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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을 빛낼 유망주! 방송, 영화, 연극계 3인 연정훈, 공유, 이종혁

■ 글·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사진·김형우 조영철 박해윤 기자

입력 2003.04.15 12:00:00

콕~ 찍었던 신인이 스타로 커가는 것을 보면 참 즐겁다. 톱스타들도 누구나 올챙이였던 시절은 있는 법. 드라마 '노란 손수건'의 연정훈,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공유, 연극 '19 그리고 80'의 이종혁…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차세대 신인 스타 3인방과의 유쾌한 데이트.
2003년을 빛낼 유망주! 방송, 영화, 연극계 3인 연정훈, 공유, 이종혁

연정훈은 \'노란 손수건\' 첫 촬영 이틀 전에 우연히 제작진의 눈에 띄어 캐스팅됐다.


”그동안 연기자가 된 절 못마땅해하셨던 아버지가 이젠 연기지도까지 해주세요”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눈웃음이 참 매력적인 탤런트 연정훈(25). 그는 KBS 일일드라마 ‘노란 손수건‘에서 퀵서비스 직원 윤태영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극중 태영은 툭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사고뭉치 건달이지만 사랑하는 누나 윤자영(이태란 분)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는 속정이 깊은 남자로, 조선주(한가인 분)와 나미령(이유리 분)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역할이다.
“드라마 첫 촬영을 하기 이틀 전에 캐스팅됐어요. 다른 일 때문에 KBS에 갔다가 나오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우연히 ‘노란 손수건‘ 제작팀과 마주치게 됐죠. 김종창 감독님이 ‘아~ 너 연정훈이지? 여기 잠깐 와볼래’ 하시더니 대본을 던져주면서 ‘리딩을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알고 봤더니 제가 지난해에 특집극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제 연기가 감독님 마음에 들었나봐요. 갑작스럽게 캐스팅이 돼 제대로 준비를 못했는데도 반응이 좋아서 참 기뻐요.”
99년 SBS 드라마 ‘파도‘로 데뷔한 그는 경력 5년의 ‘중고 신인’. 그동안 MBC ‘논스톱‘ KBS ‘약속‘ ‘두 남자 이야기‘, SBS ‘카이스트‘ ‘뉴 LA아리랑‘ 등에 띄엄띄엄 출연해왔고 지난해에는 영화 ‘조폭마누라‘로 스크린에 데뷔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 속 그의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저 중견 탤런트 연규진의 아들 정도로만 알려졌을 뿐이다.
“이상하게도 제가 출연한 작품 대다수가 조기 종영이 되더라고요(웃음). 특히 2000년에 출연했던 ‘논스톱‘은 너무 아쉬워요. 지금 가장 잘 나가는 ‘논스톱 시리즈’의 원조잖아요. 두달 정도 하다가 종영됐어요. 그때 고수 여현수 박시은 같은 친구들과 출연했는데, 아픈 경험을 함께해서 그런지 지금도 종종 연락할 정도로 친해요. 생각해보니 제가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해서 6개월 이상 방영하는 작품은 ‘노란손수건‘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냥 별다른 고생 없이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새내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소속사가 수시로 바뀌었는데, 한번은 소속사 사장이 돈만 챙겨 ‘튄’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김정현 김래원 배두나 등이 주연을 맡은 영화 ‘청춘‘의 원래 주인공도 그였다고. 하지만 투자했던 회사가 부도를 내면서 다른 투자사가 나타났는데, 그 과정에서 그가 ‘팽’됐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중견 탤런트로 연예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는 아버지(연규진)가 왜 그를 도와주지 않았을까.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연기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두려움 같은 것은 없었어요. 하지만 별다른 관심도 없었는데 고교 시절 미국에서 정말 감동적인 드라마를 봤어요. 그때 연기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아버지는 제가 연기자가 되는 것을 반대하셨어요. 하지만 아버지 스타일상 시끄럽게 말리시지는 않으셨죠. 방송에서는 아버지가 다정다감한 것처럼 나오는데 실제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웃음). 말 한마디로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분이시죠. 아마 ‘고생 한번 된통 해봐라’라는 뜻에서 끝까지 반대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내버려뒀죠. 저 또한 아버지 도움 받아서 연기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고요.”

