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이 반복되는 고민에 AI가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과거 구매 이력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장바구니를 제안하고, 대화를 통해 상황에 맞는 메뉴와 식재료를 추천한다. 장을 본 이후의 과정도 달라졌다. 냉장고는 식재료를 인식해 보관 상태를 관리하고, 냉장고 속 재료를 활용한 레시피를 제안한다.
요리에 자신이 없어도 문제없다. AI 기술이 연동된 오븐과 인덕션이 조리 과정을 안내하며, 온도와 시간까지 알아서 조절해준다. 무엇을 살지부터 어떻게 만들지까지, 식생활 전반에 AI가 개입하고 있다. AI는 일터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생활 파트너’로 거듭났다.
친구처럼 대화하면서 장보기

CJ더마켓에 탑재된 대화형 AI 서비스 ‘Fai(파이)’. 대화를 통해 필요한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CJ더마켓에 있는 대화형 AI 서비스 ‘Fai(파이)’에게 저녁 메뉴 추천을 부탁했다. 파이는 ‘간편한 죽 한 끼’ ‘든든한 볶음밥’ ‘간편 반찬류’ 등 상황별로 메뉴를 나누어 제안한다. 전자레인지로 1~2분이면 데워지는 전복죽, 3분 만에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컵밥과 냉동볶음밥, 에어프라이어로 5분 동안 조리하면 완성되는 너깃류까지. 조리 시간과 방식, 메뉴의 특징을 함께 알려준다. 사용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택지를 골라 장바구니에 담기만 하면 된다.
비건 메뉴나 저칼로리·고단백 식단처럼 조건을 붙여 질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키워드를 검색창에 직접 입력하던 기존 쇼핑 방식과 달리, AI와의 대화를 통해 상품을 추천받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롯데마트의 ‘제타(Zetta)’ 역시 AI 기반 개인 맞춤형 장보기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제타는 고객의 지난 구매 이력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자주 찾는 상품과 시기별로 필요한 제품을 중심으로 장바구니를 제안한다. 고객이 원하는 배송 시간대에 맞춰 도착 가능한 상품을 선별해 보여주는 기능도 갖췄다. 개인에게 필요한 제품을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AI 기반 쇼핑 경험은 단순한 검색을 넘어 개인화 맞춤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개인화 AI 기술이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유통업 관계자는 “AI 기술을 통해 고객 개개인의 구매 성향에 맞춘 쇼핑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 고도화가 이커머스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보기 이후 주방에서의 풍경도 달라졌다. 냉장고 속 식재료를 기억하고 관리하는 일 역시 AI의 역할이 됐다. AI 가전은 냉장고, 조리 기기, 모바일 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삼성전자는 냉장고·인덕션·오븐 등을 스마트싱스로 연결한 ‘비스포크 AI 주방’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비스포크 AI 냉장고’는 보관 중인 식재료와 용기에 라벨링된 정보를 인식해 입고일과 보관 현황을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활용 가능한 레시피를 추천한다.
요리 과정도 한결 단순해졌다. 사용자는 냉장고 화면에 뜬 레시피의 설정값을 그대로 ‘비스포크 큐커 오븐’이나 ‘비스포크 AI 인덕션’ 등 조리 기기에 전송해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레시피에 맞춰 온도와 시간이 자동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불 조절이나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줄어든다. 물의 양처럼 사소하지만 헷갈리기 쉬운 과정도 ‘비스포크 정수기’와 연동해 정확하게 맞춰준다. 사용자는 냉장고 속 식재료 관리부터 메뉴 선택과 요리까지의 과정을 AI 도움으로 이어간다.

2026년형 비스포크 AI 냉장고에 탑재된 ‘푸드 매니저(Food Manager)’ 기능. AI를 통해 식재료 인식과 관리, 쇼핑은 물론, 레시피를 추천해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돕는다.
요리하는 로봇, 상용화는 글쎄
AI가 주방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식재료를 꺼내 손질하고 팬에서 재료를 뒤집는 일은 인간의 몫이다. 다만 인간의 형상을 닮은 휴머노이드가 가사 노동을 수행하는 시대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그 흐름의 선두에는 오픈AI가 투자한 노르웨이·미국 합작 스타트업, 1X 테크놀로지스가 있다.이들이 ‘CES 2026’에서 공개한 가정용 휴머노이드 ‘네오(NEO)’는 키 168cm, 몸무게 30kg의 스펙으로 걷기와 균형 잡기 등 기본적인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며 인간과 소통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네오 내부엔 ‘피지컬 AI(Physical AI)’ 두뇌가 탑재돼 있다. 서비스 초기엔 원격 조종에 의존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Software Update)를 통해 완전 자율 행동으로 진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완벽한 ‘가사 도우미’로 안착하기까지는 여전히 기술적 장벽이 높다. 네오는 현재 빨래 개기나 요리와 같은 정교한 숙련 작업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다. 현실적인 제약도 만만치 않다. 네오의 가격은 일시불 기준 2만 달러(약 2900만 원)에 달하며, 구독 시에도 매월 499달러(약 73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집 안 내부가 실시간으로 외부 조종사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역시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AI는 아직 프라이팬을 직접 들지는 못하지만,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순간부터 냉장고 속 식재료를 관리하고 요리가 실패하지 않도록 곁에서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덕분에 장보기와 요리는 부담스러운 집안일에서 한결 가벼운 일상으로 바뀌고 있다. 매일 반복되던 “오늘 뭐 먹지?”란 질문에 AI가 답을 내놓기 시작한 지금, 그 기술은 이미 우리의 식탁 가까이 와 있다.
#AI장보기 #AI냉장고 #여성동아
사진제공 삼성전자 사진출처 1X 테크놀로지스 CJ더마켓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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