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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취재

안재환 사망 사건, 새롭게 드러나는 진실 & 풀리지 않는 의문

글·최숙영 기자 / 사진·지호영 장승윤 기자

입력 2008.11.20 18:38:00

자살로 마무리되는 듯하던 안재환 사망 사건이 정선희와 유가족의 엇갈린 주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유가족은 정선희도 안재환과 함께 사채업자에게 납치를 당했다가 풀려났다는 말을 들었다며 안재환의 납치·감금설을 주장하는 반면 정선희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 양측의 입장을 취재했다.
안재환 사망 사건, 새롭게 드러나는 진실 & 풀리지 않는 의문

지난 9월8일 안재환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사채 소문과 관련, 최진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지난 10월12일 서울 중계동 교회에서 만난 정선희(36)는 몰라볼 정도로 수척해 있었다. 그는 갑자기 닥친 아픔과 충격을 신앙의 힘으로 버티며 이겨내고 있는 듯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둘이나 잃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던 정선희는 지난 10월 중순 시사주간지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가슴이 아프다. 세상이 죽은 사람도 쉴 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며 심경을 털어놓았다.

“남편이 사망 전 괴로워했지만 사채 때문인 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밝힌 정선희
그는 또한 안재환의 사채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남편에게 사채가 있다는 걸 전혀 모르다가 지난 9월4일 처음 알게 됐다”고 밝힌 것. 안재환 사망 후 주변에서 40억원 사채설이 제기됐지만 정선희가 이에 대해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선희는 또한 사채업자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남편이 보이지 않자 사채업자가 하나 둘 나타나 가족과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9월2일 한 사채업자가 매니저를 통해 ‘돈놀이 하는 건달이 재환이를 데리고 있다’는 전화를 걸어와 너무 놀라 지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9월4일 다시 사채업자가 매니저에게 전화를 해 ‘정선희가 사람을 풀어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데 가만히 있지 않겠다. 언론에 안재환의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안재환과 연락이 끊긴 후 실종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정선희는 “매일 전화하고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하지만 연예인이기 때문에 (실종 사실을) 떠들 수 없었다. 잡음이 들리면 남편이 방송일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사채 규모에 대해 “경찰에서 원금이 30억원 정도인데 이자를 합하면 78억5천만원 가량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40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이에 앞서 경찰은 안재환의 컴퓨터 자료를 분석, 사채 규모를 추산했다.
또한 정선희는 안재환이 사망하기 몇 달 전부터 무척 괴로워했다고도 털어놓았다. 지난 7월부터 안재환이 술을 마시면 울었고 세상에 대해 비관적이었다는 것. 정선희는 안재환이 “너에게 말 안 한 것이 있다. 미안하다. 너한테는 피해 안 가게 할게”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사채 때문인 줄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5월 안재환이 갑자기 보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2억5천만원에 대한 보증을 서줬지만 남편을 믿고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고.
정선희는 최진실을 죽음으로 몰고간 “최진실이 안재환에게 사채를 빌려줬다”는 소문에 관해서도 “말이 안 된다. 진실 언니와 남편은 돈거래가 없다. 진실 언니는 남편의 장례식장에 한걸음에 달려와 누구보다 더 애통해하고 더 많이 울었다. 무조건 도우려고만 했다. (진실 언니에게) 정말 너무 미안하다”며 비통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같은 정선희의 인터뷰에 대해 사채업자들은 반발했다. 안재환에게 2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 원모씨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정선희씨)를 협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안재환 사망 사건, 새롭게 드러나는 진실 & 풀리지 않는 의문

