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은 당신의 약이고 약은 당신의 음식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좀 더 현실적으로 바꿔 ‘음식은 당신의 보완적 암 치료약이 될 수 있고 보완적 암 치료약은 당신의 음식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한임상암예방학회(www.cancer365.net) 백남선 회장(58)은 가장 먼저 식습관을 강조했다. 그는 “음식이 암 발생에 미치는 비율은 35%로, 흡연 30%보다 더 높다”며 “좋은 식습관은 암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암 환자들에게 보완적인 치료약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표고버섯, 매생이 항암효과 뛰어나
암 환자로 진단을 받으면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종양제거를 위한 수술이나 방사선,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를 받게 된다. 그 후에는 3개월이나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재발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 백남선 회장은 “암 환자의 경우 암 치료 못지않게 치료 후 얼마나 오랫동안 재발하지 않고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한데 식습관에 따라 생존율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암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가장 흔하게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뭘 먹으면 좋으냐는 것입니다. 이때 대개의 의사들은 ‘난 의학적으로 할 일을 다 했으니 그 다음은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죠. 그런데 제가 막상 암 환자의 가족이 되고 보니 섭생이 얼마나 큰 문제로 다가오는지 알겠더군요.”
백남선 회장의 부인 채명숙씨(54)는 8년 전 위암 판정을 받았다. 백 회장은 직접 부인의 수술을 집도했다.
항암효과가 뛰어난 버섯을 식탁에 자주 올리는 것도 좋은 암 예방법이 된다.
“아내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자 항암 식품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왔어요. 해답은 값비싼 것이 아니라 늘 식탁에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에 있었죠.”
그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폐·구강·식도 및 대장암의 위험성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한다. 과일과 채소에 많은 섬유질이 몸속에 들어가면 발암물질이 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소화기에서 흡착해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그는 “과일과 채소를 5종류 이상 매일 먹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비타민 A·C·E는 항산화 비타민이라고 해서 암 예방 작용을 합니다. 비타민 E는 셀레늄과 함께 섭취했을 때 그 효과가 더 커져요. 이러한 영양소는 음식물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합성 비타민을 먹어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아내를 위해 버섯류와 녹황색 채소, 해조류 위주로 식단을 짜고, 항산화 비타민을 꾸준히 먹도록 했어요. 홍삼 달인 물도 계속 마시게 했고요.”
표고버섯이나 매생이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음식이라 요즘도 자주 식탁에 올린다고 한다. 그의 가족은 특히 전라도 청정지역에서 나는 매생이로 끓인 국을 좋아해 1~2월경 제철에 한꺼번에 많이 구입해 냉동실에 보관한다고.
식습관은 당장엔 별로 표시가 안 나지만, 평생 접하는 음식물의 영향이 몸 안에 계속해서 축적되기 때문에 식품 속의 발암 위험인자를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는 “암을 유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화학물질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화학물질의 3분의 1이 음식물 속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염분, 지방, 곰팡이, 음식의 탄 부분, 알코올, 첨가물, 니트로소아민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과다한 염분 섭취는 위궤양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위궤양이 발생한 부위에 발암물질이 있으면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있죠. 지방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증가시켜 유방암과 대장암의 발생을 촉진시킵니다. 또 땅콩이나 옥수수에 핀 곰팡이에 있는 아플라톡신이라는 물질은 간암의 원인이 되고요.”
육류나 어류의 탄 부분에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으며 알코올과 주류 속에 들어 있는 화합물은 식도나 구강 등에 자극을 주어 소화기암을 촉진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다. 합성 착색료, 방부제, 표백제 같은 첨가물은 계속해서 발암 성분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리가 식사를 할 때 한 가지 음식만 먹는 건 아닙니다. 밥과 국, 그리고 서너 가지 이상의 반찬을 함께 먹죠. 우리가 즐겨 먹는 식품 중에는 비록 하나하나의 식품에는 암을 일으키는 성분이 없지만, 함께 섭취했을 때 암의 원인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즉 식품의 성분끼리 반응을 해서 발암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그 대표적인 것이 니트로소아민입니다.”
