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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집 펴낸 개그맨 이병진

글·김유림 기자 / 사진·이병진 제공

입력 2006.12.19 17:55:00

개그맨 이병진이 포토에세이집 ‘찰나의 외면’을 펴냈다. 2년 전부터 인터넷 사진동호회 ‘찰나의 외면’을 운영해오며 프로사진작가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온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여자친구를 비롯한 동호회 회원들과 ‘사진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포토에세이집 펴낸 개그맨 이병진

개그맨 이병진(38)이 평범한 일상의 모습과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이 담긴 사진과 글을 엮어 포토에세이집 ‘찰나의 외면’을 펴냈다. ‘찰나의 외면’은 그가 좋아하는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게서 영감을 얻은 제목으로, 브레송이 ‘찰나의 거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반면, 자신은 그 찰나의 기적을 번번이 놓치고 만다는 의미에서 ‘외면’이라는 반어적 표현을 사용했다.
그의 사진 실력은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진 동호회 ‘찰나의 외면’과 미니홈피(www.cyworld.com/doma1101) 등을 통해 항간에 널리 알려졌다. 동호회 회원수만 해도 2천6백 명이 넘는데, 이병진은 회원들과 함께 수시로 야외로 나가 사진을 찍고 소모임도 가지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회원들은 그를 ‘사장님’, 그의 여자친구 강지은씨(32)를 ‘사모님’으로 부른다고. 이병진과 3년째 교제 중인 강씨는 현재 프리랜서 쇼핑호스트로 활동 중이다.
“처음부터 동호회를 운영할 생각은 없었어요. 사진을 보관할
포토에세이집 펴낸 개그맨 이병진

이병진에게 가장 훌륭한 모델이 돼주고 있는 여자친구 강지은씨.

요량으로 온라인상에 저만의 공간을 만들었는데, 예상 밖으로 많은 사람이 찾아주셔서 동호회 형식으로 발전했어요. 이번 사진집을 낼 수 있었던 것도 회원들과 1년 넘게 전국 곳곳을 누비며 함께 사진 찍은 덕분에 가능했죠.”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사진에 흥미를 보이는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선물한 것이 계기가 돼 덩달아 그도 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그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주변에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평소 과묵한 성격인데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그가 요즘에는 회원들로부터 ‘사진 찍으러 가자’ ‘밥 먹자’ 등의 전화를 받을 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게 즐거워요. 원래 술은 입에도 안 대지만, 술을 마시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재밌게 놀 수 있거든요. 여자친구도 모임에 자주 나오는데, 붙임성 좋은 성격이라 저보다 인기가 더 많아요(웃음).”

“사진 찍기는 평생 여자친구와 함께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될 것 같아요”
이번 포토에세이집에는 그가 지난 2년 동안 여자친구와 함께 전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도 실려있다. 사진과 함께 실은 글 또한 그가 직접 썼는데, ‘깡지’ ‘꾸지람’ 등의 글에는 여자친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있다. 여자친구에게 예쁜 사진을 선물해주고 싶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그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여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저한테 몇 년째 사진을 찍히다보니까 표정이나 포즈 취하는 실력이 점점 늘고 있어요(웃음). 여자친구는 디지털 카메라보다는 필름 카메라로 찍어주는 걸 더 좋아하고, 요즘은 사진을 배우겠다며 저한테 이것저것 묻기도 해요. 주말에는 여자친구와 여행하니까 즐겁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주말에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또 즐거워요. 그게 바로 사진을 찍는 묘미인 것 같아요.”

포토에세이집 펴낸 개그맨 이병진

이병진은 사진 촬영을 위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여행을 떠난다. 게재된 작품은 독일 여행 중 찍은 사진 (1 3 4)과 동호회 회원들과 출사 나갔을 때의 모습(2)이다.


그는 현재 KBS ‘해피 선데이-날아라 슛돌이’ 등에 출연하고 있지만 여행가방을 미리 싸두었다가 떠나고 싶을 때 주저하지 않고 떠난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집에는 여덟 대의 카메라가 용도에 따라 가방별로 꾸려져 있고, 여행가방도 아예 여름용과 겨울용, 국내용과 국외용으로 꾸려져 있다고.
그는 한번도 사진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고 한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기계 다루는 법을 터득했고, 카메라를 새로 살 때마다 모든 기능을 일일이 시도해보면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배웠다고. 다만 고등학교 때까지 미술을 공부한 것이 색감이나 구도 면에서 사진을 찍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자신이 찍고자하는 인물과 친해지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홈페이지를 보면 동료 연예인들의 일상생활을 담은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는데, 그룹 신화의 앤디가 양치질하는 모습, 개그맨 강호동이 대기실에서 자는 모습 등은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포착하기 힘든 모습이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오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과, 렌즈 앞에 선 사람 사이에 따뜻한 교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그는 개그맨이라는 자신의 직업과 연관시켜 ‘사진 콩트’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만화와 비교하자면 ‘사진 콩트’에는 그림 대신 사진이 들어가고, 사람의 연기가 필요하다는 게 만화와 다른 점이라고.
“방송은 일이고, 사진은 놀이이기에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이병진. 내년 초 늦깎이 신랑이 될 예정인 그는 “결혼 후에도 여자친구와 함께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6년 12월 5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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