2003년을 빛낼 유망주! 방송, 영화, 연극계 3인 연정훈, 공유, 이종혁

과학자가 되고 싶어 미국 유학을 떠났던 그는 오히려 연기자의 꿈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연규진은 아들의 연기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꾸중보다 무관심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그만큼 연기자가 된 아들이 못마땅했기 때문. 하지만 “‘노란손수건‘ 이후로 아버지가 종종 연기지도도 해준다”며 그는 밝게 웃었다. 며칠전 연규진이 그에게 “얘, 저 장면에서는 고개가 너무 확 돌아간다. 조금 덜 돌려야 자연스럽다”라고 말해 무척 놀랐다고 한다. 지난 설에는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은근히 아들 자랑을 하기도 했다고. 또 30여년 동안 남편 연규진의 연기를 모니터해준 어머니도 오랜 노하우로 아들에게 연기 조언을 해주고 있고, 방송작가인 누나는 직업적인 안목을 살려 동생을 챙겨주는 등 온 가족이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연정훈은 중·고등학교를 미국 LA에서 다녔다. 미국 유학을 떠나게 된 동기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 그의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다고 한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때 미국에 있는 이모집에 갔는데 이모네 근처에 미국의 유명 공대가 있었다. 학교를 견학한 후 “과학자가 되려면 미국에서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한 그는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홀로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시절 좌충우돌했던 이야기를 하자면 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랄 것 같다”는 그는 덩치 큰 서양인들 사이에서도 ‘한국판 돌려차기’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치며 살았다고 한다. 그가 다니던 중·고등학교에는 흑인과 멕시칸이 50% 이상을 차지했고 아시안계는 고작 3%에 불과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키스하는 어린이들, 임신한 여고생들을 보는 것은 다반사였고 학교 앞에서 총싸움까지 왕왕 있었다”고. 하지만 ‘돌려차기’가 있었기에 그 험한 학생들 중 누구도 그를 건드리지 못했다.
“중학교 때 영어를 못하니까 제게 장난을 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사실 한국남자라면 돌려차기는 다 잘하잖아요. 그래서 귀찮게 하는 아이들에게 돌려차기를 한번 보여줬는데 퍽 쓰러져버린 거예요. 그후로 ‘꼬마 이소룡’이라는 별명이 붙어서 아무도 저를 건드리지 못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차를 요란하게 튜닝하고는 밤마다 시끄럽게 돌아다니니까 ‘중국 마피아’라는 소문까지 났었죠. 제가 그때 좀 놀았거든요(웃음).”
고등학교 때 진로를 과학자에서 디자이너로 바꿨다. 이유를 묻자 “그냥 과학보다는 디자인이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워낙 자동차를 좋아했어요. 특히 자동차 튜닝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튜닝할 때마다 직접 자동차를 디자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아예 진로를 디자인으로 바꿨어요. 미국에서 대학 다니다가 IMF가 터져 한국에 들어와 98년 명지대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했고 지금은 대학원 과정에 있어요. 그동안 불러준 곳이 별로 없었던 덕분에 학교에 열심히 다닐 수 있었어요(웃음).”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그후로 꽤 많이 사귀어봤는데(?) 중국인 여자친구를 제외하고는 다 한국인이었다고 한다. “외국에 아무리 오래 있어 봐도 한국여자가 가장 예쁜 것 같다”는 그에게 현재 여자친구가 있는지 물었더니 “여자친구는… 정말 많아요”라며 말끝을 흐리고는 방긋 웃는다.
“‘아버지보다 더 잘할 것’이라는 틀에 박힌 이야기는 하지 않을래요. 연기는 제가 정말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 만큼 최선을 다할 겁니다. 또 평범한 외모이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도 잘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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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에 함께 출연한 권상우와는 지금도 종종 만난다고 한다.


