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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대통령 당선자 이명박·김윤옥 부부

“지독한 가난 딛고 최고 자리에 오른 삶의 여정, 안 알려진 결혼생활 에피소드…”

글·김명희 기자 / 사진·김형우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8.01.23 15:15:00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피나는 노력과 불굴의 의지로 가난을 극복하고 대권 도전에 성공하기까지의 남달랐던 삶의 여정과 안 알려진 결혼생활 에피소드, 여성을 위한 공약을 취재했다.
대통령 당선자 이명박·김윤옥 부부

가난한 노동자 집안의 4남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나 술지게미로 배를 채우고 뻥튀기 장수, 풀빵 장수를 해서 학비를 벌었던 소년, 뼈저린 가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샐러리맨의 신화를 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 12월19일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제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명박 당선자(67)와 부인 김윤옥 여사(61)는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서울 가회동 북촌한옥마을 자택에서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지난 38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것이다. 이 후보는 당선 첫 소감으로 “오늘 국민의 위대한 힘을 다시금 확인했다. 매우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 위기에 빠진 경제를 반드시 살리고 분열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간염으로 생사 기로에 선 남편 위해 맨손으로 장어 잡아 요리하기도
사실 이날은 이명박 당선자의 생일이자 김윤옥 여사와의 결혼기념일이었다. 두 사람은 이 당선자의 은사와 김 여사 오빠의 중매로 처음 만나 70년 12월19일 결혼했다. 당시 이 당선자는 65년 입사한 현대건설에서 이사로 승진해 승승장구할 때였고 김 여사는 이화여대 메이퀸 출신으로 한창 미모를 자랑할 때였다고 한다. 이 당선자는 결혼날짜를 잡으면서 일부러 자신의 생일을 택했다고 한다. 그래야 부부끼리 결혼기념일과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김 여사는 결혼 당시 상황에 대해 “남편이 일하다가 곧장 결혼식장에 왔는데, 신랑 화장이 없던 때라 그냥 이발소 가서 머리만 깎고 식장에 나타났다. 일하다가 회사에서 곧장 와 옷만 갈아입고 결혼식을 올려서인지 새신랑 때보다 지금의 남편이 더 잘생긴 것 같기도 하다. 결혼식 후에는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인지 열이 40℃까지 올라 남편 병간호를 하며 첫날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자 이명박·김윤옥 부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당선 및 결혼기념일· 생일 축하 케이크를 커팅하고 있는 이명박·김윤옥 부부. 이들 부부는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손자·손녀가 태어났을 때를 꼽았다. 가회동 자택에서 손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위부터 차례로)


이 당선자는 현대건설 입사 후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 등 굵직한 일을 도맡아 해냈고 이를 인정받아 77년 불과 35세의 나이에 현대건설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성공스토리는 89년 ‘야망의 세월’을 통해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몸을 사리지 않는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 당선자는 현대건설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과로로 간염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김 여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당시의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진료를 했던 의사는 지금 쉬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했어요. 그때 제 나이 스물일곱, 셋이나 되는 아이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 앞이 캄캄해 몇 날 며칠을 눈물로 보냈는지 몰라요. 아침에 쌀을 씻다가도, 아이들 옷을 입히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흐르더군요. 앰뷸런스 소리가 나면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남편을 위해 몸에 좋은 것이라면 뭐든지 다 해서 먹였어요. 남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휴식이었지만 남편은 병원에서 출퇴근할 정도로 손에서 일을 놓지 못했어요. ‘일하다 죽겠다’며 고집을 피우는 남편을 말리다 지칠 때쯤 주변에서 야생장어가 간염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는 한탄강에 가서 장어를 잡아왔죠. 지금 생각하면 무섭고 징그럽지만 그때는 남편을 살려야겠다는 것 외엔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어요. 그 후 남편은 기적적으로 완치가 됐는데 그게 다 제가 잡은 장어 덕분이 아닌가 생각하며 웃는답니다.”

