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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terior open house

헬미 대사 부부가 화이트톤으로 화사하게 꾸민 이집트 대사관저

기획·오영제 / 사진·박해윤 기자

2005. 09. 05

이집트 대사 부부 아무르·아비르 헬미씨가 이집트의 소품과 한국 소가구로 꾸민 이집트 대사관저를 공개했다.

헬미 대사 부부가 화이트톤으로 화사하게 꾸민 이집트 대사관저

응접실에는 이집트에서 가지고 온 소파를 놓고 대리석 바닥에는 이집트에서 만든 실크 소재의 카펫을 깔았다.


한남동의 한적한 길가에 위치한 이집트 대사관. 투탕카멘 석상과 호루스상이 놓인 로비를 지나 응접실 안으로 들어서니 밝은 미소의 아비르 헬미 대사 부인이 촬영팀을 반갑게 맞이한다. 비대칭 구조로 설계된 다소 전위적인 디자인의 외형과는 달리 3, 4층에 위치한 대사관저는 화이트톤으로 심플하고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런데 조금은 엉뚱하게도, 클래식이 흘러나올 법한 이곳에서 구성진 트로트 음악이 들렸다. 헬미 대사 부인이 좋아하는 곡을 한국인 친구들에게 부탁해 녹음한 것이라고. “저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답니다. 이집트와 한국은 여러면에서 비슷해요.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공통점 외에도 친절하고 가족간의 유대를 중시하는 점과 정이 많은 것, 따뜻한 심성이 꼭 닮았지요.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지낸 4년은 모국에 있는 것만큼이나 편안하고 즐거웠어요.” 우리나라의 1호 꽃꽂이 강사 임화공 선생이 이끄는 ‘화공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일주일에 한두 번씩 꼭 꽃시장을 찾아 직접 고르고 다듬어낸 꽃으로 집 안을 장식한다. 주로 남대문과 고속터미널의 꽃상가를 이용하는데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매력을 지닌 한국식 꽃꽂이를 좋아한다고.


헬미 대사 부부가 화이트톤으로 화사하게 꾸민 이집트 대사관저

카펫을 깔고 암체어를 두어 꾸민 코지코너. 집안에 놓여있는 소파와 암체어는 모두 이집트에서 직접 가져온 것들이다.




그 밖에도 인사동과 황학동 등지를 돌며 한국의 앤티크 가구와 도자기 등의 소품을 구입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덕분에 집은 이집트산 소파와 카펫, 한국의 오래된 소가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헬미 여사는 흔히 유럽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소파는 본래 이집트의 것을 유럽에서 본떠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벽면 여러 곳을 장식하고 있는 접시와 도자기들은 모두 그의 작품.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인 부인은 종종 꽃과 나비, 이집트 여인의 모습을 도자기와 접시에 그려 굽는데 지난달에는 작은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을 정도로 솜씨가 대단하다.
양국의 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아무르 헬미 이집트 대사와 아비르 헬미 대사 부인. 이달로 임기를 마치고 이집트로 돌아가는 그들은 정든 대사관저를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한다.
“아들 카림은 이제 7살인데 이곳에서 4년을 살았으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보낸 셈이죠. 그래서인지 자기가 한국 사람인 줄 알 정도에요. 한국을 너무 좋아해서 돌아가기 싫다고 하고요. 저 역시 정든 한국 친구들을 떠나기 아쉬워요.” 이미 이삿짐을 싸기 시작해 공개하지 못한 4층 침실에는 이집트로 돌아갈 때 가져갈 한국의 전통 고가구와 도자기가 여러 점이라고 한다.
언제고 다시 찾아도 고향집에 온 것처럼 편안할 거라 말하는 아비르 헬미 부인. 모국에 돌아가서도 지금과 같이 이집트 가구와 한국 소품을 믹스매치해 집 안을 꾸밀 예정이라며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다시 한번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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