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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 채널A PD들이 뽑은 예능계 다크호스

강호동 빈자리 누가 메울까?!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1.11.16 14:00:00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한 달이 넘었다. ‘1박2일’ ‘강심장’ 모두 순항하고 있지만 그의 부재가 아쉬운 건 사실이다. 방송계에선 이 틈을 타 차세대 메인 MC로 누가 새롭게 등극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 동아일보 채널A PD들이 뽑은 예능계 다크호스 4인의 저력을 알아봤다.
우리나라 예능계는 지난 5년간 강호동-유재석 2강 구도로 유지됐다. 하지만 얼마 전 강호동이 ‘탈세 논란’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하면서 방송계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강호동의 부재가 다른 예능 2인자들에게는 호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강호동을 완벽하게 대체할 정도의 파워는 아니지만 차세대 MC로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은 있다. 과연 누가 호랑이 없는 굴에서 왕 노릇을 할 수 있을까. 동아일보 종합편성 채널A 예능 PD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재석·신동엽·김용만 등 이미 단독 MC로 활동 중인 인물들은 제외했다.

#1위 이승기 - 매끄러운 진행 능력, 부드러운 카리스마
프로그램 장악력 ★★★★☆ 순발력 ★★★★ 포용력★★★★★ 두뇌 회전력 ★★★★

종합편성 채널A PD들이 뽑은 예능계 다크호스


‘포스트 강호동’으로 첫손에 꼽히는 인물은 단연 이승기다. ‘1박2일’과 ‘강심장’을 통해 과거 강호동의 역할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심장’의 경우 이승기는 단독 MC로 나선 첫 방송에서 호평을 받았을 뿐 아니라 시청률도 소폭 상승했다. 이날 방송은 ‘혼자서도 잘해요’ 스페셜로 꾸며졌는데, 이승기는 “지금은 많이 허전하지만 내 옆자리가 시청자들의 자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오프닝을 했을 뿐인데 하루 녹화를 다 끝낸 것 같다. 혹시 내가 말이 없으면 게스트들이 좀 치고 들어와주기 바란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직후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승기의 진행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첫 단독 MC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1박2일’에서도 이승기의 영민함은 돋보였다. 그는 ‘장터특집’에서 안정적인 진행과 함께 예능감도 뽐냈다. 방송에서 어르신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한편 ‘허당쇼’를 선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채널A 제작본부 이상훈 국장은 이승기가 ‘포스트 강호동’으로 꼽히는 이유에 대해 “이승기의 가장 큰 장점은 똑똑하고 순발력이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강호동과 함께 프로그램을 하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 예능은 ‘숙성’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이승기는 어리지만 충분히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고 평했다.
‘강심장’에서의 활약을 놓고 봤을 때, 이승기의 또 다른 강점은 게스트를 포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집단 토크의 특성상 게스트들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데 그럴 때마다 이승기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간다.

