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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씨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주인공 탤런트 P양&부인 최씨 입장 밀착취재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3.12.03 10:45:00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의 주인공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와 탤런트 P양의 관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재용씨의 비자금 가운데 수십억원이 P양의 계좌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 2년 전 기자와 만났을 때 재용씨와의 열애 소문을 부인했던 P양이 이번 사건에 연루 의혹을 받게 된 사연과 재용씨의 부인 최씨의 심경을 단독 취재했다.
전재용씨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주인공 탤런트 P양&부인 최씨 입장 밀착취재

정재계의 유력 인사와 미모의 여자 연예인은 불가분의 관계인가. 인기 탤런트 P양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39)의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인 재용씨는 아버지 재임 시절 박태준 전 총리(당시 포항제철 회장)의 4녀와 혼인을 했으나 2년반 만에 이혼한 뒤 92년 공무원 집안의 자녀인 최모씨와 재혼했고, 국내와 미국을 오가며 사업을 해왔다.
또한 P양은 90년대 중반 한 방송국의 탤런트 공채 시험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후 깨끗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다 2001년말부터는 차츰 활동이 뜸해졌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는 현대 비자금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가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중수부는 최근 현대 비자금사건에 깊숙이 가담한 로비스트 김영완씨의 계좌를 추적하던 중 정체불명의 괴자금 1백억원을 발견했고, 이 돈을 세탁하는 데 관여한 사채업자에게서 ‘전재용씨의 돈’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한다. 이후 검찰은 재용씨가 운영중인 금융회사 직원을 통해 재용씨의 어금과 수표 등을 제출받아 47억원을 압수했다.

‘전재용씨와 P양이 사귄다’는 소문 2년 전부터 나돌아
P양의 존재를 주목하게 된 것은 그 이후 재용씨의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을 수사하던 검찰이 P양의 계좌로 재용씨의 수표가 흘러간 단서를 포착했다고 알려지면서부터. 검찰은 이를 근거로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2년여 동안 해외에 자주 드나든 두 사람의 출입국 기록을 검토하다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확인 결과 두 사람은 네 차례에 걸쳐 출국 및 입국날짜, 행선지가 일치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3월7일부터 12일까지 싱가포르, 6월18일부터 21일까지 홍콩, 10월28일부터 11월1일까지 일본, 올해 3월29일부터 4월6일까지 미국에 다녀온 것. 또한 비슷한 시기에 두 사람이 같은 나라에 머문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26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재용씨는 7월11일, P양은 9월18일 귀국했으며 지난해 12월11일부터 23일까지 P양이 미국에 머무는 동안 재용씨도 미국에서 지냈다. 다만 재용씨는 P양보다 나흘 늦은 12월15일에 미국으로 출국해 하루 일찍 입국했다.

전재용씨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주인공 탤런트 P양&부인 최씨 입장 밀착취재

지난 95년 재용씨(왼쪽 첫번째)가 가족들과 함께 전두환 전대통령을 면회하기 위해 국립경찰병원을 찾았을 때의 모습.


