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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혼 뒤늦게 고백! 김혜선 안타까운 사연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09. 09. 23

가슴속에 꽁꽁 묻어둔 아픔을 훗날 누군가에게 고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한 번 상처를 들춰내야 하고, 타인의 시선도 두렵기 때문. 드라마 ‘밥줘’에서 푼수기 다분한 역할로 주부들의 응원을 받고 있는 김혜선. 그가 그동안 차마 하지 못했던 이혼 얘기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놓았다.

두번째 이혼 뒤늦게 고백! 김혜선 안타까운 사연


지난해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에 이어 현재 ‘밥줘’로 또 한 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김혜선(40). 그의 연기에는 가식이 없고 보는 이의 마음까지 후련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억척스럽고 푼수기 다분한 역할이지만 주부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것도 이 때문. 밝은 캐릭터만큼이나 화면 밖에서의 모습도 행복할 것 같은 그가 얼마 전 MBC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해 뜻밖의 얘기를 털어놓았다. 이미 2년 전 이혼했다는 것. 2003년 결혼 8년 만에 이혼한 그는 2004년 동갑내기 사업가와 재혼, 둘째 딸을 얻었다.
사실 지난해부터 연예계에는 그가 이혼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5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당시 그는 “남편이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어 그런 소문이 난 것 같다. 아무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남편과 아이들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는 다소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남편이 아이들을 보고 싶어 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자식에 대한 애정은 아무래도 아빠보다 엄마가 더 크지 않나. 남편은 다소 냉정한 편이다”라고 답했다.
‘기분 좋은 날’에서 김혜선은 “이혼 사실을 알리는 것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에 대해 한동안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다시 상처받을 아이들을 생각해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것. 그럼에도 공인으로서 언젠가는 밝혀야 하는 일이라 맘먹고 있던 차에 아들(13)이 용기를 줘 공개를 결심했다고 한다.
“아이한테 조심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더니 ‘엄마만 편하다면 괜찮아요’ 하더라고요. 그래도 계속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에이 그냥 빨리 말해요’ 하면서 호탕하게 말해줬어요. ‘너도 불편하지?’ 했더니 그렇대요(웃음). 만약 아들이 싫다고 했으면 밝히지 않았을 거예요. 그동안 엄마아빠 문제로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텐데, 그런 내색 안 하고 오히려 제 걱정을 해주는 아들이 고마워요.”
그는 요즘 오히려 홀가분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아이들과 열심히 사는 자신이 떳떳했기 때문이다. 그는 “끝까지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고, 앞으로의 삶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분 좋은 날’ 스튜디오에 함께 출연한 김혜선의 막냇동생 또한 “현재 언니가 잘 살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일을 숨길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니는 맺고 끊음이 분명한 사람이다. (이혼이) 섣불리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이혼 후에도 잘 사는 언니의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네 자매 중 맏이인 김혜선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동생들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그는 “이혼을 결심했을 때 둘째 동생이 ‘노후는 내가 책임질게’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더라”며 웃었다.
그동안 친한 동료 연기자조차 그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한번쯤은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심정이었겠으나 그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대신 그에게는 연기라는 탈출구가 있었다.
“‘조강지처클럽’ 작가 선생님만 아셨어요. 당시 제 심정을 아시고 대본도 가슴 절절하게 써주셨죠. 대본 붙잡고 운 적도 많아요. 덕분에 누구에게도 말 못한 아픔을 풀 수 있었고,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숙해졌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이혼 사실 ‘조강지처클럽’ 작가만 알아
구체적인 이혼 사유를 묻는 질문에는 “인연이 여기까지였다고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서로의 잘못이다. 비록 헤어졌지만 서로 각자의 길을 잘 걸어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혜선은 아들에게 두 번의 상처를 준 게 미안하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얌전하고 의젓한 아들은 그가 부부간 불화로 힘들어할 때면 덩달아 얼굴이 어두워졌다고 한다.
“그럴 때면 아이를 앉혀놓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그러면 아이도 금세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죠. 아들이 저의 가장 든든한 백그라운드예요.”
아들의 동생 사랑도 유별나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는 봄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광경을 보고는 동생을 유모차에 태우고 나가 직접 사진을 찍어줬다고. 또 엘리베이터 앞에 서기만 하면 갑자기 문이 열리는 것에 대비해 항상 동생 앞을 가로막는 듬직한 오빠라고 한다. 김혜선은 “아들 하나는 잘 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느 날 훌쩍 커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나이를 먹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새삼 깨달아요. 그동안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위로도 받죠.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날도 많았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더 많아요. 아이들이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 있을 걸 생각하면 빨리 나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죠. 제 나이 예순이 됐을 때, 얼마나 더 행복할지 벌써부터 기대돼요.”
청순가련한 하이틴스타에서 억척스럽지만 푸근한 아줌마 캐릭터로 연기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혜선.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점점 더 발전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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