고 최진실 삼우제에 참석한 정선희는 유골이 안치된 봉안묘 앞에서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3년 전쯤 금융업(사채업)을 하는 사람을 통해 안재환을 소개받았다는 원씨는 “재환이는 친화력이 좋아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 엄마’하며 잘 따랐다. 처음엔 월 2부(연 24%)로 1천만원대 돈을 빌려가면서 이자와 원금을 잘 갚기에 사업상 자금이 필요할 때면 다른 사람도 소개시켜줬다”고 안재환과의 관계를 밝혔다.
원씨에 따르면 안재환은 원씨가 알고 있는 사람에게만도 25억원 정도를 빌렸다고 한다. 그 자신도 지난해 8월쯤 월 2부(24%)로 2억원을 빌려줬는데 8개월 동안 이자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함께 납치됐다가 5억 주고 풀려났다” 유족 VS “납치된 적 없다” 정선희
정선희와 사채업자들간에 말이 엇갈리는 가운데 안재환의 셋째 누나 안미선씨를 비롯한 유가족이 지난 10월10일, 서울 북부지검에 안재환 사망 사건을 재수사해달라는 진정서를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유가족은 진정서에서 “자살이 아닌 타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3가지의 의문점을 제기했다. 사체 발견 당시 평소 잠버릇이 심한 안재환이 차안에서 유독가스를 마시고 고통에 겨운 상태에서 전혀 뒤틀림없이 반듯이 기댄 채 사망한 점, 안재환은 대식가로 배가 고픈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인데 사체 부검 결과 위에는 전혀 음식물이 남아있지 않았다는 점, 시신이 발견된 차량에서 음식물과 여러 종류의 담배가 발견된 점 등이 사망 전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안재환의 아버지는 지난 9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환이는 죽을 이유가 없으며 설령 사채를 썼다고 해도 그렇게 쉽게 죽을 아이가 아니다. 만약 죽을 결심을 했다면 자신이 죽고 난 뒤 덩그러니 남겨질 부모를 생각해서 유서라도 정성껏 썼을 것이다. 누나들한테도 ‘엄마, 아빠 잘 부탁한다’는 유서라도 남겼을 것이다. 그런데 재환이가 남긴 유서는 글이 너무 조잡했다. 며느리한테 남긴 글은 그래도 읽을 만했는데 부모에게 남긴 글은 내용도 엉망이고 글씨체도 마구 휘갈겨 쓴 거였다. 막다른 골목에서 할 수 없이 누가 얘기하는 대로 받아쓴 것 같았다”고 말하며 애통해했다.
유가족은 또 진정서를 통해 “정선희가 안재환과 같이 납치됐지만 채권자들에게 5억원을 갚겠다고 약속하고 먼저 풀려났다. 이후 정선희가 5억원을 대출받아 갚아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이같은 진정서를 낸 이유에 대해 “정선희가 안재환과 함께 납치됐다가 먼저 풀려났음에도 경찰 수사 결과에는 협박 및 납치와 감금 등의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선희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정선희는 ‘시사IN’과의 두번째 인터뷰에서 “남편이 실종됐을 때 나는 하루에 생방송 두 개를 하고 녹화방송이 두세 개씩 잡혀 있었다. 내가 납치되면 세상이 다 안다. 어떻게 납치가 가능한가”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안재환의 유서와 동영상을 가지고 있으며 안재환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후에도 함께 있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과 함께 의문도 점점 커지는 안재환 사망 사건.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안재환 누나 안미선씨 인터뷰
“누구와 싸우려는 게 아니라 동생 죽음의 진실 밝히고 싶을 뿐”

안재환 사망 사건, 새롭게 드러나는 진실 & 풀리지 않는 의문
안재환의 누나 안미선씨(49)는 안재환의 사채 관련 동영상과 유서가 존재한다는 보도 이후 지난 10월21일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유서라고 알려진 것은 7장의 편지다. (안재환이 처해 있는) 상황을 자세하게 써 놓은 것으로 함께 있었던 사람에게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족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안미선씨는 “그 사람(안재환이 잠적한 후에도 같이 있었다고 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동영상과 편지를 보고 나서 그동안 나와 우리 가족이 품어왔던 의혹들이 모두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누구와 싸움을 하고 있는 게 아니예요. 제 동생이 죽었어요. 부모님께 사랑 받으며 귀하게 자라 결혼까지 한 동생이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끊기고 시신이 돼 돌아왔어요. 나와 우리 가족은 재환이가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혀낼 겁니다.”
안미선씨는 지난 10월19일 안재환의 유골이 안치돼 있는 경기도 벽제 납골당에 가서 혼자 49제를 지내고 왔다고 한다. 안재환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지난 9월8일이지만, 정확한 사망 시점은 여러 사람들의 증언에 비추어 볼때 지난 8월 말에서 9월 초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금도 부모님은 아들을 잃은 비통한 심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동아 2008년 11월 5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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