이와 관련, 검찰에서는 P양이 미국에 연고가 있고, 재용씨가 미국에 드나들며 컴퓨터 관련 회사를 경영해왔던 점으로 미루어 비즈니스 관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연예가에서는 그 이상의 관계로 보고 있다. 그간 미국에서 두 사람의 행적이 현지 주민들에 의해 알려지고 있는데다 이들이 한때 열애설에 휩싸인 적도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각별한 사이라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당시 기자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P양이 출연하던 드라마 촬영장으로 찾아갔다. 화장기 없는 맨얼굴이라 사진촬영은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취재에 응한 P양은 기자가 조심스럽게 소문에 대해 묻자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며 정색을 했지만 전재용씨와 알고 지내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P양은 당시 재용씨와 만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떤 모임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 하지만 남들이 오해할 만한 사이는 전혀 아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라고 소문을 거듭 부인했다. 과거 탤런트 B씨와의 스캔들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뒤에는 “스캔들이 무서워 남자들이랑 커피도 못 마신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남자들과 있는 자리를 병적으로 피했다. 레즈비언 같이 살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재용씨와의 소문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언제부터인가 나 자신만 떳떳하면 되지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호텔 커피숍이든 어디든 장소를 구애하지 않고 다니고, 남자든 여자든 만나고 싶은 사람은 다 만났어요. 소문이 난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분과 그런 소문이 날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어요. 더욱이 그분과 만나는 자리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는 자리였어요. 단둘이 만난 적은 없어요. 하필이면 그분하고 엮인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 모임에서 유독 저만 얼굴이 알려져서 그런가 보네요.”
재용씨를 언급할 때마다 ‘그분’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던 그는 유부남과 악성루머가 퍼진 것이 억울한 듯 오열하기도 했다.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치고 서울 강남의 카페 등에서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열애설이 무성했지만 그때도 P양은 소문을 완강히 부인했고, 이후 소문은 점차 수그러들었다.
전재용씨 부인 “남편과 나는 아무 상관없다.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하지만 최근 두 사람의 관계가 검찰 수사과정에서 또다시 의혹을 사자 ‘P양이 전재용씨를 만나기 전 40대 재력가와 동거한 적이 있다’ ‘P양은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에서 수천만원을 들여 얼굴을 뜯어 고쳤다’ ‘올해 4월쯤부터 전재용씨와 P양이 애틀랜타 번화가에서 밀회를 즐긴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등 이들을 둘러싼 소문이 그치지 않고 있다. P양이 재용씨의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에 깊숙이 개입됐음을 시사하는 놀라운 소식들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11월18일 탤런트 P양의 가족명의 계좌로 재용씨의 자금 수십억원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재용씨가 거액의 돈을 미국으로 빼돌려 현지 재산관리인을 통해 관리해온 혐의와 재용씨의 소유로 알려진 미국 소재의 컴퓨터 관련업체 A사와 국내 벤처기업 M사가 재산 운용과 비자금 해외 반출에 관여한 사실을 포착한 검찰은 M사 등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거액이 입·출금된 P양의 통장을 발견했다는 것. 아울러 재용씨가 사채시장에서 P양 가족의 계좌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한 정황을 확보, P양의 가족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전재용씨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주인공 탤런트 P양&부인 최씨 입장 밀착취재

전재용씨의 가족들은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집안에서 인기척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시민권자로 알려진 P양의 어머니는 현재 연락을 끊고 잠적했으며 P양 역시 지난 9월29일 미국으로 출국한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지난 7월19일 미국 LA로 출국한 재용씨도 ‘1백억원 비자금 스캔들’이 터진 직후인 10월28일 검찰에 “조만간 귀국하는 대로 자진 출두해 수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들어오지 않고 있으며 연락도 두절된 상태.
현재 검찰에서는 두 사람을 주요인물로 지목하고 행방을 쫓고 있지만 두 사람은 미국의 동부 애틀란타 지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 확인된 것은 없다.
한편 정재계는 물론 연예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전재용씨의 아내 최모씨와 아이들일 것이다. 지난 11월17일 기자는 가족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있는 재용씨의 집을 찾았다.
편지함에 우편물이 수북하게 쌓인 데다 초인종을 몇 번 눌러도 인기척이 없어 처음에는 가족들이 외출을 했다고 판단했으나 이웃주민은 “아이들이 어제 저녁 할아버지댁에 다녀왔다며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일하는 아주머니도 있을 텐데…” 하며 의아해했다.
이에 다시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자 그제서야 최씨가 인터폰을 통해 말문을 열었다. 처음에 다소 격앙됐던 최씨는 자신의 심경과 입장을 밝히며 차츰 감정이 누그러졌다. 다음은 최씨와의 일문일답.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나.
“이번 일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아는 바가 없다. 남편과 나는 아무 상관없다. 난 아이들이 이번 일로 힘들어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마음고생한 것 없다. 기자들이 찾아오는 게 마음고생이다. 오죽하면 이렇게 숨죽이고 살겠는가. 아이들과 나는 잘 지내고 있다. 만약 개인적으로 찾아왔다면 들어오시라고 해서 차라도 한잔 대접하겠지만 내 입장도 헤아려달라.”
최씨는 담담하게 자신의 입장을 털어놓았지만 집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숨죽이고 사는 모습에서 마음고생이 심한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재용씨와 P양이 하루 속히 귀국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성동아 2003년 12월 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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