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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루머 딛고 요정에서 성숙한 연기자로 변신 유진

글 최나영(OSEN 기자) | 사진 박해윤 기자

입력 2009.09.22 10:44:00

인기 그룹 SES의 상큼한 요정에서 연기자로 차근차근 연기경력을 쌓아온 유진. 하지만 이 자리에 오기까지 루머로 마음고생을 한 적도 있고, 지금 가는 길이 과연 최선인가를 두고 고민한 적도 많다. 서른을 코앞에 두고 공포 연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온갖 루머 딛고 요정에서 성숙한 연기자로 변신 유진


영화 ‘요가학원’의 개봉을 앞두고 만난 유진(28)은 SES 시절의 요정 느낌은 아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까무잡잡하고 건강한 몸매, 웃으면 활짝 펴지는 입술과 오뚝한 콧날, 귀여움과 섹시함이 묘하게 뒤섞인 눈빛이 눈길을 끌었다.
유진은 조금 까칠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인터뷰가 시작되자 누구보다도 솔직하게 마음을 열었다. 먼저 그는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운을 뗐다.
지난 97년 SES로 데뷔한 후 10년 넘게 가수와 연기자로 활동하며 얻은 화려한 인기만큼 그를 둘러싼 루머도 많았다. 성형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고, 스캔들도 있었다. 가장 황당했던 루머를 묻자 유진은 갑자기 박장대소를 하더니 멀찍이 앉은 매니저를 향해 “오빠 그 얘기 들었어!?”라고 소리쳤다. 그가 언급한 소문은 가수 박진영과의 스캔들.
“(박)진영 오빠와 제가 사귀고 있다는 얘기가 있고 심지어 동거설까지 돈다고 하더라고요. 그 소리를 듣고 정말 황당했어요. 진영 오빠는 요즘 주로 외국에 나가 있는데 어떻게 그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황당해서 막 웃었어요. 오빠는 이 사실을 알까요? 귀국하면 말해줘야겠어요.”
여자 연예인으로서 불편하고 기분 나쁠 수도 있는 악성 루머에 대해 이렇게 스스럼없이 풀어놓는 유진은 호탕함을 넘어 이런저런 수다를 떠는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일부 연예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유진과 박진영의 루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제 취재에 나선 경우도 있었다. “먼저 이런 얘기를 꺼내줘 놀랍고 편안히 말해줘 고맙다”고 말하자 유진은 “사실이 아니니까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유진은 지난해 중견배우 이영하와 난데없는 스캔들에 휩싸였던 것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들려줬다. 이영하와의 스캔들은 이영하가 평소 절친한 중견배우 유지인과 스캔들이 불거졌는데 이것이 ‘유진’으로 와전된 것이다. 비슷한 이름으로 인한 해프닝이다. 이영하와 유지인은 TV 연예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런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영하 선배님과 스캔들이 났을 때 아니라고 해명하는 것도 웃기고, 누가 설마 믿을까란 생각에 가만히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새 그게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까지 갔더라고요. 한 PD는 저와 친한 연예인한테 그게 사실이냐고 물어보기도 했대요.”
유진은 “진영 오빠와의 루머는 그래도 오빠가 (이혼 후) 싱글일 때 나온 거니까 그러려니 했다. 이영하 선배는 당시 유부남이었다. 그런데도 그런 루머가 돌아 정말 기분이 나빴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연예가 소문은 황당한 게 너무 많아 귀를 잘 안 기울인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잘 나더라”고 말했다. 연예계에 몸담으면서 겪었던 가슴앓이가 묻어났다.
온갖 루머 딛고 요정에서 성숙한 연기자로 변신 유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곳이 연예계, 이젠 황당한 소문에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 유진은 여기에 흔들리지 않고 다양하게 변신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8월 말 개봉한 ‘요가학원’을 통해서는 공포영화에 처음 도전했다. 극중 유진은 한순간에 젊고 예쁜 후배에게 밀려 위기감을 느끼는 쇼호스트 효정 역을 맡았다. 실제로 이 같은 경험을 해봤냐는 질문에 유진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스스로도 당당함을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처럼 다른 이로 인해 콤플렉스를 느끼거나 위기감을 갖지 않는다고.
그에게 공포영화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 이상이었다. 유진은 “공포영화를 보며 주인공에게 ‘그러게 거길 왜 가?’ ‘뭐 하고 있어 빨리 도망가!’라고 말하곤 했는데, 영화에서 내가 그렇게 하고 있더라. 그렇기에 이번 영화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상상력이 많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공포라는 게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감정을 잡기가 힘들었어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설득력 있는 공포를 전달하는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힘들더라고요.”
화려한 가수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까지, 입지 변신에 어려움도 있었을 터. 유진은 팬들과의 관계로 이에 대해 설명했다.
“팬들은 제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수의 화려한 이미지를 그리워하기도 했어요. ‘평범하게 나오지 말고 화려하게 나와주세요’란 바람도 많았죠. 가수로서 화려한 모습만 보다가 연기자로 망가진 모습을 보고는 안타까워하는 분도 많았고요. 하지만 이제 연기자로서의 위치를 굳히고 싶어요. 이제는 팬들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아요’라고 말해요. 연기로서 보다 많은 대중에게 더 큰 나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벌써 4번째 영화를 찍은 유진은 자신에게 ‘연기’란 무엇이냐는 물음에 “항상 재미는 있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하면 할수록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커진다는 것.
요즘 윤은혜 성유리 정려원 등 걸 그룹 멤버들이 연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걸 그룹 1기 배우로,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진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다양해진 건 반가운 일”이라며 웃었다.

여성동아 2009년 9월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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