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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헌이 들려주는 와인이야기

평범한 직장인에서 와인마니아 된~

기획·김민경 기자 / 사진·박해윤 지호영 기자 || ■ 장소협찬·노리타가든(02-596-5258) 까델루뽀(02-734-5233)

입력 2008.05.20 11:14:00

전상헌이 들려주는 와인이야기

전상헌씨(43)는 보험과 재무컨설팅 관련 일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와인보다는 소주를, 스테이크보다는 삼겹살을 즐겨 먹었으며 와인 마실 기회가 종종 있어도 ‘와인은 어렵다’는 생각에 흥미를 갖지 못했다고 한다.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왔다. 캐나다로 이민 간 초등학교 동창이 회포를 풀자며 데리고 간 곳이 와인바였던 것. 전문적인 와인 지식을 갖춘 친구와 와인을 마시며 와인을 만드는 과정, 포도품종, 수확시기, 나라별 특징과 와이너리 이야기를 들은 전씨는 와인의 매력에 흠뻑 빠졌고, 그때부터 무궁무진한 와인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와인 공부를 시작했다.
세계적인 와인 메이커이자 와인 컨설턴트인 미셸 롤랑(Michel Rolland)은 “와인의 존재 이유는 마시는 이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적으로 좋은 와인은 있을 수 없으며 각자 취향에 맞는 와인을 골라 즐기는 것이 지상 최고의 와인”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직장인 전씨가 와인 공부를 시작하게 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으려면 세상에 어떤 와인이 있는지, 어떤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지, 그 맛은 어떤지 알아야 했다. 그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와인을 즐겁게, 맛있게 마시고 싶다는 생각으로 와인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8년 만에 ‘한 권으로 끝내는 와인 특강’이라는 책을 펴냈다.

“와인 마시는 데 필요한 기본 지식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와인 관련 책을 내며 ‘와인 전문가’로 불리게 된 그는 여전히 와인에 관해 공부할 것이 많지만 “실제로 사람들과 즐겁게 와인을 마시기 위해 필요한 지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말한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품종, 품종별 특성, 그중 내가 좋아하는 맛 정도만 알면 되기 때문이라고.
“와인은 우선 색에 따라 레드·화이트·로제 와인으로 나뉘죠. 레드와인을 만드는 품종은 떫은맛이 강하고 맛이 진한 카베르네소비뇽(Cabernet Sauvignon), 신맛이 도드라지고 가벼운 메를로(Merlot),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의 명품 와인을 만드는 부드러운 맛의 피노누아(Pinot Noir)가 대표적이에요.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품종은 과일 향이 풍부한 샤르도네(Chardonnay), 깔끔하고 신선한 소비뇽블랑(Sauvignon Blanc), 달콤한 와인을 주로 만드는 품종은 리슬링(Riesling)과 게뷔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가 대표적이죠. 로제는 레드와인 품종으로 만들지만 맛은 화이트와인에 가까워요. 이 정도만 알아도 와인 레이블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와인 고르는 데 많은 도움이 돼요.”

“동호회를 이용하면 와인 공부에 드는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전씨가 추천하는 와인 쉽게 즐기는 요령은 3~6명이 모여 2~5 종류의 와인을 함께 맛보는 것. 한자리에서 다른 품종을 비교하며 마시면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내기 쉽고 금전적 부담도 덜 수 있어 좋다고 한다. “함께 마시는 사람 가운데 와인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이 없으면 레스토랑이나 바, 숍에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입맛에 맞는다고 생각되는 와인에 대한 기본 정보, 추천 이유, 그 와인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기억해두면 다음번에 와인을 고를 때 도움이 되죠.”
이런 요령을 실천하려면 와인동호회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러 사람이 모은 정보와 함께 마신 와인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고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지식이 쌓인다고. “와인 공부는 눈덩이 굴리기와 같아요. 처음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어느 정도 지식을 쌓아놓으면 그 다음번에는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빠르게 키워나갈 수 있죠.”
자연스럽게 와인 에티켓을 익힐 수 있는 것도 그가 동호회 활동을 권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와인을 오픈하고 따르는 법, 잔을 다루고 마시는 법 등의 에티켓을 비롯해 곁들이는 음식에 대한 정보는 물론 테이블 매너까지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와인을 알기도 전에 격식에 질릴 수 있으므로 와인 에티켓에 너무 얽매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가 매일 밥을 먹듯 와인도 일상의 한 요소로 받아들이는 게 좋아요. 함께 있는 사람과 내 앞에 놓인 음식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거죠. 우리는 와인 감별사가 아니니 마음 놓고 즐기는 데 집중하세요.”

전상헌이 들려주는 와인이야기

전씨가 동호회 모임을 자주 갖는 와인 레스토랑 까델루뽀. 화이트와인과 곁들이기 적당한 까델루뽀의 앤다이브 샐러드. 자신이 좋아하는 맛과 향을 찾는 것이 와인을 즐기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하는 전상헌 씨. 쇠고기 안심이 푸짐하게 들어간 까델루뽀의 만조 파스타는 이탈리아 와인 루체와 잘 어울린다. (왼쪽부터 차례로)


Plus Tip - 와인 마니아 전상헌 제안! 맛있는 와인 고르기
와인을 살 때는 백화점과 할인마트에서 구입한다 할인마트의 장점은 중저가 와인을 싸게 판매하는 것. 백화점의 장점은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의 와인을 좋은 보관 상태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입맛에 맞는 와인을 한꺼번에 사두고 마시고 싶다면 할인마트를, 5만원 이상의 와인을 소량 구매하려면 백화점을 이용하는 게 좋다.
가족과 마실 때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화이트와인을 준비한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모스카토 다스티(Moscato d’Asti)는 가벼운 탄산과 달콤함이 입맛을 돋우고, 같은 이탈리아산인 가비(Gavi)에서 생산되는 화이트와인은 청량감이 좋고 과일 향이 진해 부침개나 나물무침과 곁들이기 적당하다.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게뷔르츠트라미너는 고소하고 달콤한 과일인 리치 향이 강해, 화이트 와인이면서도 불고기나 양념돼지갈비와 잘 어울린다.
친구들과 마실 때는 맛 좋고 가격 부담이 없는 것을 고른다 레드와인 중 호주산 시라즈(Shiraz)나 아르헨티나산 카베르네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이 적당하다. 아르헨티나산 카베르네소비뇽에는 레드와인의 떫은 맛을 내는 성분 중 하나인 ‘프로시아니딘’이 유난히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안주로는 스테이크나 바비큐, 소시지 등의 고기 요리가 어울리고, 담백한 치즈 두세 가지를 곁들여도 좋다.

와인 마시기 좋은 추천 레스토랑



토토의 와인구멍가게 소믈리에와 함께 와인 셀러에 들어가 와인을 직접 고를 수 있는 홍대 근처의 와인숍 겸 바.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저절로 와인 공부가 된다. 대부분의 음식 값이 1만5천원 이하로 저렴하며, 식사를 한 후 와인을 따로 구입할 경우 1만5천원 상당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문의 02-335-1556
비노 플라워 와인앤다인 방배동 서래마을에 있으며 전씨가 망중한을 즐기고 싶을 때 찾아가는 곳. 양갈비스테이크가 맛있는데 호주산 시라즈를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와인숍과 플라워숍을 겸하고 있어 식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 꽃다발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 문의 02-593-0344

여성동아 2008년 5월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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