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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괴자금 관련 소문 사실로 드러난 박상아 스캔들의 진실

본지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오열 터뜨리며 “그 분과는 아는 사이일 뿐” 주장했던 박상아

글·이영래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03.04 10:29:00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재용씨의 ‘1백67억원 괴자금’ 사건에 탤런트 박상아가 관련됐음이 확인됐다. 검찰이 괴자금이 입출금된 박상아의 통장을 발견했으며, 세탁된 무기명채권이 박상아의 어머니 계좌에 입금된 정황도 확보한 것.
박상아는 3년전 열애설이 돌 당시 “단순히 아는 사이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그 이상의 관계였음이 밝혀졌다. 박상아 스캔들의 진실, 지난해 9월 미국으로 떠난 박상아의 근황을 추적했다.
전재용 괴자금 관련 소문 사실로 드러난 박상아 스캔들의 진실

검찰 관계자는 “전재용씨 조사가 일단락되면 박상아도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혀, 박상아가 언제 귀국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상아(32)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40)의 1백67억 괴자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인 재용씨는 아버지 재임시절 명문가 딸과 결혼했으나 2년반만에 이혼한 뒤 92년 공무원 집안의 자녀인 최정애씨(35)와 재혼했고, 국내와 미국을 오가며 사업을 해왔다.
중학교 시절인 지난 85년부터 93년까지 미국 LA에 살았던 박상아는 91년 미스코리아 남가주 선발대회에 출전하기도 했고 지난 95년에는 KBS 슈퍼 탤런트 선발대회에 출전, 대상을 받으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는 KBS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를 시작으로 영화 ‘고스트 맘마’와 드라마 ‘꼭지’ ‘태조 왕건’ ‘결혼의 법칙’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았으나 지난 2001년 말부터 광고모델과 MC 등 극히 제한된 연예활동을 하면서 활동폭을 줄여왔다.
이들 두 사람의 관계는 현대 비자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가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중수부는 현대 비자금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로비스트 김영완씨의 계좌를 추적하던 중 정체불명의 괴자금 1백67억원을 발견했고, 이 돈을 세탁하는 데 관여한 사채업자에게서 ‘전재용씨의 돈’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한다.
자금 추적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미국으로 출국했던 재용씨는 지난 2월1일 전격 귀국, 검찰조사를 받은 뒤 구속 수감됐다. 재용씨는 1백67억원에 대해 “결혼 당시 축의금으로 받은 18억여원을 외할아버지 이규동씨(사망)가 관리해 1백67억원으로 만들어 국민주택채권으로 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축의금이 18억원씩이나 된다는 것도 믿기 어렵지만 그 돈을 1백67억원으로 불렸다는 주장 또한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현재 1백67억원중 73억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지난 2000년 외할아버지 이규동씨로부터 1백67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받은 뒤 내야할 증여세 74억원 상당을 포탈한 혐의로 재용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수감된 재용씨는 검찰에서도 박상아에 대해선 한 마디도 안해
박상아가 거명된 것은 검찰이 박상아의 계좌로 재용씨의 수표가 흘러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 검찰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2년여 동안 해외에 자주 드나든 두 사람의 출입국 기록을 검토하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확인 결과 두 사람의 출국 및 입국날짜, 행선지가 네 차례에 걸쳐 일치한 것. 두 사람 모두 2002년 3월7일부터 12일까지 싱가포르, 6월18일부터 21일까지 홍콩, 10월28일부터 11월1일까지 일본, 2003년 3월29일부터 4월6일까지 미국에 다녀온 것. 또한 비슷한 시기에 두 사람이 같은 나라에 머문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두 사람은 2003년 4월26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재용씨는 7월11일, 박상아는 9월18일 귀국했으며 2002년 12월11부터 23일까지 박상아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재용씨도 미국에서 지냈다. 다만 재용씨는 박상아보다 나흘 늦은 12월15일에 미국으로 출국해 하루 일찍 귀국했다.
이런 검찰조사 결과가 새어나오면서 지난해 11월 박상아의 성 이니셜을 딴 ‘P양 스캔들’이 세간에 떠돌기 시작했다. 줄곧 ‘P양’으로만 언급되던 박상아의 실명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지난 2월10일. 이날 오후, 대검 중수부 관계자 방에 모여 수사 진전 상황을 취재하던 출입기자 중 한 명이 “전재용씨가 박상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며 질문을 던진 것. 이에 검찰 관계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재용씨가 P양의 어머니 윤모씨 계좌를 이용해 어음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검찰 관계자의 발언 후 벌어져 사실상 검찰이 문제의 P양이 박상아임을 시인한 셈이다.

