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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이와 함께 다녀왔어요~

아주미술관 ‘이스탄불 레인보우전’

예술작품 같은 터키 카펫 구경하고 전통 차 마셔요~

기획·김동희 기자 / 글·강은아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7.05.10 10:38:00

터키의 전통 카펫, 의상, 장신구를 통해 터키의 문화와 역사를 들여다보는 전시회가 대전 아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주부 강은아씨(43)가 딸 수민이와 함께 ‘이스탄불 레인보우전’에 다녀왔다.
아주미술관 ‘이스탄불 레인보우전’

터키인 강사가 터키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우)


터키의 전통 카펫과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딸 수민이(11)와 함께 집을 나섰다. 광명역에서 KTX로 30분 만에 대전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화암동에 자리한 아주미술관으로 향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카펫들의 화려한 색깔과 기학학적인 무늬가 마음을 설레게 했다. 전시장을 돌기 전 ‘터키 아이들이 즐기는 동화, 노래이야기’ 강좌가 열리는 미술관 2층의 카페 뮤즈를 먼저 찾았다.
터키인 강사 아흐멧 첼릭씨가 터키의 신화, 음악, 춤, 건축물의 특징 등을 들려주고 민속 노래 ‘엘살라’도 가르쳐줬다.
“터키 말로 ‘고맙습니다’가 뭐라고요?” “테셰퀴르 에데림!”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동서 문명의 교차로였기 때문에 지금도 여러 문화가 공존하고 있어요. 종교도 인구의 98%가 이슬람교도인 회교 국가이지만, 이슬람교와 기독교·유대교의 유적지가 골고루 있고요. 터키는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한국과 공동으로 4강에 진출해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강의가 끝나고 미술관 측에서 제공하는 도넛과 코코아를 마신 뒤 전시장에 들어섰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직물은 경제의 기초이자 예술을 다른 지역으로 전파하는 수단이기도 했어요. 서양에선 회화와 조각이 미술의 중심을 이뤘지만 터키와 그 주변의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직물 중심의 수공예를 중요하게 여겼지요. 대표적인 직물로 킬림과 카펫이 있는데 킬림은 날실과 씨실을 교차시켜 평평하게 짠 것을 말하고, 킬림에 매듭을 엮어 단단하고 부피감 있게 만든 게 카펫이에요. 터키의 킬림과 카펫은 종교적 상징이나 나무, 잎사귀 등 자연 문양을 기하학적으로 변형시켜 화려한 예술적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에요. 기도할 때 쓰는 기도용 카펫에는 메카(마호메트의 출생지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방향인 동쪽에 움푹하게 들어간 아치형 모양의 일명 ‘미라브 문양’이 반드시 들어 있어요.”

아주미술관 ‘이스탄불 레인보우전’

터키의 전통 커피 ‘카흐베’와 전통 차 ‘차이’를 맛보고 있는 강은아씨와 수민이.(좌) 아주미술관 외경.(우)


