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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벌써 일년

故 정다빈 추모 1주기 행사 & 어머니 안타까운 심경 고백

글·김유림 기자 / 사진·성종윤‘프리랜서’

입력 2008.03.21 11:53:00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 탤런트 고 정다빈의 추모식이 지난 2월10일 경기도 안성 납골당에서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고인의 가족과 동료 연예인, 팬클럽 회원 등 2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딸이 세상을 뜬 뒤 1년이 지난 지금도 수면제에 의존해 살고 있다는 어머니의 심경 & 정다빈의 옛 남자친구의 근황 등을 취재했다.
故 정다빈 추모 1주기 행사 & 어머니 안타까운 심경 고백

추모식을 기념해 팬들이 고인에게 남긴 편지.


해맑은 미소가 아름다웠던 탤런트 정다빈. 그가 먼 길을 떠난 지 어느덧 일년이 지났다. 지난 2월10일 경기도 안성 납골당 유토피아에서는 고인의 가족과 동료 연예인, 팬클럽 회원들이 모여 안타깝게 짧은 생을 마감한 그를 떠올리며 ‘추모 1주기’ 행사를 열었다. 동료 연예인으로는 2005년 드라마 ‘그 여름의 태풍’에서 호흡을 맞췄던 탤런트 이재황과 온주완이 모습을 드러냈고, 전국에서 모인 10여 명의 팬클럽 회원과 전 소속사 관계자까지 합쳐 총 20여 명의 추모객들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기도 한 이날 고인의 가족들은 그가 생전에 좋아하던 인절미·호박전·딸기 등 음식을 마련해와 추모식 전 간단히 제사를 지냈다. 상이 다 차려지자 가장 먼저 고인의 남동생이 절을 한 뒤 사촌오빠와 작은아버지가 제사상에 술잔을 올렸다. 이어 어려서부터 한동네에 살며 절친했던 고인의 여자친구 세 명이 나란히 절을 했고, 이어 마지막으로 어머니(51)가 딸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제사상을 준비할 때만 해도 담담한 표정으로 딸의 사진을 바라보던 어머니는 술잔을 받아드는 순간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이렇게 한참을 목 놓아 운 어머니는 아들의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겨우 일어났다. 하지만 제사가 끝난 뒤 찾아온 고인의 친구를 보자 또다시 눈물을 흘리며 “둘이 수상스키 타러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 (다)빈이는 어떡하니” 하고 친구를 와락 껴안았다. 또한 어머니는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정다빈의 여자친구 세 명을 “딸”이라고 불렀다. 친구들 역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고인을 대신해 정다빈의 어머니에게 “엄마”라고 부르며 집에도 자주 찾아간다고 한다.

故 정다빈 추모 1주기 행사 & 어머니 안타까운 심경 고백

고인의 가족과 팬클럽 회원, 동료 연예인 이재황·온주완이 추모식에 참석해 고 정다빈에 대한 그리움을 쏟아냈다.


추모식은 온주완의 추모시 낭독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해 같은 날에 부산에서 영화 촬영을 하느라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해 속으로 ‘내년에는 누나를 꼭 보러 오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추모시 낭독에 이어 고인의 어머니가 가족 대표로 추모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우리 아이가 세상을 떠난 지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잊지 않고 찾아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그렇게 밝고 명랑하던 아이가 그렇게 허망하게 죽었다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제라도 아이가 죽은 이유를 알고 싶다”며 울먹였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자식의 죽음을 인정하기 힘든 어머니는 추모식 마지막에 고인이 연기자로 활동할 당시의 영상물을 상영하는 내내 소리 죽여 눈물을 안으로 삼켰다. ‘정다빈 추모 1주기’ 행사는 추모객들의 헌화를 끝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자식 떠나보내고 잘 지낸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하며 오열한 어머니
행사가 끝난 뒤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을 한 걸음 옮기던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시느냐”는 질문에 “자식 떠나보내고 잘 지낸다면 거짓말”이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딸을 잃은 그날부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수면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정다빈이 세상을 뜬 후 바로 딸과 함께 살던 집을 전세 주고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한 어머니는 조만간 다시 한번 이사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친정식구들이 다 함께 모여 사는 고향 충북 청주로 내려갈 예정인 것. 정다빈의 남동생은 “아무래도 친척들과 함께 지내시면 심적으로 많이 의지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아 이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 군대 제대 후 취업 준비 중인 남동생은 어머니의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된 뒤 다시 서울로 올라올 예정이다.
정다빈의 죽음은 당시 남자친구였던 이강희씨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고인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고인의 가족은 도저히 자살임을 믿을 수 없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끝내 결과는 자살로 나왔다. 정다빈의 남자친구였던 이씨는 고인과 같은 소속사 출신으로 당시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발전한 지는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하지만 정다빈의 옛 남자친구인 이강희씨는 추모식에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내사랑 유리에’ 기자 시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영화는 정다빈이 사망하기 전 이미 촬영을 끝마친 것으로 이씨는 여전히 그때의 사건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고 한다.
살아생전 밝고 명랑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안겨준 고 정다빈.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큰 고통이 남아 있는 듯했다.

여성동아 2008년 3월 5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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