대 출신 시각장애인 역을 맡아 후각과 청각, 촉각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당시 수상 소감에서 그는 “상을 염두에 두고 연기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내 이름이 후보로 노미네이트될 때마다 다른 분들이 상 받는 걸 보면 부러웠다”며 “언젠가 나도 모두가 박수쳐줄 수 있는 순간에 상을 받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수상 후 정말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고, 한결같이 덕담을 해주셔서 뿌듯했어요. 일찍 받았다면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요. 대종상 때는 깨끗하고 기분 좋은 느낌이었는데 청룡영화제 때는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많은 분들이 이번에도 제가 받을 것 같다고 하셔서요. 그래서인지 시상식 이후 녹초가 되더군요. 대종상 때는 뒤풀이를 거하게 했는데 청룡영화제 때는 그냥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축하받았고 이튿날 아침까지 잠을 못 잤어요. 한 해를 정리하면서 앞으로도 변치 말자고 다짐했죠.”
김하늘은 1996년 패션모델로 시작해 98년 영화 ‘바이준’으로 연기에 입문했다.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주연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대중적인 인기도 꾸준했다.
“돌아보면 운이 좋았어요. 어릴 때부터 배우의 꿈을 품고 열심히 오디션 보고 연기 수업 받으면서 이 길로 들어선 게 아니거든요.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의류 광고를 찍었고 바로 영화 오디션을 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와서 갔는데 그날 밤 캐스팅됐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그 작품이 ‘바이준’이에요. 오랫동안 여주인공을 못 찾고 있다가 제가 마지막에 캐스팅됐어요. 연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순전히 이미지만 보고 저를 주인공으로 뽑은 거였고, 그 영화 덕에 생각지도 않던 드라마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죠. 돌아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고, 이것이 운명이구나 싶어요.”
어릴 때는 연기에 관심이 없었나요 ?
“전혀요. 연기자 중에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분이 많다고 하던데 저는 유난히 심했어요. 어릴 때부터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걸어본 적이 없어요. 학교에 가도 짝에게 단 한 번도 먼저 말을 건 적이 없어요. 늘 제게 가장 먼저 말을 건 사람과 친구가 됐죠. 친구가 한 명 생기면 그 친구의 친구들과 친해진다든지 그런 식으로요. 수업 시간에도 발표 한 번 안 해봤어요. 중·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들이 생기면서 성격이 좀 쾌활해졌지만 그때도 먼저 친구에게 다가가진 못했어요.”

한때 우상이었던 가수 김성재 만날 욕심에 모델 지망
고교 시절 김하늘이 의류 광고 모델이 된 것도 친구들의 공이다. 당시 그는 남성 듀오 ‘듀스’의 멤버였던 고(故) 김성재의 팬이었다. 그 사실을 안 친구들이 어느 날 김성재의 사진을 가져와 그에게 보여줬다. 김성재가 전속 모델로 활동 중인 스톰의 광고 사진이었다. 친구들은 사진 하단에 난 한 줄짜리 모델 모집 공고를 가리키며 그에게 한번 도전해보라고 부추겼다. 그도 자신의 우상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사람(김성재)의 얼굴을 볼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겠단 생각에 제 사진을 보냈는데 1년 뒤 재수할 때 연락이 오더군요. 원래 여자 모델을 뽑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뽑으니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요. 알고 보니 오디션 담당자가 제 사진을 버리지 않고 따로 보관하고 계셨더라고요(웃음).”

