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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솔직한 고백

“세 살 된 딸 키우고 있다” 당당하게 밝힌 신세대 스타 김승현

■ 글·최호열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2003. 07. 09

신세대 스타 김승현이 자신에게 숨겨진 딸이 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대학 2학년 때 오랫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딸이 태어나 아버지의 호적에 올렸다는 것. 그동안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던 마음고생과 아빠로서의 애틋한 심경 눈물고백.

“세 살 된 딸 키우고 있다”  당당하게 밝힌 신세대 스타 김승현

영화와 드라마, 시트콤, 오락프로를 넘나들며 젊은 여성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신세대 스타 김승현(22)에게 세살 된 딸이 있다. 그는 지난 6월3일 기자와 만나 “아버지 호적에 동생으로 올라 있는 수빈이가 사실은 내 딸”이라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운동을 하다 발목을 다쳐 다리에 깁스를 한 그는 착잡하면서도 홀가분한 표정으로 그동안 숨겨온 사연을 고백했다. 미혼의 남자 연예인이 숨겨놓은 딸이 있다고 고백한 것은 윤다훈에 이어 그가 두번째다.
“세상에선 철없는 시절의 불장난이라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저에겐 제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사람과 사랑한 결과물이고, 그래서 그 선택에 대해 후회가 없어요. 그동안 연예인이라는 중압감 때문에 밝히지 못했지만 더는 제 딸 수빈이와 여자친구,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기 위해 당당하게 밝히기로 결심을 했어요.”
그가 고백을 결심했을 때 가장 걱정한 사람은 수빈이 엄마인 A양(23)이라고 한다. 연예인으로서는 치명적인 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승현은 오히려 자신의 고백 때문에 A양이 세상에 알려져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A양은 김승현보다 한살 연상. 같은 동네에서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알고 지낸 두 사람은 김승현이 고등학교 1학년이던 97년부터 사랑을 싹틔웠다. 2학년 때 연예계에 데뷔,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젊은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때도 두 사람은 남몰래 사랑을 키워나갔다. 그러던 중 대학 1학년 때인 2000년 A양으로부터 임신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그땐 정말 모든 걸 포기하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모든 게 끝인 것 같아 앞이 깜깜했죠. 하지만 그녀를 정말 사랑했기에 그럴 순 없었어요. 그리고 ‘내 아이인데’ 하는 책임감도 생기고….”
A양은 사랑의 결실인 아기를 낳고 싶어했다. 김승현 역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신 사실을 안 양가 부모들이 두 사람의 ‘철없는 행동’을 크게 질책했지만 “낳아서 키우겠다”는 이들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나이가 어린데다 양가 집안 형편상 당장 결혼식을 올리기 힘들어 아이를 김승현 부모 호적에 올리기로 했다. 딸이 여동생이 된 것이다.
“제가 지고 가야 할 무거운 짐을 부모님에게 대신 짊어지게 한 것 같아 정말 죄송스러웠어요.”
그는 부모님과 함께 수빈이를 키웠다. 비록 자신의 딸로 호적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김승현의 수빈이에 대한 사랑은 극진했다. 낮에는 학업과 방송 일로 시간을 낼 수 없지만 밤이면 꼭 딸을 데리고 잤다. A양도 김승현의 집을 자주 드나들며 아이를 돌보았다. 수빈이도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김승현을 아빠로, A양을 엄마로 부르며 잘 따르고 있다고 한다.
“여자친구가 돌아가려고 하면 수빈이가 막 보채요. 아이로서도 엄마랑 떨어져 사니까 많이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그런 걸 볼 때면 마음이 아프죠.”

“세 살 된 딸 키우고 있다”  당당하게 밝힌 신세대 스타 김승현

그는 수빈이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떳떳하게 내 딸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숨겨야 했기 때문이다. 소속사 관계자나 친한 동료 연예인은 물론 가까운 친구들에게조차도 숨겨야 했다. 돌 때도 가족끼리만 모여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아이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싶고 장난감도 사주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요. 생일 선물 한번 못 사주었죠. 놀이공원은커녕 함께 외출 한번 못했고요. 그런 게 항상 마음이 아팠어요. 좋은 아빠가 못 된다는 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자신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아빠를 알아보고 좋아하는 수빈이를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는 그의 말에서 진한 부정이 느껴졌다.
아이 때문에라도 결혼식을 서둘러야 하지 않겠냐고 하자 그는 “군대도 갔다와야 하고, 경제적인 문제도 있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집에선 이미 A양을 며느리로 생각하고 있고, 처음엔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 A양 집에서도 이젠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면 근사한 결혼식을 올려 여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결혼 전에라도 수빈이를 정식으로 제 딸로 호적에 올릴 생각이에요. 절차가 복잡하다고 하지만 아이가 앞으로 상처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서두를 겁니다.”
여자친구에 대해서 더 말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너무너무 착하고 순진한 여자”라며 “집에서도 잘해 부모님이 좋아하신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A양은 김포고를 졸업한 뒤 인하공전 항공운항과에 들어갔는데, 대학 2학년 때 아이를 임신하고 이듬해 출산하느라 대학 졸업 후 제대로 취업을 못하고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솔직하게 털어놓으니 마음이 편해요. 몇년 전 윤다훈 선배가 고백을 했을 때 다른 누구보다도 제가 힘들었어요. 고민도 많이 했고요.”
그는 자신의 고백에 대해 후회는 없다고 했다.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수빈이와 여자친구, 부모님께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제 뭐든지 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그의 말에서 인기라는 허상을 좇는 들뜬 젊음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책임질 줄 아는 멋진 젊은이의 모습이 엿보였다.
김승현은 영화 <질주> <주글래 살래>와 시트콤 <행진>, 드라마 <흐린 날에 쓴 편지> <외출> 등에 출연했고, KBS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 <뮤직뱅크> 등에선 MC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출발 드림팀’ 코너에서 만능 스포츠맨의 자질을 보이며 젊은 여성팬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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