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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를 위한 주식투자 A to Z’

“3년 동안 눈 딱 감고 있어도 불안하지 않은 종목 골라 오래 갖고 있는 게 좋아요”

기획·김명희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6.05.08 18:48:00

주식시장이 3개월간의 조정기를 거쳐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경제TV 주식 프로그램 ‘한밤의 증시카페’를 진행하는 지혜나씨는 “주식 투자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깔려있지만 정석대로만 한다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일러주는 초보 투자자를 위한 주식투자 꼼꼼 정보.
‘초보를 위한 주식투자 A to Z’

지난 3월 봄 개편을 맞아 한국경제TV 심야 간판 프로그램인 ‘한밤의 증시카페’ 진행을 맡은 지혜나씨(30)는 요즘 방송할 ‘맛’이 난다. 최근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월 기록한 최고치(1421.79)를 약 3개월 만에 경신하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자 ‘…증시카페’의 인기도 덩달아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고 증시 관련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아지거든요. ‘…증시카페’를 맡은 이후 주식투자를 하는 친구나 친지들로부터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아요. 아직 주식투자에 발 담그지 않은 사람들은 ‘지금 시장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하죠.”
“한국경제TV에 입사하기 전까지 주식과 담 쌓고 살아왔다”는 그는 “주식은 불안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욕심내지 않고 정석대로만 투자한다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개미들(개인투자자) 중에 주식투자해서 벼락 부자가 됐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쪽박’ 찼다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아요. 그 사람들은 ‘투자’를 한 게 아니라 ‘투기’를 한 거죠. 주식투자의 원리는 간단해요. 한마디로 싼값에 주식을 사서 비쌀 때 팔아 이익을 남기면 돼요. 그런데 그게 쉽지만은 않죠.”

“증권사 사이트에서 실시하는 모의투자 경험이 실전에 큰 도움 됐어요”
6년 전 입사 초기에는 주식 관련 용어조차 몰라 책과 경제신문 등을 쌓아놓고 공부했다는 지씨는 주식투자에 대한 기본을 익힌 후 모의투자를 통해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증권사 사이트에서 실시하는 모의투자를 통해 투자금을 잃기도 하고 많은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진짜’ 돈이 오가는 게 아니라 ‘재미’가 좀 덜했죠(웃음). 하지만 몇 달 동안 모의투자한 경험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됐어요.”
지씨는 자신 역시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결혼 5년 차 주부지만 회사 규정상 직접 투자를 할 수 없어 남편을 통해 ‘간접 투자’를 한다고.
“제가 종목을 추천하고 사고파는 시점도 조언하죠. 수익률은 해마다 다르지만 연 15~20% 정도 돼요. 주식투자의 기본 중에 기본은 성장가치가 있는 기업의 종목을 고르고 한 가지 종목에 ‘몰빵’(한 가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하지 않는 거예요.”
지씨는 기대수익을 높게 잡지 않는다고 한다.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주가가 올랐을 때 ‘더 오를 것 같은’ 욕심 때문에 주식을 팔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사람 욕심은 끝이 없는 거잖아요. 주식을 살 때 10% 정도 수익이 나면 팔아야겠다고 맘먹은 투자자도 실제로 원하는 수익률에 도달하면 ‘더 오르겠지’ 하고 안 팝니다. ‘주식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는 격언이 있어요. 자신이 설정해놓은 수익률에 도달하면 과감히 파는 게 중요해요.”
그는 또 초보 투자자일수록 ‘가치투자’를 하라고 권한다.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산 뒤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는 이른바 가치투자가 초보자에게 적합하다는 것. 지씨는 “투자를 해놓고도 밤에 마음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는 종목이 결국 이익을 낸다”고 강조한다.

‘초보를 위한 주식투자 A to Z’

장기투자를 하고 안정적으로 계좌를 운영하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보다 주식투자에는 한 수 위라고 말하는 지혜나씨.