햄과 상추, 김치와 명란젓 함께 먹으면 발암물질 생성 돼
햄과 상추를 함께 먹으면 각각에 함유된 물질이 결합해 발암물질이 발생된다.
육류나 어류에 함유된 아민이라는 물질과 식품의 첨가물에 있는 아질산나트륨이 결합하여 니트로소아민이 되는데 이 물질은 육류나 어류를 가공한 식품에 함유되어 있기도 하지만, 육류나 어류를 식품 첨가물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과 함께 먹을 때 위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자의 경우 체내에 유입되는 양이 비교적 적지만 후자의 경우 위장의 내부가 니트로소아민이 발생하기 좋은 강한 산성이라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고. 그러나 바쁜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식품 첨가물이 든 가공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가공식품을 먹고 난 뒤에는 니트로소아민 발생을 막는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햄, 소시지 등과 채소를 함께 먹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한다. 상추, 무, 배추, 셀러리 등은 타액 속에서 아질산이온으로 변하는 질산이온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샌드위치에 햄과 상추를 같이 끼워 먹는다면 상추에 함유된 질산이온이 입 안에서 아질산이온으로 변해 햄에 든 아민, 아질산나트륨과 결합해 니트로소아민을 발생시킬 수 있다. 김치와 명란젓을 함께 먹는 것도 발암 위험을 높인다고 한다. 배추에 든 질산이온이 미생물 작용에 의해 아질산이온으로 변하고, 이것이 명란젓에 다량 함유된 아민과 결합해 니트로소아민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의·원자력 병원 (02)9702-114
식습관 바꾸면 건강 지킬 수 있어요!
‘암 예방’ 권장 식습관 7
암 발병 요인의 가장 큰 요인은 식습관이라고 강조하는 암예방학회 백남선 회장이 직접 체험하고 권장하는 암 치료와 예방을 위한 식습관.
도움말·백남선(대한임상암예방학회 회장)
1 백미보다는 현미, 육류보다는 생선을 먹는다현미에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비타민 E와 셀레늄,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피틴산이 들어 있으며 대장암 예방에 좋은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보리에는 비타민 B2, 비타민 E, 셀레늄이 많고, 콩에는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억제에 효과적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하다. 또 육류보다는 생선이 좋은데, 생선의 단백질에는 발암물질을 해독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2 음식에 소금은 최소량만 넣는다소금 자체가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위 점막에 손상을 주어 다른 식품을 통해 들어온 발암물질을 활성화시킨다. 하루에 5~10g의 소금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나 한국인은 18~25g을 먹고 있다. 소금에 절인 염장식품을 식탁에서 멀리하는 것이 좋다.
3 우유나 요구르트를 많이 마신다우유에는 인체를 구성하고 기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다. 특히 암에 저항하는 면역증강 물질인 락토페린과 펩티드류가 많이 들어 있다. 우유를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요구르트는 인체에 유익한 세균을 증식시켜 유해균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4 과일, 녹황색 채소, 해조류를 많이 섭취한다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과 알파카로틴은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호박은 비타민과 미네랄 베타카로틴 등 암을 예방하는 성분이 풍부하다. 특히 황금색을 띠는 루테인이라는 색소는 폐, 자궁, 유방, 피부, 대장에서의 암 발생을 억제한다고 밝혀졌다. 양파 역시 많은 유황화합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다른 채소와 함께 먹으면 비타민 B1의 흡수를 촉진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 신선초에는 칼콘과 쿠마린이라는 암 억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억제한다.과일에는 비타민 C와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다.
5 자극성 있는 음식, 뜨거운 음식을 피한다동양인에게 많이 발병하는 위암은 여러 연구결과에서 짜고 매운 자극성 음식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자극성 있는 음식은 위 점막에 상처를 내 위암의 원인을 제공하고, 뜨거운 음식은 식도의 점막에 상처를 내 식도암 발병을 높인다.
