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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예원“연예인 2세로 산다는 건…”

아침드라마 주연 맡은 ‘임동진 딸’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09.01.19 14:22:00

2세 연예인은 후광 못지않게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고 산다. 연기를 잘하면 당연한 것이 되고, 못하면 다른 연기자보다 더 호된 비판을 받기 때문이다. SBS 새 아침드라마 ‘순결한 당신’주연을 맡은 ‘임동진 딸’ 임예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임예원“연예인 2세로 산다는 건…”

“누구 닮았다는 말 안 들어요?”(기자)
“많이 들어요. 황신혜 선배님, 강문영 선배님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부모님 닮았어요. 저희 엄마를 보면 깜짝 놀라실 걸요. 30년 후 제 모습이 딱 떠오르거든요(웃음).”
SBS 아침드라마 ‘순결한 당신’의 여주인공을 꿰찬 임예원(29)을 만났을 때 처음 나눈 대화다. 그의 아버지는 중견 탤런트 임동진(65). 어머니 권미희씨(61)도 MBC 공채탤런트 출신이고 언니는 뮤지컬 배우 임유진(35)이다. 남들은 ‘스타 패밀리’라며 부러워하지만 그는 오히려 ‘2세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싫어서 한동안 그 사실을 숨겼다고 한다.
“특혜보다는 단점이 많아요. 다른 배우들은 연기를 잘 못해도 부모님 이름을 들먹이지는 않잖아요. 2세 연기자들은 연기를 잘 못하면 부모님 이름부터 오르내려요. 그게 마음의 짐이 되죠. 고마운 건 아빠가 제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아빠 생각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하라’고 조언해주시죠.”

“존경하는 배우이자 자상한 아빠, 촬영할 때마다 하트문양 문자메시지 보내주세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임예원은 10년 차 배우다. 그는 오디션 보는 친구를 따라 방송국에 갔다가 캐스팅 제의를 받고 지난 99년 드라마 ‘파도’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으며 데뷔했다. 하지만 ‘파도’ 종영 후 4~5년간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연기자가 된 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아빠가 일하는 걸 지켜봤기에 연예계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힘들 줄 몰랐거든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아 무작정 안 한다고 했어요. 아르바이트 삼아 단막극에 출연한 걸 제외하고는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죠.”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학업에만 충실했고, 지난 2001년 어머니의 권유로 해외봉사단에 가입, 케냐·우간다·르완다 등 아프리카 빈곤 지역을 다니며 사회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곳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고. 이후 그는 드라마 ‘황금사과’ ‘그대의 풍경’ 등에 출연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그가 ‘순결한 당신’ 주인공에 캐스팅됐을 때 아버지는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연기자가 될 것이다”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임동진은 지난 2007년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극중 제가 맡은 단비는 경비일을 하는 아빠를 자랑스러워해요. 서로 애정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눈물까지 흘리는 닭살부녀죠. 저희 아빠도 그래요. 촬영장에 가면 ‘사랑한다, 힘내라’ 하며 하트문양까지 찍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시죠(웃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부담은 없을까.
“없어요. 아빠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배우예요. 처음에는 아빠의 존재가 부담스럽고 불편했지만 이제는 성실함과 열정으로 평생 연기해온 아빠를 보면서 저 스스로를 채찍질해요. 아빠의 명성에 한참 못 미쳐서 죄송스러울 뿐이죠.”
서단비는 씩씩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 시부모와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도 ‘하하하’ 하고 소리내 웃고, 말실수를 한 뒤에는 ‘다 잊고 처음부터 다시 하면 안 될까요?’ 하고 애교를 부린다. 하지만 자신의 부모와 시부모의 복잡하게 얽힌 과거사를 안 뒤 충격을 받아 유산하는 아픔을 겪는다. 실제는 서단비보다 더 발랄한 성격이라는 임예원은 “어떻게 하면 나를 숨기고 배역을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 어떤 여배우라도 탐낼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욕심을 부렸죠. 작품을 이끄는 내공도,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도 부족하지만 함께 호흡을 맞추는 상대배우인 (안)재모오빠, (박)탐희언니가 대사 하나하나마다 포인트를 집어줘요.”
그는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고 한다. 드라마에서처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는 사람을 부모가 반대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자 그는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예전 같으면 ‘도망가서 살 거예요’라고 말했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문제에 신중해지더라고요. 부모님이 반대할 때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고,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다 해도 행복하게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결혼은 두 사람만의 만남이 아닌, 두 집안의 만남이잖아요. 부모님께 걱정 끼치는 딸이 되고 싶지 않아요.”
임동진의 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드라마 방영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좋은 배우’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여성동아 2009년 1월 5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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