”남들은 ‘대박‘ 났다고 축하해주지만 망가진 제 모습을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했어요”
올상반기 최고 흥행작인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켰다. ‘서림고 짱’ 종수 역을 연기한 신인 배우 공유(24)가 그 주인공. 극중 종수는 편입생 지훈(권상우 분)에게 밀려 ‘짱’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잃은 후 이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우악스럽게 괴성을 지르며 지훈에게 덤벼들지만 번번이 얻어맞고 나가떨어지는 이른바 ‘망가지는’ 캐릭터. 하지만 그는 이번 영화로 5백만 관객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사실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너무 히트 치니까 조금 불안했어요. 아~ 이 망가지는 모습을 5백만명이 다 본단 말이야 싶어서요(웃음).”
사실 처음 그에게 제의가 들어온 역할은 종수가 아니었다. 여주인공 수완(김하늘 분)의 남동생으로 종수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단역. 종수 역은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탤런트 이종수를 점찍어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종수라고 지었던 것. 하지만 이종수가 개인 사정상 출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는 자신이 종수 역을 맡겠다고 자청했다.
“처음에는 감독님이 반대를 많이 하셨어요. 제가 종수를 하면 상대적으로 지훈의 캐릭터가 ‘죽을’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제가 (권)상우형보다 키와 덩치가 크거든요. 하하. 제가 캐스팅된 후 제작진에서는 종수를 멋지게 가자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확실히 망가져 보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이번엔 소속사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말리더군요. 연기경력은 짧지만 그래도 주로 멋지고 쿨한 캐릭터로 나왔었는데 이렇게 이미지를 버리면 안된다나요? 하지만 결국 제 주장대로 망가지는 길을 택했죠.”
공유는 촬영 초반부에 교통사고로 빗장뼈를 다쳤다. 20일 입원해야 할 정도의 부상이었는데, 당시 그는 정말 아찔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자칫하면 영화출연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었기 때문. 하지만 주연 배우들을 비롯한 제작진은 그의 회복을 기다려줬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감독님과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은 물론 영화사 대표님까지 문병을 왔어요. 퇴원할 때는 예전에 모델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앙드레 김 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해서 ‘건강하게 돌아와줘서 너무 감사해요. 좋은 영화 기대할게요’라고 하셨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했어요. 스케줄이 빡빡한 상우형과 하늘이 누나(김하늘)도 저를 위해 기다려줬고요. 제가 다치지 않았다면 영화 개봉이 훨씬 빨라졌을 거예요. 영화를 보면 팔에 깁스를 한 채 등장하는데, 그건 설정이 아니라 빗장뼈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죠.”
공유는 2001년 KBS 드라마 ‘학교4‘를 통해 데뷔했다. 대학(그는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 새내기 시절 아르바이트 삼아 케이블 음악방송 m.net에서 VJ로, 의류 광고 등의 CF 모델로 활동했지만 연예계 정식 데뷔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184cm의 훤칠한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건장한 몸매, 주먹만한 얼굴에 개성 넘치는 외모로 그는 드라마 중간에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스타등용문’이라 불리는 ‘학교‘ 출신답게 그 역시 스타덤에 오르는 듯 싶었지만 ‘학교4‘가 시청률 부진을 이유로 조기 종영돼버렸다.
“너무 아쉬웠죠. 데뷔작이었고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그후로 드라마 ‘언제나 두근두근‘ ‘거침없는 사랑‘ 등에 출연했는데 큰 호응은 얻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별다른 매력 없는 그저 그런 ‘킹카’ 역이었기 때문에 시선을 끌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번 영화에 출연했는데 ‘대박’까지 났으니 정말 감사할 뿐이죠.”
실제 만난 그는 영화 속 종수와는 전혀 달랐다. 인터뷰 질문에 대답할 때도 신중한 태도로 차분하면서도 조용히 말했다. 알고 봤더니 그의 좌우명이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라고.
“이번 영화가 대박이 나면서 상우형을 볼 때마다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역량도 되지 않는데 무조건 주연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충분히 준비가 됐을 때 제 이름을 걸고 제대로 된 영화를 찍어보고 싶어요. 저는 무모한 짓은 절대로 하지 않아요. 또 나이보다 훨씬 보수적인 편이고요. 아마 이런 성격은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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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내내 헬스클럽에 가 2시간씩 운동할 정도로 운동 마니아인 그는 “여자친구 없는 스트레스를 운동하면서 푸는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세상에서 부모님을 가장 존경한다”는 그는 공유라는 예명도 부모님의 성을 두루 따서 지었다고 한다. 본명은 공지철. 처음에는 연기자가 되는 걸 반대했던 부모님이 이젠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군이다. 집에서도 ‘지철아!’가 아닌 ‘공유!’라고 불러줄 정도.
“요즘 저를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고 바쁘지만 즐겁게 일하는 제 모습을 보면 참 좋으신가봐요. 며칠전 저희 집에서 보는 신문에 제 인터뷰 기사가 실렸거든요. 부모님이 번갈아 읽으시면서 기뻐하시는데, 참 뿌듯했어요.”
이상형은 수수한 듯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 특히 SBS 정지영 아나운서를 좋아한다는 그는 그녀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시간만 되면 타방송을 들으려는 매니저들과 한바탕 다툼을 벌인다고 한다. 또 정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SBS ‘유쾌한 가족만세‘에서 섭외만 해준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출연할 거라며 배시시 웃었다. 그런데 “여자친구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연예인으로 데뷔한 후로는 없었다”고 대답했다.
“전 책임지지 못할 일은 시작도 하지 않는 편이에요. 물론 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중에는 제 마음에 드는 친구도 있었죠. 하지만 여자친구를 사귀어봤자 잘해주지도, 자주 만나지도 못할 텐데…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말 예쁜 친구들하고 함께 작업하는데 무슨 욕심이 있겠어요. 심지어 키스신도 찍는데. 하하. 그런데 문제는 여자 연기자들이 저랑 같이 클로즈업 장면을 찍지 않으려 해요. 자기들보다 제 얼굴이 훨씬 작다나(웃음).”
그는 최근 작은 소망이 하나 생겼다. 바로 탤런트 공형진, 공효진과 함께 ‘공트리오’를 만드는 것.
“며칠전 우연히 공형진 선배님을 만났어요. 공씨는 본이 하나라 모두 친척이거든요. 선배님이 바로 ‘네가 정말 공씨냐? 몇대손이야’라고 물으시더군요. 알고 봤더니 선배님이 제 아재뻘이었어요. 공효진씨는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아마 제가 공효진씨의 아재뻘일 걸요. 세명이 함께 한 작품을 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현재 공유는 스무살 대학생들의 풋풋한 삶과 사랑을 그린 SBS 청춘드라마 ‘스무살‘에서 주인공 서준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멋지고 쿨한 ‘킹카’로의 컴백인 셈. “스물네살이 스무살을 연기하려니 너무 힘들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는 “가수 제의를 받았을 만큼 노래를 잘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음반도 내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에는 내가 주연한 영화에 5백만 관객이 들도록 할 것”이라는 그의 소망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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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인 박정자는 그의 동료이자 엄한 스승이기도 했다.


