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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핫 이슈 ②

도박·거짓 해명·잠적 … 예능 신동 신정환의 몰락

글 이혜민 기자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0. 10. 15

필리핀 세부에서 도박을 했다는 증언이 잇달아 나오면서 해외원정 도박소문이 기정사실화된 신정환. 도박설이 불거지자 팬카페에 뎅기열에 걸려 한국에 갈 수 없었던 것이라며 사진까지 올렸지만 그마저도 거짓말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됐다. 현재 그는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사실상 퇴출된 가운데 해외 이곳저곳을 유랑 중이다. 신정환 사건의 전말을 취재했다.

도박·거짓 해명·잠적 … 예능 신동 신정환의 몰락

현재로서 신정환(35)의 방송 복귀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원정 도박파문을 일으킨 데다 더 나아가 도박 빚이 아닌 뎅기열 때문에 귀국하지 못한 것이라는 거짓해명까지 했기 때문이다.
‘신정환 해외도박 사건’은 그의 행적이 묘연해지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 8월27일, 추석 특집극 녹화를 앞두고 생긴 일주일 간의 공백을 틈타 ‘사업 구상 차’ 선배 2명과 함께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떠난 그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그는 급기야 9월5일 MBC 추석 특집 예능프로그램에 이어 6일 KBS ‘스타골든벨 1학년 1반’ 7일 MBC ‘꽃다발’ 녹화방송을 줄줄이 펑크냈다.
그러던 차에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졌다. 9월7일, SBS ‘8시뉴스’는 외교통상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신정환이 필리핀 세부 한 카지노 호텔에 체류 중”이라며 “한인 대부업자에게 여권을 맡기고 자금을 빌려 도박을 하다가 돈을 잃어 억류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존 도박 빚이 워낙 거액이어서 출연료도 가압류된 상태라 필리핀에서 도박자금을 갚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인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신정환은 이전에도 2005년 도박혐의로 입건돼 7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아 방송출연이 금지된 바 있고, 고소인과의 합의로 소가 취하되기는 했으나 2009년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에서 1억8천만원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된 적도 있다.

방송 펑크 내면서 필리핀 행 알려져
다음날인 9월8일, 이야기가 반전됐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이 신정환이 도박빚 때문에 못 오는 것이 아니라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뎅기열에 걸려서 입국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 9월9일 오전에는 신정환이 본인이 팬카페인 ‘아이리스’에 글을 올려 직접 해명에 나섰다. “세부에 도착해서 일행들과 카지노에 들른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관광목적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있는 곳에 있었고 그 후에 뎅기병에 걸려 병원에서 계속 지내왔다”는 것이다. 그는 “약기운 때문인지 고열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병실에 누워 하루에 15시간씩 잔 것 같다. 세부까지 와서 며칠째 병원에 누워만 있었다. 정확한 자료나 근거 없는 소문만으로 기사를 써내려가며 가족들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마녀 사냥하는 사람들을 못 믿겠다”며 언론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의사에 권유대로 며칠 더 있다가 갈 예정”이라며 거취를 표명했다.
하지만 사진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사진 속 그는 병원에 며칠째 입원해 있다면서 환자복이 아닌 일반복을 입고 있었고, 뎅기열과는 상관 없는 심전도 검사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리조트에 머무는 관광객이 댕기열에 걸릴 확률은 거의 없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9월9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는 그가 입원한 세부 현지 병원 담당의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신정환이 뎅기열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신정환 담당의는 “신정환이 (방송 펑크를 낸 뒤인) 7일 입원했다. 환자는 신정환이 맞고, 검사를 했는데 상태는 정상이다”라고 밝힌 것이다. 이어 현지 간호사가 “신정환은 열이 없고, 휴식상태다. 발진도 없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방송 뒤 신정환에 대한 사람들의 연민은 분노로 변했다.

도박·거짓 해명·잠적 … 예능 신동 신정환의 몰락


이런 가운데 신정환의 매니저가 9월9일 필리핀으로 출국했고 소속사는 “신정환을 만나 정확한 상황을 살펴보고 현지에서 문제를 해결한 뒤 주말께 그와 함께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국 소속사 관계자는 홀로 돌아왔다. 신정환의 소속사인 아이에스엔터미디어그룹은 9월15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신정환은 현재 한국으로 돌아올 의향이 없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에 파견된 매니저가 확인한 결과 “그는 건강에 이상이 없었으며 여권도 소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서울닷컴’은 세부 현지로 찾아가 신정환의 도박설을 확인하는 보도를 냈다. 현지 소식통을 통해 “8월27일 세부를 찾은 신정환은 약 10일간 약 3억원을 날렸다”고 전했다. 신정환은 그곳에서 평균 30만 페소(9백만원)를 베팅했고, 많게는 50만 페소(1천5백만원)를 걸기도 했다는 것이다. 바카라 게임을 하다 1억원을 빚진 그는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 1억원을 갚았고, 이후 본전생각에 여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 게임을 하다 결국 2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는 것.
신정환은 국내에서도 이미 도박으로 인해 심한 곤경에 처한 정황도 포착됐다. 신정환은 5개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며 회당 4백~6백50만원을 받아 1년에 최소 12억원을 버는데도 출연료가 이전의 도박 빚으로 가압류된 상태라는 것이다. ‘머니투데이’는 신정환의 지인의 말을 인용 2000년부터 도박하기 시작한 그는 초반에는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박을 했지만 2005년 검찰에 적발되고 나서 1,2년간 자숙하는 기간을 거친 뒤로는 본격적으로 도박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소유로 된 아파트도 예전에 3채나 있었지만 지금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40대 중반의 이모씨는 9월16일 1억원을 갚지 않는다며 신정환을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지난 9월9일 병원에서 퇴원 후 신정환의 행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리조트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바카라 게임을 하고 있다, 지인의 돈으로 또다시 도박을 한다, 홍콩에서 유유자적 쇼핑을 한다, 지인이 많은 마카오에 머물고 있다, 돈 다 갚기 전까지 필리핀을 떠날 수 없다, 마카오가 아닌 조용한 나라에 머물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정확한 행방을 알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그는 한 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가 무슨 일급살인범으로 도망 다니는 것도 아니고 잠시 쉬겠다는데 우울증에 죽고 싶다”며 “더 이상은 못 참겠다”라는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한 시민이 신정환을 도박 및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함에 따라 이 사건의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점입가경인 현재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신정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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