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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명상 이용한 이색 분만법 ‘소프롤로지’ 전도사 옥정원

기획·송화선 기자 / 글·백경선‘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지호영 기자

2008. 01. 17

여성에게 출산은 아이를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고통의 과정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명상을 이용한 분만법 ‘소프롤로지’ 전문가 옥정원씨는 “소프롤로지를 배우면 누구나 큰 고통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옥씨를 만나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색 분만법 소프롤로지에 대해 들었다.

긍정 명상 이용한 이색 분만법 ‘소프롤로지’ 전도사 옥정원

“‘소프롤로지’는 유럽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는 일종의 명상법이에요. 특히 프랑스에서는 산부인과에서 분만법으로 사용될 뿐 아니라, 연주회나 운동경기를 앞둔 이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죠.”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아직 우리에게 낯선 ‘소프롤로지’를 알리고 있는 옥정원씨(52)는 지난 87년 프랑스에서 처음 소프롤로지를 접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남편과 함께 생활하다 현지에서 셋째 아이를 출산하게 됐을 때, 프랑스인 친구로부터 “산모와 아이의 고통을 줄여주는 분만법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소프롤로지를 소개받았다고.
소프롤로지는 불교의 선 사상과 서양의 근육이완법, 동양의 요가 등을 혼합한 명상법으로 60년대 스페인의 한 정신과 의사가 개발해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됐다고 한다. 올바른 호흡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핵심으로, 소프롤로지를 배우면 산모 스스로 분만의 고통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 친구 덕분에 병원에서 소프롤로지 분만법을 교육받고 편안하게 아이를 낳았어요. 하지만 출산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귀국하면서 오랫동안 그에 대해 잊고 지냈죠. 소프롤로지를 다시 공부하게 된 건 97년 한 병원에서 소프롤로지 분만법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들은 뒤부터예요. 예전에 프랑스어로 배워 내용을 100% 이해하지 못했던 게 생각나서 병원에 찾아가 ‘저도 배우고 싶다’고 청했죠. 원래는 그곳에 다니는 임신부만 받을 수 있는 교육이었는데, 병원에서 특별히 허락해 저도 강의를 들었어요.”
옥씨는 그때 임신과 출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정신 훈련과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육체 훈련을 통해 산모의 고통을 줄여주는 소프롤로지의 매력을 새삼 깨닫고, 그것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저 나름대로 소프롤로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강의를 시작했죠. 제가 임신부들에게 지도하는 건 심신 훈련을 통해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인한 우울감, 진통에 대한 두려움과 분만에 대한 근심을 제거하고 아기를 평온하게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소프롤로지의 긍정 명상 익히면 인생의 고비 겪을 때도 큰 도움 돼요”
긍정 명상 이용한 이색 분만법 ‘소프롤로지’ 전도사 옥정원

정신적·육체적 훈련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소프롤로지를 배우며 출산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엄마들.


옥씨는 “모든 임신부는 진통과 분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진통이 시작되면 쉽게 긴장하는데, 그럴 경우 혈액 순환이 잘 안돼 근육 조직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우리 몸은 느껴야 할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그래서 저는 임신부들에게 진통은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에너지이자 신호이며, 엄마만의 특권이라고 항상 말해줘요. 그러니 진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기쁨으로 맞이하라고요. 제게 소프롤로지를 배운 수강생 가운데 한 명은 소리 한 번 지르지 않고 아이를 낳아 친정엄마에게 ‘독하다’는 소리를 들었다는데, ‘출산=기쁨’이라는 생각을 끝없이 반복한 정신 훈련의 결과였다고 생각해요.”
그가 정신 훈련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긍정 명상’과 ‘자성 예언’. 옥씨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긍정 명상’과, ‘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성 예언’은 임신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소프롤로지에는 정신 훈련과 더불어 복식 호흡과 임신부 요가 같은 신체 훈련도 포함돼 있다. 옥씨는 “임신 중기에 들어서면 요통, 골반통, 다리에 쥐가 나거나 붓는 증세, 숨 가쁨 등과 같은 증세가 하나씩 나타나는데 적절한 호흡법과 요가를 하면 이러한 것을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다”며 “아울러 분만에 필요한 유연성과 힘도 기를 수 있어 출산의 고통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임신부에게 추천하는 동작은 ‘골반 자극주기’와 ‘합장합족하기’. ‘골반 자극주기’는 골반을 탄력 있게 하고 확장시켜줌으로써 순산을 돕는 동작이라고 한다. 척추가 휘지 않도록 허리와 등을 똑바로 하고 앉은 상태에서 양발을 붙인 채 발을 잡아 정면을 보면서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인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팔꿈치와 이마를 바닥에 최대한 가깝게 내려가도록 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합장합족하기’는 늑골과 골반을 정돈시키고 복근력과 호흡력을 강화해 분만 시 통증을 줄여준다고 한다.
“합장합족 동작은 똑바로 누워서 두 손을 모아 가슴 위로 합장한 뒤 무릎을 구부려 발바닥을 마주 붙이고 양손과 양발을 서로 미는 거예요. 숨을 마셨다가 내쉬면서 합장한 손을 머리 위로 뻗어올리고 동시에 다리는 밑으로 편 다음, 다시 숨을 마시면서 처음의 자세로 돌아오고, 다시 내쉬면서 앞의 자세를 반복하면 됩니다. 이것을 천천히 10회 정도 반복하다가 점점 빠르게 해서 20~30회 반복하면 좋죠.”
옥씨는 이 같은 동작을 할 때 주의할 것은 “한 동작을 끝낸 뒤 호흡이 정돈될 때까지 눈을 감고 배 속의 아기를 생각하며 2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무리하게 많은 동작을 하는 것보다는 단 몇 개라도 자신의 몸에 맞는 것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소프롤로지를 익히면 출산 때뿐 아니라 인생의 고비를 겪을 때도 큰 도움이 돼요. 지난 2006년 남편이 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는데, 소프롤로지의 긍정 명상을 통해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죠. ‘비록 남편은 세상에 없지만 아이들이 다 큰 뒤 이런 일이 생긴 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도 감사할 일이다. 큰일을 겪으며 내 주위에 좋은 사람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지 않았나…’ 이렇게 하나 둘 생각을 이어가니 거짓말처럼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소프롤로지를 접하고 하루에 한 번씩 긍정 명상을 하며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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