‘스크린 여왕’ 등극 김하늘 15년 연기 생활, 슬럼프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스크린 여왕’ 등극 김하늘 15년 연기 생활, 슬럼프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해 스톰 2기 모델로 선발됐지만 그가 바라던 김성재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사이 김성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탓이다. 그때까지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있던 그는 모델이 된 뒤에야 자신의 길을 찾아 이듬해 서울예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그리고 그해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바이준’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는 행운을 잡았다.
“처음엔 너무 괴로웠어요. 연기를 못해서 혼나도 남을 원망했어요. 하지만 연기 경험이 없는 저를 가능성만 보고 캐스팅했을 텐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자존심이 상하더라고요. 이번 작품만 하고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엄마나 친구들도 금방 그만둘 줄 알았대요.”
당시 그에겐 매니저도 차도 없었다. 새벽 대여섯시까지 스태프 집합 장소로 달려가 같이 밥을 먹고 촬영장으로 가는 일과가 반복됐다. 이동할 때마다 스태프의 차를 얻어 타고, 첫 신이든 아니든 무조건 새벽 6시까지 가야 하니 몸도 마음도 피곤했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며 “너무 힘들어서 남모르게 엉엉 울었다. 우는 것조차 자존심이 상해서 남에게 보이기 싫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힘들었는데 어떻게 극복한 것일까.
“슬슬 재미가 느껴졌어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요. 영화 촬영장에는 60, 70명이 모여 일하는데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장 분위기가 싫지 않았어요. 힘들었지만 작품을 무사히 끝내고 나니 광고 제의도 많이 들어오고 여러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때 매니저가 생기면서 ‘해피투게더’를 시작으로 드라마에도 출연하게 됐죠.”
이후 그는 드라마 ‘햇빛 속으로’ ‘피아노’ ‘로망스’ ‘유리화’ 등에 캐스팅돼 승승장구했다.
▼ 드라마는 예외 없이 인기를 끌었는데 작품 고르는 기준이 뭔가요?
“재미있게 읽히는 작품을 선택할 뿐이에요. 제 마음에 깊이 와 닿는 작품이요.”
데뷔 후 늘 행복했던 건 아니다. 30대가 되기 직전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는 “그때가 인간으로서나 배우로서나 최대 위기였다”며 “사생활도, 인간관계도, 일적으로도 다 최악이었다”고 고백했다.
▼ 슬럼프에 빠진 계기가 있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좋은 일이 한꺼번에 오는 것처럼 힘든 일도 한꺼번에 오더라고요.”
▼ 어떻게 극복했나요.
“운동으로 극복했어요. 트레이너 선생님이 운동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한 시간 동안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운동하니까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처음 슬럼프가 왔을 때는 작업 끝나면 집에만 있었어요. 집에 있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심각해졌어요. 기운이 없어서 사람들 만나기도 싫고 나가는 것도 귀찮고 자꾸만 구석으로 가려고 했죠. 그런데 운동하면서부터 에너지가 나오고 성취욕이 생기더라고요. 몸에서 도파민이 나와서 그렇다던데, 나 자신과 싸우는 방법도 운동하면서 터득했어요. 선생님이 잘 쉬는 것도 운동의 연장이라고 해서 적절히 쉬고 잘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려고 노력해요. 길게는 안 해요. 한 시간 반 정도 하죠.”
▼ 다시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여러 작품을 하다 보니 두 번씩 같이 한 배우가 꽤 되는데 전 매번 새로운 사람과 연기하고 싶어요. 편하고 익숙한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 새로운 파트너라면 누구요?
“연하나 또래와는 많이 해서 연상의 남자 선배들과 연기하고 싶어요. 김윤석 선배님처럼 연기에서 연륜과 깊이가 묻어나는 분들을 만나 연기로 열심히 한번 붙어보고 싶어요. 혼나기도 하면서 가르침도 받고 싶고. 그럼 에너지가 더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이제 자신보다 주변 사람을 먼저 챙기게 돼
지난해에는 상대역이 모두 연하였다. ‘블라인드’에서는 ‘국민 남동생’ 유승호를, ‘너는 펫’에선 ‘신 한류왕자’ 장근석을 연기 파트너로 만났다. ‘너는 펫’은 재색을 겸비한 골드미스가 연하의 꽃미남과 엮어가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다. 그를 만난 날은 마침 ‘너는 펫’ 프로모션차 일본 출국을 이틀 앞두고 있었다. ‘너는 펫’은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1월21일 일본에서 개봉한 첫 주부터 현지 박스오피스 5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관객몰이 중이다.
▼ 장근석씨의 일본 팬들이 질투하진 않던가요?
“안 하더라고요, 다행히(웃음). 비슷한 연배가 아니라서 그런 건지, 제가 근석씨를 털털하게 대해선지 질투하는 사람은 없어요.”
▼ ‘1박2일’에서 보여준 털털한 모습은 약간 의외였어요.
“원래는 내성적이었는데 연기하면서 많이 변했어요. 상대방이 불편해하거나 오해하니까.”