6 과음하지 않는다과음하면 알코올 자체가 위와 장의 점막을 자극하는데다 술 속에 들어 있는 소량의 유독물질이 쌓여 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7 음식을 천천히, 충분히 씹어 먹는다발암물질 중 타액(침)에 의해 파괴되는 것이 상당수 있다.
반드시 고쳐야 할 식습관
나쁜 식습관만 고쳐도 성인 병 예방의 절반을 해결하는 셈.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식습관 & 피해야 할 식품.
도움말·안윤옥(대한암협회 회장),신명희(성균관대 의과대 교수)
▼ 급하게 대충 끼니를 때운다혼자 식사를 할 때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기가 어렵고 식사도 빨리 끝날 수밖에 없다. 대한암협회에서 권장하는 항암 식습관 중 첫 번째가 바로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또한 음식을 빨리 급하게 먹을 경우 소화 효소가 충분히 분비되지 않는데,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들은 대장에서 산화·부패돼 각종 관절염, 피부질환, 비만 등의 질병을 일으키고 암의 원인이 된다.
▼ 국·찌개 함께 떠먹기, 술잔 돌리기국·찌개를 함께 떠먹거나 회식 자리에서 술잔 돌리기, 어묵 사 먹을 때 간장 종지 하나를 같이 쓰는 것, 조리할 때 간을 본 숟가락을 다시 음식에 넣는 것 등이 대표적인 잘못된 식습관. 전문가들은 한국 사람들에게 유독 위암 발생률이 높은 것은 찌개·국 함께 떠먹기, 술잔 돌리기 등 한국인 특유의 음식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즉 위암 발병의 원인균으로 지목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이러한 식습관으로 인해 전염될 수 있다는 것.
피해야 할 식품 5
1 붉은색을 띤 육류각종 연구 결과 대장암의 발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암의 진행 과정 중 주로 후반부에 작용한다고 한다. 육류 중에서도 특히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같은 붉은색을 띤 육류가 주로 대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닭고기, 오리고기 등 흰색 육류와 생선은 대장암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2 훈제식품이나 불에 탄 고기불에 직접 굽거나 연기를 쐬는 식품들은 불완전 연소 시 나오는 연기 속에 함유된 발암물질인 PHA나 벤조피렌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숯불에 직접 굽는 ‘직화구이’의 경우 불에 떨어지는 기름 등이 타면서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특히 300℃에서 15분 이상 구울 때 발암물질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 해장술술을 마신 다음날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술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손상된 간에 독약을 붓는 것과 같다. 전문가들은 알코올로 손상된 간에 자극을 덜 주려면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고 저절로 깰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강조한다. 차나 물에는 무기질과 비타민이 들어 있어 술 마신 다음날 많이 마시면 체액을 원상 복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4 오염된 견과류땅콩 등 견과류가 오염되면 생기는 아플라톡신은 곰팡이의 일종으로 아주 잘 알려진 발암물질이며 독성도 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서아프리카와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간암이 많이 발생하는데 아플라톡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5 질 낮은 올리브오일올리브오일은 정제 기술에 따라 ‘버진 올리브 오일’,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등 중·고급 제품과 하급 제품인 ‘올리브 퍼메이스 오일’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문제가 된 것은 하급 제품인 올리브 퍼메이스 오일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돼 충격을 던진 적이 있으므로 확인 후 구입한다.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항암 효과 높이는 음식 손질법·조리법▼ 채소를 손질할 땐 잔류 농약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이 등 딱딱한 채소는 수세미로 깨끗이 닦고 상추 등 무른 채소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는다.▼ 감자류 근채류 과일류는 껍질을 두껍게 깎는다.▼ 고사리 등 산나물에도 발암물질이 존재하므로 떫은맛이 사라질 때까지 물에 담가 둔다.▼ 육류의 비계는 떼어내고 닭고기도 껍질을 벗긴 뒤 조리한다. 고기를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발암물질이 형성되므로 불에 직접 굽는 조리법은 피한다.▼ 등푸른 생선을 조리할 때 참기름을 쓴다.▼ 당근은 볶아 먹으면 좋다.▼ 물은 끓이거나 너무 차게 하지 말고 생수로 하루에 최소 8잔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