종합편성 채널A PD들이 뽑은 예능계 다크호스

(왼쪽) 이상훈 채널A 제작 2팀장/국장 (오른쪽) 박세진 PD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승기가 계속 예능을 이어갈지가 미지수. 채널A 박세진 PD는 “예능 쪽에서는 이승기를 강하게 원하지만 본인이 언제까지 예능을 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승기가 강호동의 빈자리만 메운 뒤 본업인 노래와 연기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본 진출과 군 입대설도 돌고 있어 앞으로 얼마 동안 MC 역할을 수행할지는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MC로서의 자질은 충분하지만, 본인이 예능 쪽에서 한 단계 더 발돋움할지, 아니면 본업에 충실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와 관련해 이상훈 국장은 “연기와 예능 프로 진행을 놓고 봤을 때 MC는 코미디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승기 입장에서는 당분간은 연기 역량을 더 키운 뒤 MC는 좀 더 나이 들었을 때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2위 이수근 - 타고난 재치, 성실한 이미지가 주 무기
프로그램 장악력 ★★★☆ 순발력★★★★★ 포용력★★★☆ 두뇌 회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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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의 잠재력은 최고의 ‘사이드 키커’라는 점에 있다. ‘1박2일’이나 ‘김승우의 승승장구’를 보더라도 메인 MC를 띄워주는 역할을 월등히 잘해낸다. 타고난 순발력과 재치는 바로 웃음 코드로 이어지고,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시청자와 제작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대다수 개그맨 출신 MC들처럼 콩트개그로 시작해 예능 프로그램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만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갖췄다. 또한 강호동과 함께 ‘1박2일’에 출연하면서 ‘강호동식 진행법’을 익혔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이 국장은 이수근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밑바닥부터 쌓아온 숙련된 개그감을 꼽았다. “내공으로 따지면 이수근을 따라올 자가 없다. 입담, 순발력에서 최고다. ‘1박2일’을 보더라도 웃기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건 거의 다 이수근이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착실하게 계단을 밟아간다면 톱 MC 자리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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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혁 PD는 상대방이 아닌 자신을 낮추며 웃음을 유발하는 이수근의 개그 스타일을 높이 평가했다. 이 PD는 “이수근의 개그를 유심히 살펴보면 자신이 망가지면서 남을 즐겁게 해준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분명 다른 예능맨들과 비교해 차별화되는 점이다. 인성 면에서도 방송 관계자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는다. 근면 성실하고 예의 바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독 MC를 맡았을 때 프로그램을 온전히 장악할 수 있을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승기처럼 전반적인 진행 능력을 검증받을 만한 무대가 아직 없었기 때문에 단독 진행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다는 것. 이진민 PD는 “‘1박2일’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로드(일정한 포맷이 정해져 있지 않는 상황) 쪽에서 강점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걸 보면 아직까지는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아쉬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점차 전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생기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승연 PD도 지금껏 쌓아온 기량을 잘 다듬으면 충분히 톱MC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한 표 던졌다. 이 PD는 “지금은 정리 단계라고 본다. 본인 스스로 어느 위치에 왔는지를 잘 알 것이다. 머리가 좋을 뿐 아니라 평소 이미지 관리도 잘해왔기 때문에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3위 붐 - 군 제대 후 출연료 50% 상승
프로그램 장악력 ★★★ 순발력★★★★ 포용력★★★ 두뇌 회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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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답게 방송 데뷔 전 필드에서 쌓아온 예능감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조금씩 존재감을 알려왔다. 더욱이 군 생활을 통해 기존의 ‘싼티’ 이미지를 어느 정도 벗어던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군 제대 후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을 단번에 섭렵했고, 예능국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수근과 함께 섭외 0순위에 올라 있다.
이승연 PD는 “일반 시청자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붐이 군대에서 연예 사병으로 활동하면서 단독으로 진행하는 능력을 키웠을 거란 기대를 갖고 있다. 실제로 군 복무 중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한 걸로 알고 있다. 솔직히 ‘포스트 강호동’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대기만성형 MC로서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세진 PD 역시 붐의 발전 가능성에 동의하며 “군대에 있을 때 아쉬워하는 방송 관계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예능프로그램을 짤 때 패널 중 한 명은 붐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는 것. 붐이 가지고 있는 ‘싼티’ 이미지가 방송에서는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문혁 PD는 “예능계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최고의 MC는 강호동, 신동엽, 유재석 등 다양하지만 붐은 우리나라에 하나뿐이다’. 그만큼 붐의 이미지가 꼭 필요할 때가 있다”고 거들었다.
더불어 앞으로 얼마나 자신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느냐에 따라 향후 위치가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순겸 PD는 “방송 관계자들에게 인기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군 제대 후 출연료가 50% 이상 상승했고, ‘싼티’ 이미지도 많이 벗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좀 더 총력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4위 유세윤 - 천재적 감각, 스스로 즐기는 진행
프로그램 장악력 ★★ 순발력★★★★☆ 포용력★★ 두뇌 회전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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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그맨(뼛속부터 개그맨)’이라고 불릴 정도로 생활 자체가 개그일 뿐 아니라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유세윤을 ‘천재’라 부른다. 개그를 할 때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쇼에서도 기발한 웃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남성듀오 유브이(UV)로 음반 발표를 하는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만의 개그 코드를 구축해오고 있어 마니아층도 두껍다. 박세진 PD는 “아이디어가 굉장한 개그맨이다. 과거에 동료 개그맨 유상무가 ‘유세윤은 천재다. 손대는 것마다 잘된다. 꼭 좀 안됐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잠재력이 크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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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유세윤이 4위에 꼽힌 이유는 따로 있다. 채널A PD 모두 유세윤의 비주류다운 성향을 무리수로 꼽았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본인 스스로 흥이 나야만 무대를 장악한다는 것. 능력 면에서는 오히려 붐보다 앞서지만 호불호가 명확한 성향 때문에 앞으로의 활약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박세진 PD는 “스스로 즐기면서 좌중을 휘어잡는 능력이 충분한데, 그 끼를 얼마나 많이 보여줄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PD들이 꼽는 MC로서의 자질은 무엇일까. 김완진 PD는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장악력이라고 말했다. 순간의 재치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것. 김 PD는 “연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완급 조절을 잘하는 진행자가 진짜 프로라 할 수 있다. 역으로 강호동이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11년 11월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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