“훗날 19세 소녀와 사랑에 빠지는 80세 할아버지 역할 하고 싶어요”



“80세 할머니와의 사랑이요? 전 못해요. 상상해본 적도 없고요. 제가 만약 19세 순수한 청년이라면 모르겠지만 세상 물정 알 만큼 살았는데, 정말 못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전 개인적으로 한두살 연상하고도 사귀어본 적이 없는 걸요. 어린 친구들이 좋아요(웃음)”
신선했다. 보통 배우들 대다수는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식의 ‘모범답안’을 내놓는데 신인배우 이종혁(29)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털어놓았다. ‘19 그리고 80‘은 자살 충동에 빠진 우울한 성격의 19세 청년이 변덕스럽지만 유쾌한 80세 할머니와 사랑에 빠진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연극. 하지만 남녀간의 끈적한 애정이 아닌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대학로 정미소 소극장에서 지난 1월 개막한 이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로 연기 경력 40년째를 맞은 국민배우 박정자(61)가 80세 할머니 노드 역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았는데, 박정자와 사랑에 빠지는 19세 청년 헤롤드 역을 새까맣게 어린 후배인 이종혁이 맡은 것. 극중 나이차인 예순한살까지는 아니지만 두 사람의 나이차도 서른둘이나 된다.
“처음 박정자 선생님을 봤을 때 너무 인자하시고 곱게 나이가 드셨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같이 작업하다 보니까 정말 달랐어요. 어휴, 얼마나 엄하신데요. 선생님이 농담삼아 ‘나는 가르치려고 했을 뿐인데 후배들은 혼나는 줄 알아 참 서글프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어렵죠. 참 많이 혼났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저희 아버지랑 동갑이시고 제가 선생님 따님과 나이가 같아요. ‘그런 우리가 사랑 연기를 해야 한다’며 선생님과 한참 웃은 적이 있어요.”
이종혁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연극 ‘19 그리고 80‘에 출연하게 됐다. 4월5일 개막하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오디션을 보던 중 중견 연극배우이자 정미소 소극장의 대표인 윤석화의 눈에 띈 것. 당시 윤석화는 ‘19 그리고 80‘의 헤롤드 역에 맞는 젊은 남자배우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윤석화 선생님이 ‘저 친구는 외모와 노래는 좀 되는데 춤이 영 아니어서 ‘토요일 밤의 열기‘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대요. 그리고 제게 이 연극의 오디션을 받아보지 않겠냐고 물으셨죠.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는 작품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좋은 작품일 것 같다는 느낌이 왔고 박정자 선생님이랑 함께 작업한다는 말에 결정을 했는데, 연습하면서는 너무 힘들어서 후회도 많이 했어요.”
또 단 한번도 자살을 꿈꿔본 적이 없고 화도 거의 내지 않으며 웬만하면 사람을 미워하지도 않는다는 낙천적인 성격의 그로서는 정반대 성격의 헤롤드를 연기하는 게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극중에서는 박정자와의 키스신까지 있으니 그가 얼마나 부담스러웠을지 이해가 됐다. 하지만 그는 “영화처럼 진한 키스도 아닌 걸요. 그냥 어머니와 뽀뽀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2003년을 빛낼 유망주! 방송, 영화, 연극계 3인 연정훈, 공유, 이종혁

