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가서 임신 사실을 확인했어요. 현재 6주 됐고 (태아의 크기는) 지금 3mm인데 조금씩 커간다고 해요.”
차태현(31)이 ‘아빠’가 된다. 그는 지난 5월7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내의 임신 사실을 깜짝 발표했다. “아내가 임신했다는 느낌은 받았는데 정확한 검사결과가 나온 뒤 알리고 싶어 그동안 말하지 않았다”는 차태현은 “유럽여행을 간 부모님이 내일 돌아오시는데 어버이날을 맞아 좋은 선물을 하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감이 나질 않아요.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면 좋겠고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지난해 6월 첫사랑인 작사가 최석은씨(31)와 13년 열애 끝에 결혼한 차태현은 요즘 부쩍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4월 중순부터 안재욱과 공동으로 KBS ‘안재욱·차태현의 미스터 라디오’의 DJ를 맡았고, 더불어 5월 중순 시작한 KBS 월화드라마 ‘꽃 찾으러 왔단다’에도 출연 중이기 때문. “KBS 드라마 출연은 10년 만인데 공교롭게도 라디오도 같은 방송사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는 그는 “KBS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아버지가 ‘KBS 것 좀 하라’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결국은 정년퇴임하신 뒤 KBS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 출연은 3년 만이에요. 원래는 영화가 예정돼 있었는데 그게 미뤄지는 바람에 이번 작품을 하게 됐죠. 사실 그동안 드라마를 찍고 싶었는데 항상 일이 한꺼번에 몰려서 포기한 게 많았어요. 영화나 드라마나 연기하는 데 큰 차이는 없는데 드라마는 자주 뵐 수 있으니까 좋은 거 같아요. 특히 드라마에 출연하면 저희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좋아하세요. 시골에 계시는 저희 할아버지는 제가 드라마에 안 나오니까 노는 줄 알고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이번에 제가 출연한 영화 중 처음으로 ‘복면달호’를 보셨는데 그때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강행군으로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에 라디오 스케줄까지 잡혀 하루에 두 시간밖에 못 잘 때도 있다고 한다.
“라디오 PD께서 홍삼 한 박스를 주셨어요.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챙겨 먹고 있어요(웃음). 아내는 늘 아침밥을 챙겨 주려고 하는데, 요즘 제가 새벽에 들어가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편이라 아침에 못 일어날 때가 많죠. 아내도 제 스케줄에 많이 적응됐어요. 다만 라디오와 드라마가 겹쳐서 너무 바쁘다 보니 ‘다음부터는 (겹치지 말고)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자주 해요.”
그는 라디오 DJ를 맡은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드라마 촬영으로 자리를 많이 비우게 돼 청취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가 자리를 비워서 거긴(라디오 팀) 고생하고 있어요. 재욱이 형이 일주일 중 사흘을 혼자 진행하죠. 하지만 형한테는 별로 미안한 게 없어요(웃음). 원래 공동 DJ를 맡으면서 시간이 되면 둘이 하고, 스케줄이 안 되면 종종 혼자도 진행하는 방식으로 나가기로 했거든요. 앞으로 형이 바쁘면 저도 혼자서 해야 하니까요. 다만 프로그램 시작한 뒤 한 달 정도는 둘이 진행 하면서 자리를 잡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청취자 분들께는 죄송스럽죠.”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나 연기를 할 때 “상대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차태현은 공동 DJ인 안재욱과 드라마 상대역을 맡은 강혜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까.
“재욱이 형과는 잘 맞아요. 제 인생은 무난해서 사건과 경험이 많지 않은데 재욱이 형은 기억력이 좋아서 그런지, 삶에서 사건이 많은 거 같아요. 형이 이야기하면 저는 옆에서 거들어주고 받아치는 편이죠. 연기할 때도 어떤 캐릭터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타입이 아니고요. 강혜정씨는 제가 감독님께 캐스팅을 제의했어요. 다행히 강혜정씨도 출연하기로 했던 영화 촬영이 미뤄지면서 같이할 수 있게 됐는데,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니까 저는 거기에 맞게 받쳐주기만 하면 돼요.”
결혼 후 ‘선배님’ 호칭 자주 들어
영화 ‘복면달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소연이나 ‘꽃 찾으러…’의 강혜정 모두 자신에게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써 부담스러웠다면서 “결혼해서 그러는지, 다들 내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농담을 하는 차태현. 외모에는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소년의 이미지가 어려 있지만 95년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그도 어느덧 연기생활 10여 년을 넘긴 30대 연기자가 됐다. 그간 밝고 유쾌한 느낌이 넘치는 차태현 특유의 스타일을 구축했지만, 그 역시 여느 연기자들처럼 변신에 대한 욕구도 있을 터. 하지만 차태현은 무리하기보다는 조금씩 자신의 나이와 대중의 기대에 맞는 변화를 추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제 나이가 애매한 것 같아요. 게다가 동안이라 그런지 요즘도 6년 전에 출연한 ‘엽기적인 그녀’와 유사한 역할을 제의 받을 때가 있어요. 대체 이 제작자는 왜 나한테 이런 작품을 주려는지 궁금하죠(웃음). 무리해서 어린 역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항상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해야 가장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하지만 기존의 제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혀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진 않아요. 연기 변신에 대한 이야기는 데뷔 이후로 계속 듣고 있지만 거기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제가 아무리 변신하려고 해도 제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테니까요. 제가 할 수 있고, 대중이 원하는 캐릭터에 맞춰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어요. 아마 변신을 하게 돼도 ‘차태현스러운’ 변신을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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