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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녀가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이유’

불쾌하지만 알아야 할

글 신동헌‘섹스 칼럼니스트’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09.06.08 16:43:00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면 변호사 미란다가 한 모임에서 자신을 미혼이라고 소개하자 다른 기혼 여성들이 경계의 눈빛을 보내며 “독신여성은 결혼생활의 적”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주위에 보면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미혼여성이 적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혼녀가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이유’


유부남과 ‘처녀’의 불륜은 주변에서 한번쯤 접해본 적이 있는 이야기다. 내 주변에는 처녀와 불륜을 저지른 유부남도, 유부남과 불륜을 저지른 처녀도 있다. 물론 그와 같은 수의 상처받은, 혹은 아직 상처받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상처를 받게 될 유부녀가 있다. 사실 바람을 피우는 남자의 심리는 같은 남자로서 충분히 이해가 간다(그건 그냥 본능이다. 참는 게 대단한 거다).
그러나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여자는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대학시절 같은 과 여자 후배가 유부남과 사귀면서 마음고생하는 것도 봤고, 유부남 선배를 흠모하는 회사 동료도 봤다. 최악인 경우는 내가 확인한 것만 해도 세 명이나 되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후배다. 그녀는 피눈물을 쏟으면서도 또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곤 했다. 왜 미래도 없고, 장애물 투성이인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는 걸까? 남의 것에 손대고 싶은 심리일까? 몰래 먹은 사과가 단 것처럼, 뭔가 스릴을 즐기기라도 하는 걸까?
사실 유부남을 사랑하는 ‘처녀’들은 도덕적인 면에서는 범죄자이지만, 본능적인 면에서 보자면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녀들은 어떤 남자가 매력적인지를 잘 알고 있다. 유부남은 총각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주기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부인이 있으니 성욕에 굶주려 껄떡대지도 않으며, 외모를 가꿀 때도 쓸데없는 객기를 부리거나 모험을 하지 않는다. 남자가 결혼에 성공(?)했다는 것은 여자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읽을 줄도 알고(부인이 들으면 펄쩍 뛸지도 모르는 이야기지만…), 이미 결혼을 했으니 마음속에 음험한 계략을 품고 있지 않을 거라는 믿음도 갖게 된다. ‘결혼하면 끝’이라는 사회가 주입한 관념 때문에 아저씨 취급을 받지만, 알고 보면 여자들이 좋아하는 ‘검증된 종족 보존의 대상’이라는 이야기다.
일부다처제를 택하고 있는 이슬람교가 실은 그 증거다. 전 세계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한 명의 남자가 여러 부인을 맞는다. 어떤 이들은 매우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는 사실 남자보다는 여자를 위한 제도다. 이 제도하에서는 경제적인 능력과 생식 능력이 떨어지는 남자는 결혼이 불가능하다. 즉 많은 자손을 거느릴 능력이 되는 남자만 결혼을 하고, 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자들은 사회의 지지와 축복 아래 능력 있는 남자를 다른 한 명의 여자에게 독점당하는 대신, 여럿이서 공유할 수 있다. 이슬람교의 일부다처제는 바람을 피우거나, 새 부인과 눈이 맞아 살림을 차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새 부인을 맞을 때는 기존 부인과의 의논하에 결정을 내린다. 종교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독실한 종교인들이 대가족을 원활하게 꾸려나가는 방법이 성욕과 방탕일 리가 없지 않은가.
반면 일부일처제 문화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알고 보면 매우 치열한 종족번식 경쟁을 하고 있다. 외로움을 느끼는 독신녀 중 대부분은 오랫동안 외로워하면서 맘에 드는 남자가 나타나길 기다린다. 그중 일부는 금세 아직 남아 있는 멋진 미혼남을 만나 멋진 연애를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중 또 일부는 얄궂게도 어떤 유부녀와 이상형이 똑같아서, 그 남편과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능인 종족번식―섹스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에 충실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다. 미래 계획이나 위법성 여부를 떠나 유부남 특유의 안정감에 매력을 느끼는 거다(물론 남의 물건 빼앗기를 좋아하는 나쁜 여자들도 가끔 있다).

남자의 바람기는 종족번식 욕구에서 비롯, 도덕성 결여도 문제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왜 미혼남이 유부녀와 바람을 피우는 경우는 많지 않은 걸까? TV에서 ‘동물의 세계’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의문이 풀릴 것이다. 대부분의 동물에서 암컷은 다수의 수컷을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 그래야 질 좋은 정자끼리 경쟁을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컷은 다른 수컷과 암컷을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정자가 살아남을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인간 수컷들이 이미 남편이 있는 여자를 굳이 건드리려 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확률이 높다. 게다가 인간 수컷은 시각적인 요소로 흥분을 하는데, 기혼녀는 그런 점에서 미혼녀들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도덕성, 질투심 같은 인간 특유의 기준과 동물로서의 본능을 종합해볼 때 ‘바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 손해를 보는 건 여자 쪽, 아니 기혼녀 쪽이다. 본능적으로는 더 원하는데, 결과적으로는 기회가 가장 적을 수밖에 없으니까.
사실 이건 남자와 여자 사이의 풀리지 않는 숙제지만, 생각보다 쉽게 답이 나올 수도 있다. 어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나이트 스탠드’에 대해 남자 58.7%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여자는 63.3%가 경험한 적이 없다고 했다. 즉 60%에 가까운 남자가 하룻밤 사랑을 실천하는 데 비해 여자는 40%가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또 한 가지 조사 결과가 있다. 남자들의 60%는 ‘서로 원해서 하룻밤 즐기는 것이 나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원나이트 스탠드를 즐긴 여자의 73.4%는 ‘그런 식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자신을 망가뜨린다’고 답했다. 즉 여자 쪽이 훨씬 도덕적이라는 이야기다.
만약 당신이 그런 부도덕한, 아니 부도덕할 가능성이 높은 수컷과 살고 있다면, 맞불을 놓는 것보다는 ‘종족번식을 잘할 거라고 검증된’ 당신의 몸과 마음을 이용해 그를 붙잡는 게 좋을 것이다. 당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한 조언을 하나 하자면, 증거를 찾는 것보다는 그런 증거를 찾을 필요도 없이 미리 관리를 잘 하는 게 현명하다. 증거는 당신에게 상처를 입힐 뿐이지만, 미리미리 해두는 ‘관리’는 당신의 결혼생활을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배려’이자 ‘사랑’이기 때문이다. 결혼 전 당신이 제대로 ‘검증’한 상대라면 그 정도의 양심은 있지 않을까?



신동헌씨는…
라틴어로는 ‘카르페 디엠’, 우리말로는 ‘현재에 충실하라’는 좌우명대로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터사이클, 자동차, 그리고 여자인데, 최근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이 추가됐다. 죽을 때까지 와이프를 지루하지 않게 할 자신에 넘치는 결혼 3년 차.

여성동아 2009년 6월 5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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