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야! 가스 밸브 잠그고, 어서 식탁 밑으로 피하세요!”
리히터 규모 7의 지진이 작은 주방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냄비가 흔들리고 탁자 위 그릇이 떨어질 듯한 아찔한 상황. 비록 가상이었지만 중학생 참가자들은 미리 배운 지진 대피 요령대로 침착하게 대처했다. 3~4분 정도 짧은 지진 체험을 마친 서원중학교 박윤아양(14)은 “진짜 지진 같았다”며 “규모 7 지진에도 무서웠는데 일본은 규모 9 지진에 쓰나미까지 닥쳤으니 얼마나 끔찍했겠냐”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지진 관련 실내외 체험이 가능한 이곳은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보라매 안전체험관. 지난해 5월 문을 연 전문 재난체험관으로 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후 평일·주말 할 것 없이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
보라매 안전체험관 1층에 있는 지진체험장 교육의 첫 순서는 지진 관련 영상물을 보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면서 우리나라 지진 현황을 파악하고 지진 대피 수칙을 습득한다. 이후 강도에 따라 흔들리는 바닥의 진동판 위에 꾸며진 실내 가정집 부엌 세트장에서 지진을 체험한다. 실내 지진을 체험할 때는 가스 밸브 잠그기, 전기차단기 내리기, 출입문 열어 의자로 고정시키기 등의 대피 요령을 실행해야 한다.
실내 지진 체험을 마치면 붕괴된 건물 안에서 밖으로 탈출하는 체험을 한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복도의 외벽을 따라가다 보면 실외 지진체험장 입구로 들어선다. 무너진 담벼락, 망가진 자동차 등 지진으로 폐허가 된 시가지를 구현한 실외 지진체험장에선 밖에 있을 때 지진이 났다면 어떤 식으로 대피해야 하는지 배운다. 먼저 건물에서 최대한 떨어져 공터 한가운데로 대피해야 하며, 여진으로 땅이 흔들릴 때는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몸을 최대한 바닥 가까이 낮춰야 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운영하는 보라매 안전체험관은 중·고등학생과 성인이 주로 참여하지만 보호자를 동반한 유아도 체험 가능하다. 2003년에 만들어진 광나루 안전체험관은 유아 및 초등학생이 주 대상이다. 두 안전체험관 모두 지진체험장을 비롯해 태풍, 화재 등 다양한 안전사고와 관련된 교육장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 특징. 매주 월요일, 매년 1월1·2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오후 시간대별로 운영하고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인터넷 및 전화 예약은 필수다.
좀 더 상세한 지진 교육과 생생한 지진 대비 체험을 하고 싶다면 국립과천과학관을 찾아보자. 국립과천과학관 1층 기초과학관 내 ‘지진체험실’에는 크게 4가지 지진 체험 코너가 마련돼 있다. 그래픽을 통해 지진 개념과 발생 원인을 배우고, 지진 모니터를 보며 최근 일어난 국내외 지진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이내믹 지진체험관’의 지진 시뮬레이터에 탑승하면 3D 입체 영상을 보며 지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도심에서 버스를 타고 가다 지진을 겪는 가상 체험을 줄거리로 규모 5.8에서 7까지의 지진 강도를 느껴볼 수 있다. 1회당 15명씩 국립과천과학관 매표소 현장에서 선착순 예약을 받으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12회 운영하고 있다. 상설전시관 입장료를 내면 이용료는 무료다.
소방서에서도 지진 대비 교육과 지진 체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일반 가정집 주방으로 꾸며진 세트장에서 규모 3, 5, 7까지 단계별 지진 체험이 가능하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5세 이상 유아부터 참여할 수 있으며, 지진 체험 외에도 심폐소생술 체험, 화재대피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 각 소방서 인터넷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 지진 대비 7가지 생존 필수품
수건 화재 시 뜨거워진 문고리를 잡거나 물에 적셔 마스크로 사용할 수 있다. 다쳤을 때 압박붕대 대용으로도 좋다.
안전모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인 머리를 보호할 수 있다.
담요 떨어지는 물건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체온 유지를 돕는다.
망치 건물 더미나 통로가 막혀 갇힐 경우 망치를 이용해 탈출 통로를 마련할 수 있다.
비닐봉지 응급 산소 마스크로 이용하거나 비상시 빗물 등을 받아먹을 수 있다.
호루라기 휴대전화가 없거나 지하에 고립됐을 때 구조원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스마트폰 전기나 통신망이 두절됐을 때 무선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해 도움을 요청한다.
■ 사진 및 자료 · KBS ‘스펀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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