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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딛고 18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쌍둥이 가수 ‘수와진’ 안상수·안상진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세일‘프리랜서’

입력 2007.08.21 17:10:00

80년대 후반 ‘파초’로 인기를 모으다가 동생 안상진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활동을 중단했던 ‘수와진’이 활동을 재개한다. 18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서는 이들 형제가 잇단 시련을 딛고 다시 노래를 시작하기까지 사연을 들려주었다.
시련 딛고 18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쌍둥이 가수 ‘수와진’ 안상수·안상진

새 음반을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하는 ‘수와진’의 형 안상수(오른쪽)·동생 안상진(왼쪽).


386세대라면 누구나 ‘불꽃처럼 살아야 해 오늘도 어제처럼…’으로 시작하는 수와진의 노래 ‘파초’를 들어봤을 것이다. 수와진은 형 안상수·동생 안상진(45)으로 구성된 쌍둥이 듀오. 86년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하루 8시간씩 매일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자선공연을 열어 유명해진 뒤 이듬해 정식으로 데뷔해 2집 타이틀곡 ‘파초’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89년 1월1일 동생 안상진이 괴한의 습격을 받아 머리를 다친 후 이들은 활동을 중단했었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 새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이들을 만났다. 활동 중단 당시 20대이던 수와진은 희끗희끗해진 머리에 깊게 주름이 팬 40대 중반의 아저씨가 돼 있었다. 중후해진 목소리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엿보였지만 통기타에서 흐르는 반주는 여전히 맑고 고왔다.
“굴곡진 인생을 산 아들들을 걱정하는 홀어머니께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수와진은 오는 8월 중순 ‘사랑해야 해’를 타이틀 곡으로 한 5집 음반을 낼 예정이다. 먼저 음반을 내자고 제의한 사람은 동생 안상진. 그는 사고 후 “식물인간이 됐다더라”라는 세간의 소문 때문에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사고를 당한 때는 3집 ‘바람 부는 거리’를 발매한 직후. 한강둔치에 나갔다가 괴한들에게 머리를 맞은 그는 세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사고후유증으로 간경변·늑막염 등에 걸려 투병생활을 해야 했던 것. 상심한 채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간 안상진은 폐인처럼 생활을 했고, 데뷔 직후 결혼한 아내와도 잦은 마찰이 생겨 이혼했다고 한다. 그는 지인과 함께 레스토랑을 차렸으나 노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진 못했다고.

시련 딛고 18년 만에 새 앨범 발표한 쌍둥이 가수 ‘수와진’ 안상수·안상진

“‘사고가 난 날 좀 더 행동을 조심했더라면…’ 같은 후회를 많이 했죠. 91년에 수와진이라는 이름으로 형 혼자 4집 앨범을 발표했는데 ‘나는 왜 함께할 수 없나’ 싶어 많이 괴로워했고요. 괜히 멀쩡한 형이 얄밉기도 했어요.”
형인 안상수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동생을 대신할 만한 파트너를 구할 수 없었던 것. 그 뒤 두차례 솔로앨범을 발표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그는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 가수활동을 접어야 했다.
“2004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는데 잘 풀리지 않았어요. 빚까지 늘어 가족과 갈등이 많았죠. 당시 형편이 좀 나았던 동생이 계속 도와줘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이후 두 사람은 하던 사업을 접고 재기의 기회를 엿보았다. 그리고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안상진의 탁하고 굵은 목소리와 안상수의 맑고 여린 목소리가 조화된 ‘수와진 표’ 음악을 부르게 됐다.

별거와 이혼의 상처… 삶의 모습까지 닮은 쌍둥이 형제
3분 간격으로 태어난 안상수·안상진 형제는 “전생에 몇 겁의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외모와 성격은 물론이고 삶의 모습까지도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열일곱 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읜 뒤, 그 빈자리를 음악으로 채웠다는 두 사람은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로 올라와 거리공연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마음이 잘 맞아서인지 힘든 일이 있을 땐 많은 의지가 돼요. 쌍둥이라서 그런지 외모뿐만 아니라 인생까지 닮는 것 같아요(웃음). 둘 중 누구 하나가 좋지 않은 일을 겪게 되면 나머지 하나도 바짝 긴장을 해야 하죠.”
89년 결혼한 형 안상수는 사업실패와 성격차이로 인해 7년 전부터 별거를 시작해 기러기아빠로 살고 있다. 아내와 아이들은 미국에 머물고 있다고.
전처와의 사이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동생 안상진은 92년 재혼, 현재 부인과의 사이에서 두 딸을 얻었다. 큰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있는 그는 “지금의 아내와 두 딸에게만큼은 든든한 가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요새 두 아이 모두 제게 클래식기타를 배우고 있어요. 신세대 음악을 즐겨 듣는 아이들이 아빠가 하는 포크송에도 관심을 가져주니까 기특하고 고맙죠.”
얼마 전 20년 지기 팬들과 함께 조촐하게 MT를 다녀왔다는 두 사람은 “아줌마·아저씨의 모습으로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팬들의 환호는 마음을 설레게 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들의 후원으로 심장병 수술을 받은 아이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올 땐 자선공연을 했던 순간이 떠올라 마음이 훈훈해진다고.
“일반 형제와는 또 다른 쌍둥이 형제인데다 저희는 일란성 쌍둥이잖아요.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하나의 생명체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서로 눈빛만 봐도 통해요. 시련 끝에 다시 뭉친 만큼 멋지게 제2의 가수 인생을 열어가고 싶어요.”

여성동아 2007년 8월 5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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