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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_ ‘내 남자의 여자’ 3인방

배종옥, 드라마 촬영 에피소드 & 요즘 생활

글·김명희 기자 / 사진·홍중식, 지호영 기자

2007. 05. 21

따뜻한 마음을 가진 현모양처지만 친구에게 남편을 뺏기는 주부 역을 맡은 탤런트 배종옥. 연기 경력 22년 만에 이처럼 순한 배역은 처음이라는 그가 들려준 드라마 촬영 에피소드 & 요즘 생활.

배종옥, 드라마 촬영 에피소드 & 요즘 생활

굵게 웨이브가 들어간 커트머리에서 묻어나는 편안한 인상. ‘내 남자의 여자’에서 기존의 깐깐한 이미지를 벗고 현모양처로 변신한 배종옥(43). 극중에서 그가 맡은 인물 지수는 남편 내조 잘하고 아들 잘 키우고 틈틈이 봉사활동까지 하는 ‘완벽한’ 주부. 하지만 남편과 친구의 불륜 사실을 알고 난 후 심한 갈등을 겪는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당차고 냉철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에게는 흔지 않은 역할이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순수하고 투명한 여자죠.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될 것 같았어요. 제가 자의식이 강한 편이고, 또 그런 역할을 주로 해왔으니까요. 그래서 자신보다 남편과 아이, 부모님이 먼저인 여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어요.”

배종옥, 드라마 촬영 에피소드 & 요즘 생활

배종옥은 ‘거짓말’ ‘바보 같은 사랑’ ‘꽃보다 아름다워’ ‘굿바이 솔로’ 등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주로 출연, ‘노희경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해왔다. 그가 ‘목욕탕집 남자들’ 이후 10년 만에 다시 김수현 작가와 손을 잡은 이유가 궁금했다.
“노 작가의 작품에 주로 출연했기 때문에 그 속에선 어떤 자유를 느낄 수 있지만 특정 작가의 작품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김수현 작가가 불륜을 소재로 드라마를 쓴다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기대되는 측면도 있어요. 김수현 작가라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은근슬쩍 불륜을 미화하거나 매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각자 인물들의 고민과 생각을 담아낼 수 있으리라 믿거든요.”

“스트레스는 헬스와 달리기로 그때그때 풀어요”
김 작가는 배우들이 대본의 토씨 하나 틀리는 걸 용납하지 못하는 스타일. 오랜만에 함께 작업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을까.
“우리말은 작은 조사 하나로도 엄청난, 또는 미묘한 감정의 차이가 생길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 ‘사랑할 거야’와 ‘사랑할래’는 비슷한 의미이지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작가의 의도대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본에 대해서는 그처럼 철저하지만 배역의 감정을 설명할 때는 ‘그건 마른 낙엽이 바스러져가는 느낌이야’처럼 추상적으로 표현하세요. 그걸 제 감정으로 흡수해서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데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남편 역을 맡은 김상중과는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우다 결혼에 골인한 바 있고, 친구이자 남편을 빼앗는 화영 역을 맡은 김희애와는 처음 호흡을 맞춘다.
“희애씨는 대학(중앙대) 후배인데 저희 둘 모두 뜨는 별이었기 때문에 한 작품에서 만나지 못했어요(웃음). 같은 시대에 활동을 하고 있지만 갖고 있는 색깔과 개성이 달라 같은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던 거죠. 굳이 연락해서 만날 일도 없고 그동안 소원하게 지냈는데 몇 번 같이 대본 연습을 하면서 금방 친해졌어요. 서로 치열하게 연기하는 스타일이라 촬영장에서 불꽃이 튀죠. 그래도 호흡이 잘 맞아서 함께 연기하는 게 즐거워요.”
한 남자를 놓고 사랑싸움을 하는 처지인 김희애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살려고 상대방을 죽일 나이는 아니지 않느냐”고 웃으며 답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 같은 건 잘 안 해요. 피부관리나 헬스, 달리기 같은 운동도 열심히 하는 편인데 그것 역시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이죠.”
지수가 남편과 친구의 불륜 사실을 알면서 드라마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그간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가 좋은 작품임에도 흥행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시청률 딜레마’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한다.
“이번 드라마는 시청률이 잘 나오면 좋겠어요. 딜레마에서 벗어나려면 그걸 극복하는 수밖에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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