전재용 괴자금 관련 소문 사실로 드러난 박상아 스캔들의 진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인 재용씨는 “1백67억원은 축의금을 외할아버지가 불려준 돈”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두 사람이 각별한 사이라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당시 본지 기자는 관련 소문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박상아를 만난 적이 있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이라 사진촬영은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취재에 응한 박상아는 본지 기자가 조심스럽게 소문에 대해 묻자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며 정색을 했지만 전재용씨와 알고 지내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박상아는 당시 재용씨와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떤 모임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 하지만 남들이 오해할 만한 사이는 전혀 아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라고 소문을 거듭 부인했다. 과거 탤런트 B씨와의 스캔들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뒤에는 “스캔들이 무서워 남자들과 커피도 못마실 정도로 남자들과 있는 자리를 병적으로 피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재용씨와의 소문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언제부터인지 나 자신만 떳떳하면 되지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호텔 커피숍이든 어디든 장소를 구애하지 않고 다니고, 남자든 여자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다 만났다. 소문이 난 것도 그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그분과 그런 소문이 날만한 행동을 한 적은 없다. 더욱이 그분과 만나는 자리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는 자리였다. 단둘이 만난 적은 없다. 하필이면 그분하고 엮인 이유를 모르겠다. 그 모임에서 유독 저만 얼굴이 알려져서 그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재용씨를 언급할 때마다 ‘그분’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던 그는 유부남과 악성루머가 퍼진 것이 억울한 듯 오열하기도 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치고 서울 강남의 카페 등에서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열애설이 무성했지만 그때도 박상아는 “그 사람과 골프를 2~3차례 친 것은 사실이지만 골프를 친다고 다 연애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리고 같이 치는 사람이 많은데 왜 특정인을 지목해 열애 중이라고 하느냐? 열애설의 상대 남자는 유부남인데 그렇다면 내가 간통이라도 했다는 것이냐?”면서 격한 어조로 항변했다.
그러나 이 소문 이후 그는 자신이 들러 가끔 글을 남기던 팬클럽 홈페이지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당시 그는 “요즘 안좋은 일들도 있었고 바쁘기도 너무 바빴어요. 매니저 사무실과의 결별로 인해 해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고, 스케줄 관리도 혼자 했어야 해서 정신이 없었어요. 이해해주세요” 하는 글 등을 남겼다. 그리고 2001년 12월25일 남긴 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어떤 글도 올리지 않았다.
이후 연예활동을 거의 중단한 박상아가 목격된 곳은 골프장. 그는 지난해엔 서울 강남의 골프 연습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연히 그를 본 연예계 관계자들은 “한참 골프에 재미를 붙여 무척 열심히 연습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그가 연예 활동을 쉬게 되자 세간의 소문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괴자금 스캔들이 터진 것.
박상아측 입장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기자는 그가 어머니 윤모씨, 동생과 같이 살던 응봉동 H아파트를 찾았다. 하지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근 주민들은 “지난 여름 이후 박상아를 보지 못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있었는데 그들도 지난 겨울 이후 통 안보인다”고 했다.

전재용 괴자금 관련 소문 사실로 드러난 박상아 스캔들의 진실

박상아는 현재 LA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용씨의 부인 최정애씨가 최근 이사한 연희동 D빌라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최씨는 “이번 일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다. 남편과 나는 아무 상관없다. 난 아이들이 이번 일로 힘들어하는 걸 원치 않는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박상아가 괴자금과 관련됐다는 게 밝혀진 이상 무언가 할 말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는 집을 비운 상태였다. 시가 7억원 상당의 빌라는 소유주가 최정애씨로 돼있으며, 부부 공동 소유로 돼있던 서빙고동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재용씨의 막내 이모인 이정순씨와 이모부 김상구 전 의원 부부에게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상아의 행적을 추적하던 중 한때 그의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유모씨를 만났다. 그는 “한동안 전혀 소식을 접하지 못했다. 신문 보도를 보고 나도 놀랐다. 나는 박상아가 슈퍼탤런트로 선발된 95년부터 98년까지 매니저 일을 했는데, 그 시절 박상아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박상아는 촬영장과 집 밖에 모르는 탤런트였다. 연예계에 친구도 별로 없고, 그다지 바깥 나들이도 즐기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연예인치고는 너무 무미건조한 생활을 하던 친구라 어떻게 그런 일에 관여했는지 놀라울 뿐이다”라고 답했다. 박상아는 90년대 후반 톱스타 B와의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이 외에 별다른 스캔들이 난 적은 없다.
유씨와 결별한 후 박상아는 한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활동했는데, 전씨와의 소문이 나돌던 무렵인 2001년 여름, 무려 6천만원이라는 계약금을 되물어주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당시 그는 방송 활동에 대한 시각 차이가 커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고 이후 매니저 없이 혼자 활동했다.
수사 사실이 알려지기 전 미국으로 떠난 박상아와 전재용씨의 행적은 한동안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스포츠서울 USA가 ‘2003년 4월부터 미국 애틀랜타에서 두 사람이 고급 스용차를 몰고 함께 외출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고, 얼마 전부터는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 박상아가 애틀랜타 고급 주택가인 ‘알파레타’쪽에 거주하고 있다는 얘기도 돌았다”고 전하면서 조금씩 행적이 밝혀졌다.
그리고 지난해 말 전재용씨 취재를 위해 미국을 찾은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취재팀은 재용씨가 애틀랜타 등에 1백만달러를 투자, 현지법인을 세운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미 사무실이 빈 상태였으며 취재를 담당했던 MBC 보도제작국 이상호 기자는 “현지에서 재용씨가 박상아의 노후를 위해 미국 LA에서 60만∼70만달러(약 7억2천만∼8억4천만원) 상당의 레스토랑을 수소문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러나 실제 음식점을 오픈했는지는 모른다. 박상아는 현재 LA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2월1일 재용씨가 돌연 귀국, 구속 수감됐지만 박상아는 아직도 미국에 머물고 있는 상태. 한 스포츠신문이 “공항에서 박상아를 봤다”는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박상아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했을 지도 모른다고 보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괴자금이 흘러들어간 박상아의 계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의 초기 수사과정에서 괴자금이 입출금된 박상아의 통장을 발견했으며 또 재용씨가 사채시장에서 무기명채권을 세탁해 박상아의 어머니 계좌에 입금한 정황도 확보했다고 한다. 결국 검찰은 박상아가 괴자금 세탁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재용씨 조사가 일단락되면 박상아도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박상아가 언제 귀국할 것인지, 검찰에서 과연 어떤 말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만일 억울한 것이 있다면 이제는 박상아가 입을 열어야 할 때다.

여성동아 2004년 3월 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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