손현주처럼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기회가 되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이종혁이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고 한다. 잘생긴 외모와 훤칠한 키 때문에 어릴 적부터 주목을 받았던 그는 막연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연예인을 꿈꿔왔다. 고3 때 연극영화과에 가겠다고 선언했지만 외아들이 ‘딴따라’가 되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던 부모님의 반대는 상상 이상으로 거셌다.
“집안의 반대에 못이겨 일반 과에도 응시는 했어요. 하지만 면접을 보러 가지 않았죠. 그런데 대학측에서 제가 면접을 보지 않았다고 집으로 전화를 했고, 그날 아버지에게 죽기 직전까지 맞았어요. 그러고는 ‘네가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거의 포기하셨던 거죠. 그리고 서울예대 연극영화과에 93학번으로 진학했죠.”
그는 대학 졸업후 동기들과 함께 작은 극단을 만들며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노래를 잘했던 그는 정극은 물론 뮤지컬에도 많이 출연했다. 주요 작품은 ‘라이어‘ ‘오! 해피데이‘ ‘의형제‘ 등. 그중에서도 그는 ‘의형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의 평생 배필 최은혜씨(27)를 ‘의형제‘를 공연하면서 만났기 때문.
“그 친구와는 배우와 팬으로 만났어요. 뮤지컬 ‘의형제‘를 하면서 인터넷 카페 다음에 제 팬클럽이 생겼거든요. 팬클럽 친구들과 종종 정모를 하면서 만났는데, 그 친구가 보이더라고요. 자주 만나다보니 호감이 갔고 그러다가 지난해 가을 결혼까지 하게 됐죠. 하하. 그런데 결혼후 팬클럽 회원이 많이 떨어져나갔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배신감 느낀다’ ‘우린 들러리였냐’ 등등의 글이 온라인 게시판을 도배하더니 50명 정도 탈퇴를 하더라고요(웃음).”
맞벌이를 하는 부인에게 항상 미안함을 느낀다는 이종혁. 부인 최씨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 때 들어오는 전형적인 직장인인데 자신은 밤에 나가고 새벽에 들어오니까 서로 얼굴을 볼 시간마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런 불만 없이 좋은 배우가 되라고 독려해주는 부인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고.
3월16일에 폐막 예정이었던 연극 ‘19 그리고 80‘은 4월20일까지 연장공연에 들어갔다. “이렇게 힘든 작품을 한달 더 할 생각하니 죽을 맛”이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연장공연에 임하는 그의 각오는 남다르다.
“손현주 선배님처럼 자연스럽고 오버하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영화나 방송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고요. 그리고 30여년이 지나 연륜이 쌓이면 다른 버전의 ‘19 그리고 80‘을 찍고 싶어요. 그때는 80세 할아버지와 19세 소녀와의 사랑을 그리는 거죠. 물론 아리따운 소녀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주인공은 저고요(웃음).”

여성동아 2003년 4월 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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