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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여인 강수연

글 정혜연 기자 사진 문형일 기자

2010. 01. 12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여인 강수연


월드스타라는 칭호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강수연(44). 1976년 이혁수 감독의 영화 ‘핏줄’로 데뷔한 이후 삼십여 년 동안 카메라 앞에서 살아온 그가 오랜만에 영화 촬영에 나선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것. 2007년 드라마 ‘문희’ 이후 모습을 볼 수 없던 터라 반가운 소식이었다.
지난 12월 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강수연은 나이를 잊은 모습이었다. 그의 시계만 거꾸로 흘렀는지 윤기 나는 검은 생머리와 뽀얀 피부가 아름답게 빛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묻자 “사람들 앞에 많이 나서지는 않았지만 영화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에 참여하면서 바쁘게 지냈다”며 웃음 지었다.
이번 영화는 여러모로 그에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86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게 해준 임권택 감독과 세 번째로 함께 하는 작품인데다 임 감독의 통산 101번째 영화이기 때문. 강수연은 “마치 임 감독님과 첫 작업을 하는 듯 설레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임 감독님과 함께한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89년) 모두 결과가 좋았어요. 두 작품으로 제 인생이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당연히 이번 ‘달빛 길어올리기’도 잘돼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벌써부터 긴장이 되네요(웃음).”

앞서 임권택 감독과 작업한 2편의 영화 모두 좋은 성과 거둬
‘달빛 길어올리기’는 한지를 소재로 한 작품. 만년 7급 공무원인 종호(박중훈)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내를 돌보며 어렵게 살아가다 상사가 한지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시청 한지과로 전과해 질 좋은 한지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전국을 돌며 한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던 지원(강수연)을 만나고, 두 사람은 의기투합해 ‘천년 가는 한지’를 만드는 작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임 감독은 “이번 작품에 강수연을 캐스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20여 년 전, 강수연씨와 영화를 만들 당시에는 우리 둘 다 젊었어요. 열정이 넘치던 때라 영화적 성과도 매우 좋았죠. 그때 막연히 ‘저 배우와 나이 들어서 한번쯤 다시 작업해도 참 즐겁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만나게 돼 행운이라 생각했어요.”
강수연은 이번 작품에서 임권택 감독 외에 또 다른 반가운 사람과 다시금 만나 설레고 있다. 87년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에서 호흡을 맞췄던 박중훈과 함께 캐스팅됐기 때문. 서로 알고 지낸 지 24년이 넘는다는 강수연은 스스럼없이 친근감을 드러냈다.
“66년생 동갑이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편하게 친구로 지냈어요. 서로 바쁘다 보니 가끔 영화제 때나 마주쳤는데 이렇게 같이 작업하게 돼 굉장히 반갑네요. 이번 작품이 사극이 아닌 현대물이라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면 될 것 같아요(웃음).”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는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에서 투자와 제작 총괄을 맡아 1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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