“주식을 사 놓고 잠 못 자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혹시 폭락하면 어떡하나’ 하고 마음을 졸이게 하는 주식은 안 사는 게 좋아요. 3년 동안 눈 딱 감고 있어도 불안하지 않은 종목을 고르라고 권하고 싶어요. 주식투자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일수록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참고하는 게 좋아요. 안전하고 성장성이 무한한 회사의 주식을 사서 장기보유하는 거죠.”
지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종목을 여러 번 추천해줬는데도 장래가 불분명한 회사의 값싼 주식을 산 후 대박을 꿈꾸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주식으로 망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회사의 가치를 따져 매입하기보다는 ‘급등주’나 ‘테마주’를 쫓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주식투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한 수 위, 부부가 함께 상의해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
지혜나씨는 좋은 회사의 주식을 선택했으면 오래 보유하는 것이 안전한 투자라고 조언했다. 단기간에 떼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주가변동에 민감하게 주식을 살고 팔기를 반복하는 단타매매는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단타매매를 통해 한두 번 고수익을 낸 사람들 중 일부는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투자자로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성공하는 케이스는 거의 드물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단타매매가 어느 정도 성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얼마 전 한 증권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예로 들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주식투자자 1천3백20명 중 31.4%는 주식 평균 보유기간이 하루에서 일주일 이내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주식을 사서 오래 기다릴 줄을 몰라요. 자신들은 단타매매 습관에 길들여졌으면서도 ‘만약 자녀가 주식투자를 한다면 어떤 투자를 권하겠느냐’는 질문에 ‘78.5%가 장기투자를 권하겠다’고 대답했더라고요. 투자자 스스로 잘못된 투자습관을 갖고 있는 걸 알면서도 그걸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하루하루 주가의 흐름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죠. 인내심이 부족하기도 하고요. 장래가 불분명한 주식을 산 경우 바늘방석이 따로 없어요.”
단타매매는 주로 여성보다 남성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남성들은 공격적인 투자자가 많아 단타매매를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손실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식을 사서 며칠 만에 3~4배 이익을 남겼다고 자랑하는 투자자들을 보면 며칠 후 얼굴이 잿빛으로 변한 경우가 많아요. 한번쯤 운대가 맞아 ‘왕창’ 벌었다가 다른 종목에서 죄다 ‘까먹었기’ 때문이죠. 지난 1월 온라인 증권전문 사이트 팍스넷(http://paxnet.moneta.co.kr)에서 남성(9백 명)과 여성(2백50명)의 투자패턴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67%가 ‘위험이 따르더라도 급등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선호’한 반면 여성은 21%만 이런 종목을 선호한다고 답했어요. 투자수익률에서는 1년 동안 3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답한 여성은 60%였는데 남성은 38%에 그쳤어요. 여성이 남성보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한 수 위인 셈이죠.”
여성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시장수익률보다 조금 더 이익이 날 경우 과감하게 주식을 팔기 때문에 수익이 난다는 것. 그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장기투자를 하고 안정적으로 계좌를 운영하기 때문에 남성보다는 주식투자에 적합하다”면서 “남편이 주식투자를 할 경우 아내가 관심을 갖고 부부가 함께 상의해서 투자하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저도 가끔 종목 선택을 할 때 남편과 의견이 엇갈리기도 해요. 제가 추천하는 종목을 남편은 ‘별 볼일’ 없는 주식이라고 평가하기도 하니까요. 주식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도 종종 봤어요. 남편이 주식을 ‘팔자’고 했는데 아내가 보유하자고 해서 안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부부 사이가 서먹해지는 거죠. 돈 잃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잖아요. 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남편의 경우 아내가 단타매매나 위험이 뒤따르는 종목은 선택하지 않도록 제지해야 투자손실을 줄일 수 있어요.”
“어렵고도 쉬운 것이 주식투자라고 생각한다”는 지씨는 “환율·유가·경기가 어떻게 돌아가든 초연한 종목들만 골라서 투자할 경우 외부 변수에 일희일비(一喜一悲) 하지 않고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서 ‘정석대로’ 투자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지혜나씨가 들려준 초보 주식투자자를 위한 주식격언 BEST 10
‘초보를 위한 주식투자 A to Z’

지혜나씨는 부부가 함께 상의해서 주식투자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 사는 것보다 파는 것이 더 중요하다주식투자는 파는 시점이 더 중요하다. 불안해서 너무 일찍 팔아도 안 되고 욕심 때문에 끝까지 이익을 추구해서도 안 된다. 손해 보고 있을 때도 적은 손해로 투자를 마무리할 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파는 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주식투자에 실패한다.
▼ 기다리는 사람이 성공한다인내심을 갖고 살 때와 팔 때가 오기를 기다려라. 빈번한 거래는 실패의 주범이다. 1년 이상 기다리면 손해 보는 일은 절대 없다. 단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의 주식을 선택했을 경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생선의 꼬리와 머리는 고양이에게 주라주식을 바닥에서 사고 천장에서 팔 생각은 버려라. 투자자라면 누구나 ‘저가’에 매입해 ‘고가’에 팔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언제나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팔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식투자에 임해야 한다. 바닥에서는 사기가 어렵고 천장에서는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라바다에서 잔파도만 보고 노를 저어 가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 강풍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먼저 시세의 큰 흐름과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증권시장은 흔히 자본주의의 성감대라고 할 정도로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의 여러 요인이 작용하므로 이를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 충동매매는 후회의 근원이다남의 이야기나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서 충동적으로 매매를 결정하는 사람들은 대개 투자 결과가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기업의 가치나 주가의 움직임 등을 충분히 생각해보지도 않고 즉흥적인 감정으로 매매를 결정하기 때문에 실패하기 쉽다.
▼ 팔고 나서 올라도 애통해하지 마라주식을 팔고 나서 오르면 일반 투자자들은 몹시 애통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팔고 나서 오르는 것이 겁이 나 제때 팔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주식을 천장에서 파는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팔고 나서 오르는 것이 정상이다. 팔고 나서 오르면 여유 있게 웃어라.
▼ 움직이지 않는 주식에는 손대지 마라주가의 진행방향은 한번 정해지면 상당기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이 방향에 편승하는 것이 가장 쉽고 확실한 투자방법이다. 움직이지 않는 주식은 지루하고 앞으로 오를지 내릴지 알 수 없으므로 위험이 크다.
▼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라목숨이 걸린 돈이나 사용처가 급한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 주식시장의 시세가 좋다고 생활비나 용도가 정해진 자금을 동원해서 투자했을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큰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한다. 주식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주가가 떨어져도 조급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다.
▼ 매입가격은 잊어버려라많은 투자자들이 본전을 기준으로 매매를 결정하기 때문에 적절한 매도 시점을 놓친다. 자신이 매입할 당시의 주가보다는 ‘앞으로 이 주식이 더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의 전망에 따라서 매매를 결정해야 한다.
▼ 하루 종일 시세판을 쳐다본다고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주가 변화가 궁금해 하루 종일 시세판만 쳐다보는 습관은 투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세판을 자주 체크하거나 객장에 나가 있다 보면 장세 분위기에 휩쓸려 충동매매를 하게 된다.

여성동아 2006년 5월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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