‘스크린 여왕’ 등극 김하늘 15년 연기 생활, 슬럼프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 오해를 받은 적이 있나요?
“많았죠. 하하하. 저에 대한 선입견이 많았거든요. 예전엔 오해를 사면 저 혼자 끙끙 앓았는데 팬도 많아지고 제 이름에 책임질 나이가 되면서 오해하게 만든 나한테도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오해하지 마세요’라고 일일이 말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오해를 만들지는 말자고 결심했죠. 우선 주변 사람들부터 편하게 만들어줘야겠더라고요. 나로 인해 그들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게요. 예전에는 챙김을 받는 쪽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먼저 챙기는 편이에요. 근데 올 들어 생각이 많아졌어요. 밖에 나가면 항상 활기차고 즐거운데 집에 있을 땐 간혹 멍하거든요.”
▼ 성격을 바꿔보려는 노력이 버거웠던가 보네요.
“억지로 즐거운 척한 건 아니에요. 그게 훨씬 편하고 좋았어요. 한 번 웃을 것을 세 번 웃으면 진짜 웃어지잖아요. 가식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 그렇게 했는데 어느 순간 그조차도 지치더라고요. 너무나 밝게 살려다 보니 지친다는 걸 지난 연말부터 느끼기 시작했어요. 아무튼 요새 좀 변하긴 했지만 가까운 친구들과 엄마 앞에선 여전히 많이 웃어요.”
▼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불편하진 않은가요?
“예전엔 불편했는데 지금은 많이 편해졌어요. 사람 많은 데 안 가고, 밖에선 모자 쓰고 다니거든요. 제 취미가 여행인데 여행도 주로 사람이 북적대지 않는 시골로 가요. 우리나라에 좋은 곳이 정말 많거든요.”
▼ 주로 누구와 여행을 가나요?
“학창 시절 친구들이요. 지금도 친하게 지내거든요. 집에서 놀 때도 많아요. 친구들이 음식을 잘해서 같이 밥 먹고 술도 마시고 그래요. 술을 잘 하는 편은 아닌데 마셔야 할 땐 와인 마셔요. 맥주는 배불러서 싫고, 와인은 기분 좋게 적당히 마실 수 있으니까. 술 마시고 기분 좋아지면 친구들한테 전화 걸거나 사진 찍어요. 술 취한 제 얼굴을요. 술 깨고 보면 재미있어요. 그러면서 혼자 웃다가 지워요.”
그의 다음 연기 파트너는 장동건이다. 둘은 5월 방영되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미중년의 로맨스를 그린 이 작품은 ‘시크릿 가든’의 명콤비인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가 만든다. 연기 대신 다른 것들에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는 스타들 틈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그를 보며 천생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에게 다시 배우로 태어나고 싶은지 물어봤다.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사랑받는 일이고,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다른 직업이어도 상관없어요(웃음).”

김하늘의 진실 게임
“치열한 사랑보다 성숙한 사랑이 좋아”

어느덧 그도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독신주의가 아니라면 한번쯤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한 나이. 사랑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현재 사귀는 남자 친구는 없다”는 김하늘. 진실 게임을 통해 그의 애정관을 살펴봤다.
상대가 연하라도 상관없나요?
“연애 상대로는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결혼은 연하와 하고 싶지 않아요.”
연애 따로, 결혼 따로?
“그게 가능한가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다만 연하보다는 연상이나 동갑이 좋아요.”
동화 속 왕자님 같은 남자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나요?
“아니요. 지금까지 첫눈에 반한 남자는 없어요. 중·고등학교 때 빼놓고요. 원래 전 첫눈에 반하지 않아요. 오래 지켜보다가 좋아지면 그때 표현해요. 좋아한다는 말을 대놓고 하진 않아도 어떤 식으로든 제 마음을 표현해요. 그 사람과 잘 되든 안 되든 그래야 후회가 없죠.”
그렇게 표현하면 사랑이 이뤄지던가요?
“잘 안 됐어요(웃음).”
남자에게 차인 적이 있나요?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적은 없어요. 먼저 이별을 통보한 적은 있는데 바로 헤어지게는 안 되더라고요. 상대방이 이별을 받아 들이지 못하니까 몇 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가 서로 합의하에 헤어졌어요.”
사랑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될까요?
“그렇지 않던데요. 내 연애담은 아니잖아요.”
‘스크린 여왕’ 등극 김하늘 15년 연기 생활, 슬럼프 그리고 사랑을 말하다
공개 연애 하는 커플이 부러운가요?
“공개해서가 하니라 연애하는 그 자체가 부러워요.”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요?
“상황이나 방식은 다를지라도 모든 사랑은 닮았다고 생각해요. 그중에서도 내 사랑이 가장 예쁜 사랑이 아닐까요. 작품 안에서 특이한 사랑을 많이 해서인지 그런 사랑은 원치 않아요. 연애를 해보니 치열한 사랑보다 성숙한 사랑이 좋은 것 같아요. 끊임없이 서로 신뢰하는 느낌을 주는 그런 사랑이요.”
이상형이 있나요?
“있죠. 웃는 모습이 예쁘고 올바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좋아요.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자기 중심이 있어서 제자리로 돌아올 줄 아는 사람, 그만큼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 함께 여행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여행을 무척 좋아해서 자연 안에서 느끼는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걸 못 느끼는 사람이 참 많더라고요. 너무 치열하게 살아서 그런가 봐요.”
결혼은 언제 할 건가요?
“언젠가는 하겠죠. 그런데 결혼하면 엄마가 섭섭해하실 것 같아요. 지금은 ‘우리 딸은 언제 갈까?’ 하고 물어보시지만 1~2년 전까지만 해도 보내고 싶어 하지 않으셨어요. 저라도 그럴 것 같아요. 잘 키운 딸 남 주려면 얼마나 아까우시겠어요. 하하하.”


여성동아 2012년 3월 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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