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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Food & Mood

TPO에 맞는 와인 고르기

와인전문가 이재형에게 듣는

기획·김민경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 장소협찬·꼬뜨(02-365-0771)

2008. 08. 19

TPO에 맞는 와인 고르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직장생활을 하다가 와인을 알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유럽으로 떠나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4년 동안 와인을 배우고 2006년 한국에 돌아온 이재형씨(34).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와인과 함께 생활하며 그가 깨달은 것은 와인은 지식이 아니라 기분으로, 입맛으로 즐기면 된다는 것. 어디서 누구와 함께하든 그 시간이 즐겁다면 그 자리에 곁들이는 와인 역시 최고라는 것이다. 현재 와인업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고 있으며 얼마 전 상황에 어울리는 와인에 대한 정보 등을 담은 ‘이럴 땐 이 와인’이란 책을 펴내기도 한 이씨에게 재밌는 와인 이야기와 상황별 와인 고르는 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포도 품종의 특성 알고 라벨 읽는 요령을 배우세요
와인을 고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포도 품종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다. “레드와인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은 맛이 진하고 잘 익은 과일 향이 나는데, 마치 농익은 머루 냄새 같아요. 메를로는 부드러우면서도 진하죠. 시라즈(시라)는 맛이 진하고 후추 냄새가 짙게 나요. 화이트와인 품종인 샤르도네는 바닐라와 오크 향이 강하며 맛이 진하고, 소비뇽 블랑은 꽃향기가 나며 맑고 상쾌한 느낌이죠. 리슬링은 옅은 휘발유 냄새 같은 향을 풍기는데 고급스럽고 깊은 맛이 특징이에요.”
품종을 고르고 나면 지역이나 나라를 선택하면 되는데, 이때 와인라벨을 읽을 줄 알면 도움이 된다. 이씨는 와인 라벨을 읽는 법은 쉽지 않지만 약간의 요령은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와인의 경우 와이너리(포도주 만드는 양조장) 이름이 크게 적혀 있으면 지명이나 밭 이름이 그 밑에 작게 씌어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 반대로 표기돼 있어요. 원하는 지역이나 와이너리인지 차근차근 읽어보세요. 독일 와인은 이름보다는 알코올 도수를 아는 편이 고르는 데 도움이 돼요. 알코올 도수가 12% 이상이면 드라이 와인, 그 이하면 스위트 와인일 확률이 높아요. 이탈리아 와인은 대체로 맨 앞에 포도 품종이 씌어 있고 di(d’)가 나온 후 마지막으로 지명이 나오지요. 칠레나 미국 등 신대륙 와인은 포도 품종을 크게 적기 때문에 포도 품종의 특징을 알면 와인 맛을 가늠할 수 있답니다.”
그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색다른 맛이 나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산 와인도 맛 볼 것을 권했다. 신선한 과일 향과 맛이 나는데, 레드와인의 경우 돼지갈비·양념통닭 등과 함께 곁들이면 좋고, 화이트와인은 해물칼국수·홍합탕 등과 잘 어울린다고.

순서대로 맛보세요
이씨는 와인도 순서에 따라 마시면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식사할 때 와인을 곁들인다면 처음엔 스파클링와인부터 시작해, 화이트·레드 와인을 거쳐 식후 디저트로 스위트와인을 마시세요. 달콤한 맛이 강한 스파클링와인은 디저트와 함께 즐기면 좋고, 드라이한 스파클링와인이라면 디저트 후에 마시는 입가심용으로 좋아요.” 와인에 안주를 곁들인다면 맛과 향이 가볍고 달콤하지 않은 것, 떫은 맛이 약한 와인부터 시작한다. 숙성된 기간이 짧은 것부터 마시는 것도 잊지 않는다.

▼ 이재형 추천! 요리에 맞는 와인 찾기
TPO에 맞는 와인 고르기

1 삼겹살 + 시미 소노마 컨트리 샤르도네 2004
초보자도 쉽게 마실 수 있는 화이트와인으로 미국산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들어졌으며 포도 자체의 맛이 진하다.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개운한 맛이 나고 오크 향이 강해 기름진 삼겹살과 잘 어울린다. 가격은 3만5천원.

2 스테이크 + 러스텐버그 와인즈 존 엑스 메리맨 사이먼버그 스텔렌보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생산된 레드와인으로, 커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품종 등을 혼합해 만들었다. 맛이 진하면서 부드럽고 감칠맛이 있어 육즙이 살아 있는 구수하고 진한 맛을 내는 스테이크와 잘 어울린다. 가격 5만5천원.




3 한식 + 로사 레갈레 반피 2007
알코올 도수가 6.5%로 낮고 약간의 탄산이 들어있는 레드와인. 브라케토라는 품종으로 만들어졌는데 단맛이 강하고 무게감이 있어 매콤한 한식 요리와 어울린다. 강한 장미 향은 간장, 된장 등으로 만든 요리와도 궁합이 잘 맞다. 가격 5만5천원.

4 피자&파스타 + 루피노 레제르바 듀칼레 키안티 클라시코 2004
이탈리아 산지오베제 품종으로 만들어진 레드와인. 신맛이 있어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린다. 치즈, 올리브오일로 맛을 낸 피자나 파스타를 먹을 때 곁들이면 피클 한 조각을 먹은 듯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치즈나 햄이 들어간 요리와도 어울린다. 가격 5만5천원.


5 친구들과 함께 + 모스카토 다스티 모란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화이트와인 중 하나. 알코올 도수가 5.5%라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잘 익은 청포도를 깨무는 것처럼 상쾌하고 달콤하며 자글거리는 탄산가스가 입 안을 개운하고 기분 좋게 만든다. 냉장고에 4시간 이상 보관했다가 마셔야 제대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설익게 구운 스테이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음식과 잘 어울린다. 가격 2만7천5백원.

6 어른, 친지 접대 + 폴 로저 엑스트라 퀴베 드 리저브
윈스턴 처칠이 귀빈을 모시거나 축하할 일이 생기면 챙겨 마셨던 프랑스산 와인으로 존경이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거나 기념하는 자리에 어울린다. 고급스럽고 깊이 있는 맛과 향이 특징이며 섬세한 기포가 입맛을 자극한다. 달지않아 식전주나 식후주로 적당하고 코스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냉장고에 4시간 이상 보관했다가 먹는다. 가격 32만원.


7 여자들만의 파티 + 카바 브뤼 카스티요 데 몽블랑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기포와 가벼운 단맛, 적당한 무게감을 지닌 스파클링와인. 신선한 과일, 샌드위치 등 브런치 메뉴와 함께 먹어도 적당하다. ‘높은 것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름 때문에 집들이, 개업식 선물로도 좋다. 냉장고에 4시간 이상 보관했다가 마신다. 가격 2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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