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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이주헌의 그림읽기

동방박사의 경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입력 2009.10.09 15:43:00

동방박사의 경배

보티첼리, 1475년경, 템페라화, 111×134cm, 피렌체 우피치 갤러리



‘동방박사의 경배’는 보티첼리가 델 라마라는 부자의 부탁을 받고 그린 그림입니다. 기쁜 성탄의 날에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러 먼 곳에서 온 동방박사들과 수행원들을 그렸습니다. 그들의 다양한 몸동작과 옷차림을 더할 나위 없이 세세히 잘 표현했습니다. 다 허물어져가는 마구간이지만, 어머니 마리아와 아버지 요셉, 그리고 이곳을 찾은 모든 사람이 행복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성탄절의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과는 어울리지 않는 욕심이 끼어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이 그림의 제작을 부탁한 델 라마에게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는 당시 피렌체를 장악한 메디치 가문 사람들에게 잘 보여 더 많은 이권을 확보하고 돈도 더 많이 벌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보티첼리에게 동방박사와 수행원들을 메디치 가문 사람들로 그려달라고 부탁했지요. 메디치 가문 사람들에게 아부하고 자신이 그들과 친하다는 사실을 이 그림을 통해 널리 알리기를 원했던 겁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노력도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그림이 그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델 라마는 사업에 실패하고 정치적으로도 어려운 처지가 되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지나친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부르는 모양입니다. 다만 그림의 아름다움은 오늘날까지 남아 성탄의 기쁨을 변함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메디치 가문은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를 다스린 명문가입니다. 금융업으로 엄청난 부를 일군 메디치 가문은 예술가와 학자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르네상스 문화를 최고조에 올려놓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산드로 보티첼리(1445년경~1510)
이탈리아 화가로, 르네상스 정신을 잘 보여주는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가늘고 부드러운 선과 뛰어난 형태 묘사로 사람과 사물을 매우 아름답게 표현했는데, 특히 여성을 잘 그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주헌씨는…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어린이들이 명화 감상을 하며 배우고 느낀 것을 스스로 그림으로 풀어볼 수 있게 격려하는 책을 여러 권 펴냈다.

여성동아 2009년 10월 5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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