작품을 돌아보는 동안 큐레이터가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자 수민이는 큐레이터 뒤를 따라다니며 열심히 메모를 했다. 전시장에는 2백여 점의 킬림과 카펫 외에도 은장신구, 색감이 돋보이는 어린아이의 옷, 킬림 직조법으로 만든 가방 등이 전시돼 있었다. 신부가 결혼할 때 머리 뒤에 달아 늘어뜨리는 화려한 장식들도 눈에 띄었다. 터키의 아버지들은 딸이 태어나면 진주를 사두고 어머니들은 실을 엮어 아름다운 신부의 머리 장식품으로 만들어주는 전통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딸의 행복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세계 공통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장을 거의 다 둘러보았을 무렵 전시장 한쪽에서 터키 옷 입어보기와 히잡(hijab) 만들기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이슬람 여성의 전통의복은 헐렁한 바지(발바 balvar), 셔츠(민탄 mintan), 세 벌의 스커트로 구성돼 있고 남자들 의상은 헐렁한 바지, 칼라 없는 셔츠와 조끼 또는 소매 없는 짧은 재킷으로 구성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히잡과 차도르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데 두건처럼 생겨 얼굴을 내놓고 머리와 상체 일부만 가리는 게 히잡이고, 망토처럼 길고 헐렁한 외투가 차도르다. 의상입어보기 코너는 관람객들에게 워낙 인기가 좋아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를 여유가 없어 유감이었다. 히잡 만들기에 도전한 수민이는 받아온 옷감을 빛나는 비즈와 장식물로 꾸미며 몹시 즐거워했다.
끝으로 터키 전통차(차이)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코너에 들렀다. 호리병처럼 생긴 터키 전통의 이브릭 주전자에서는 향긋한 차가, 터키 고유의 커피 주전자인 제스베에서는 커피가 끓고 있었다. 터키인이 능숙한 한국말로 설명하며 차를 대접했다.
“터키 사람들은 차이를 마시면서 하루의 생활을 시작하고 차이를 마신 후 잠자리에 듭니다. 차이는 일종의 홍차와 같은 것으로 터키인들은 보통 하루에 서너 차례 마시고 한번에 서너 잔씩 마셔요. 차이를 끓이는 주전자가 따로 있는데 그 모양은 한국의 주전자와 비슷하지만 2층 구조로 돼 있지요. 아래에는 물을 끓이고 위에는 물을 약간 섞은 농도가 진한 차이를 끓입니다. 그래서 접대하는 손님의 기호에 맞추어 연한 차이를 만들기도 하고 진한 차이를 만들기도 하지요. 손님들의 찻잔에 차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채워 놓습니다. 차이를 더 이상 원하지 않으면 차 스푼을 뒤집어 찻잔 위에 올려놓으면 됩니다.”
차이 다음으로 터키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것이 터키 카흐베. 카흐베는 바로 커피라는 뜻. 카흐베는 원두커피를 미세한 분말로 갈아 오랫동안 약한 불에서 설탕과 함께 끓여 마시는 커피로 거품이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진하고 뭔가 특특한 맛이 쉽게 잊히지 않는 커피다.
커피를 다 마신 후 받침접시에 컵을 엎었다 떼서 찌꺼기의 문양을 보고 운세를 점치는 재미있는 관습도 있다. 창문 모양은 행운, 새 무늬는 희소식, 물고기는 재운 등을 의미한다고. 커피를 마신 후 점을 쳐 보니 기쁘게도 양초 비슷한 무늬가 나왔다. ‘소원 성취’라는 의미라고 했다.
관람을 마치고 광명행 KTX에 올라탄 수민이는 터키의 예술과 문화를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을 쓸 포부를 펼쳐 보인다. 눈을 반짝이며 전시회 팸플릿을 들여다보는 딸의 모습을 보니 살짝 밀려오던 피로감이 어느새 저만치 날아가고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아주미술관 ‘이스탄불 레인보우전’은…
아주미술관 ‘이스탄불 레인보우전’

히잡 만들기 이벤트.(좌) 전시장 입구에서 포즈를 취한 강은아씨 모녀.(우)


2백년 된 카펫과 킬림, 신부용 머리 장식, 가방 등 생활 소품까지 터키 직물 예술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전시다. 전시회 기간 동안 어린이들이 터키 카펫의 직조 원리를 배우고 터키의 건축물과 예술작품에 나타난 독특한 문양을 응용한 작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미술체험 프로그램, 커피와 다과를 즐기며 이스탄불문화원 강사에게서 터키의 예술·역사·민속·풍습·음악에 대해 배우는 시간, 터키 전통요리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추첨을 통해 관람객에게 이스탄불 항공권(2인)을 선물하는 ‘나는 양탄자’ 이벤트도 열린다.
기간 ~5월 27일
입장료 어른 7천원, 만 6~18세 4천원, 6세 미만 무료
문의 042-863-0055·0037 www.asiamuseum.org

여성동아 2007년 5월 5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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