초고속 승진한 남편 때문에 ‘두 번째 부인’ 소문에 시달려
‘초고속 승진’을 한 남편 덕에 젊은 나이에 중역 부인이 된 김 여사는 매사에 조심하며 조용하게 남편을 내조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오해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두 번째 부인이라는 소문에 시달렸다는 것. 김 여사는 “젊은 새댁이 사장 부인이라고 하니까 다들 세컨드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현대건설 사장이 세컨드를 두고 있다는 소문이 친정에까지 알려져 아버지가 진상 확인에 나섰는데 결국 그게 나더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 당선자는 38년을 같이 살면서 아내에게 선물 한 번 사준 적 없다고 한다. 외국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비행기에서 공짜로 주는 칫솔, 치약과 빗을 갖다 준 적은 있지만 선물다운 선물은 한 번도 준 적이 없다는 것. 내심 서운한 마음이 있던 김 여사가 딸 셋에 이어 아들을 낳고 나서 목에 힘 좀 주려고 선물을 달라고 했더니 이 당선자는 “아들 낳았다고 선물 사주면 당신이 아이 낳는 기계 같아서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로 상황을 모면했다고 한다.
이 당선자 부부는 슬하에 장녀 주연(37), 차녀 승연(35), 막내딸 수연씨(33)와 아들 시형씨(30) 등 3녀1남을 뒀다. 주연·승연씨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유학해 기악을 전공했고, 수연씨는 이화여대 미대를 나왔다. 주연씨 남편은 현재 삼성화재 법무담당 상무보 이상주씨(38), 승연씨의 남편은 서울대의대 내과 전문의 최의근씨(35), 수연씨 남편은 한국타이어 부사장 조현범씨(35)다. 아들 시형씨는 군 제대 후 미국 유학을 다녀와 선거운동을 도왔다.
이명박 당선자는 바쁜 중에도 아이들만큼은 자상하게 챙겼다고 한다. 현대 재직 시절에는 잦은 해외출장으로, 또 서울시장 시절에는 바쁜 시정 업무로 인해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지만 출장을 갈 때면 아이들 생일, 시험 날짜까지 꼼꼼히 메모해두었다가 날짜에 맞춰 전화해 축하하고 격려해주었다고 한다. 또한 단 한 번도 아들과 딸을 차별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와 관련, 이 당선자는 지난 2003년 ‘여성동아’와 인터뷰하면서 “우리 부부가 1남3녀를 두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확히는 3녀1남이다. 아들이라고 더 귀하게 여기는 것도 없지만 딸들도 그걸 용납하지 않는다. 굳이 말하려면 태어난 순서대로 3녀1남이라고 말하는 게 옳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 당선자 이명박·김윤옥 부부

이 당선자가 한없이 너그러운 아버지라면 김 여사는 엄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편이었다고. 특히 학교 성적에 연연해 아이들을 다그칠 때가 많았는데 이제 와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아무래도 성적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어요.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는 마루에 상을 펴놓고 제가 직접 가르쳤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후회가 많이 돼요. 제가 아이들을 지나치게 몰아간 게 아닌가 싶어서, 하루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미안하다. 대신 손자 손녀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겠다’고 했어요(웃음).”
김 여사의 말처럼 이 당선자 부부는 생애 가장 값진 보석으로 손자 손녀 여섯을 꼽는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또한 손자 손녀를 얻었을 때라고 한다.
“손자 손녀가 자라는 걸 보면서 정말 정치가 좋아지고 교육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는 세상도 많이 바뀔 텐데 지금의 잣대로 아이들에게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는 건 이미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이죠. 아이들 한명 한명이 개성을 살리고 재능을 펼칠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어요. 우리 큰 손녀는 커서 ‘엄마처럼’ 되고 싶다고 하는데 그 또한 좋은 꿈이라고 생각하고 존중해주고 싶어요.”
이 당선자는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목표를 세우면 집요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여사는 이 당선자의 무서운 추진력과 관련된 일화 하나를 들려주었다.
“온 가족이 유명산 등산을 갔는데 눈이 많이 내려 다른 식구들이 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갔어요. 그런데 남편만 혼자 나뭇가지를 지팡이 삼아 눈 덮인 정상에 올랐죠. 남편에게 중도 포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앞으로 5년 동안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 섬길 것”
이 당선자는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체계 개편, 서울숲 및 서울광장 조성 등 눈에 보이는 굵직한 성과들을 남겼다. 청계천 복원을 추진하며 문화재 훼손 우려, 상인들의 반발 등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뜻을 이뤘다. 부부가 오랜 세월을 함께하면 서로 닮는다는 말처럼 시련에도 좀처럼 흔들림 없는 의연함과 긍정적인 마인드, 상황을 재치 있게 넘기는 유머 감각 등은 김 여사도 이 당선자 못지않다. 특히 이 당선자에게 숨겨진 아이가 있다는 소문에 대해 “있으면 데려와봐라, 여기 (선거) 일이 바쁜데 일 좀 시키게”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 당선자의 작은 눈이 흠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눈으로 세상 구석구석을 잘 살필 수 있어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 재직시절 월급을 단 한 차례도 집에 들고 가지 않고 모두 환경단체, 복지시설 등에 기부했을 때도 김 여사는 불평 한마디하지 않고 그 뜻을 존중해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38년간 한마음 한뜻으로 걸어온 이명박·김윤옥 부부. 이들이 모든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따뜻하고 강한 대한민국의 서막을 열기를 기대한다.
이명박 당선자의 여성·교육 관련 공약, 어떤 것이 있나
이명박 당선자의 여성 관련 공약은 일자리를 마련해 여성의 자립 기회를 늘리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여성 취업을 전담할 ‘다시 일하기 센터’를 운영하고, 노인과 여성을 위해 노동부·복지부 등 7개 정부 부처와 협력해 사회 서비스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것. 또 여성·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여성 커리어 개발거점센터’를 운영하고, 소규모 창업 지원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여성의 가사노동을 인정해 부부 재산제도를 개선하고, 경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혼 시 재산균등분할권 확보 ▲주거용 건물의 일방적 처분 제한 ▲혼인 중 재산분할권 인정 ▲배우자 법정상속분 50%로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일하는 여성의 복지와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 ▲휴직급여 최저임금 수준 이상으로 현실화 ▲가족 간호 휴가제 도입 ▲검·경 합동 성범죄 전담기구 설치 ▲강간죄 대상 확대 등 여성폭력 처벌 강화 ▲분만 의료비 및 불임치료 보조 생식술 100% 지원 ▲남북한 여성 교류지원 확대 등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육아와 관련해서는 ▲영·유아의 보육·교육 국가책임제 실시 ▲0~5세 보육시설 이용하지 않는 아동에게 아동양육수당 지급 ▲보육교사 처우 국공립시설 수준으로 개선 ▲빈곤층 자녀를 위한 센터 매년 1백 개 지원 ▲영·유아용품 세제 혜택 등을 약속했다.
교육정책은 자율·맞춤형 교육서비스 제공, 개방화, 사교육비 절감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3단계에 걸쳐 순차적으로 대학입시를 완전 자율화한다는 방침. 첫 단계는 대학이 학과 특성에 따라 학생부와 수능을 자유롭게 반영하는 것이다. 이어 2단계에서는 학생과 대학이 수능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전체 수능 응시과목 수를 줄인다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대학입시를 온전히 대학에 맡기는 완전자율화다. 다만 본고사 부활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방침. 또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로 기숙형 공립고 1백50개, 전문계 특성화 고교인 마이스터고교 50개, 자율형 사립고 1백 개 등 모두 3백 개의 고등학교를 만들어 고교 교육을 다양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영어교육 공약도 있다. 따로 사교육을 받을 필요 없이 고등학교까지의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우선 영어로 영어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를 매년 3천 명씩 양성해 배치하고, 영어 외 과목도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간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여성동아 2008년 1월 5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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