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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톡톡 인터뷰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주연 맡은 영화배우 차태현

■ 기획·이지은 기자(smiley@donga.com) ■ 글·조희숙 ■ 사진·박해윤 기자

2003. 03. 03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주연 맡은 영화배우 유쾌한 핸섬보이 차태현이 ‘첫사랑 사수’에 나섰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순진한 애인 견우와 영화 ‘연애소설’의 엉뚱한 대학생 지환에 이어 그가 새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서 선택한 배역은 첫사랑에 목숨을 거는 다혈질 부산 청년 태일. 하지만 태일과 달리 정작 자신은 첫사랑 사수에 실패했다는 차태현을 만났다.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주연 맡은 영화배우 차태현

“헤어스타일요? 처음 이 머리를 했더니 미용실 사람들이 깔깔대며 웃는 거예요. 어머니도 제 머리를 보시고 ‘재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땐 제가 봐도 꼭 ‘시커먼스’ 같았어요. 지금은 영화 촬영이 끝나더라도 별로 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이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뽀글뽀글 퍼머머리로 변신한 영화배우 차태현(27). 평소 엽기적이고 튀는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그는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 출연하면서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다. 같은 소속사 식구들끼리 궁리한 끝에 낙점됐다는 일명 ‘아줌마 퍼머’. 영화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귀엽고도 우스꽝스러운’ 퍼머머리에 대단히 만족스러워 했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산만한 개구쟁이처럼 장난을 치다가도 감독의 ‘큐’사인만 떨어지면 어느새 무서운 집중력과 순발력을 보이는 귀여운 악동 차태현. 그는 요즘 부산에서 지내는 날이 많다. 이번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이 첫사랑에 목메는 부산 출신 열혈청년 손태일이기 때문.
“굉장히 다혈질인 성격이에요. 왜 있잖아요. IQ는 좋은데 공부는 절대 안하는. 꼭 이 머리모양처럼 문제아죠. 하지만 첫사랑 ‘일매’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그 싫어하는 공부도 열심히 해내는 사나이예요.”
2월초에 크랭크인한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태일’이 첫사랑 ‘일매(손예진)’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온갖 해프닝을 그린 작품. 특히 SBS 출신 오종록PD의 영화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오감독은 그동안 SBS ‘내 마음을 뺏어봐’ ‘해피투게더’ 그리고 최근 ‘피아노’에 이르기까지 걸출한 히트작을 줄줄이 만들어낸 SBS 간판급 연출자. 차태현과는 ‘해피투게더’와 ‘줄리엣의 남자’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영화 구상 단계부터 주인공으로 차태현을 염두에 뒀다는 오감독은 “태일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 태현”이라고 강조했다.
고2 때 만난 첫사랑 이후 단 한번도 여자친구 사귀어본 적 없어
“요즘엔 재미는 있지만 보고 나면 허탈해지는 영화가 너무 많잖아요. 그게 싫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어요.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끝나도 허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그와 함께 출연하는 다른 연기자는 중견 탤런트 유동근과 영화배우 손예진. 영화 ‘연애소설’ 이후 그는 손예진과 두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여자로서 예진씨의 매력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좋∼습니다, 좋고요’죠(웃음). 처음 ‘연애소설’에서 만났을 때는 새침해 보였는데 알고 보니 참 착하고 털털하더라고요. 두번째 함께하는 작업이니까 다른 배우들보다 호흡 맞추기가 편해서 참 좋아요.”
이번 영화에서 그가 가장 힘들어 한 것은 단연 사투리 연기다. 영화의 배경이 부산인 탓에 출연자 대부분은 부득이하게 부산 사투리를 써야 했다. 대구 출신인 손예진은 경상도 사투리에 익숙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출연자 중 유일하게 표준말을 사용한다. 반면 서울 출신인 그는 극중 부산 토박이로 억센 사투리 연기가 필수다.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주연 맡은 영화배우 차태현

차태현은 요즘 전 매니저이자 동료 배우인 신승환으로부터 경상도 사투리 코믹버전을 전수받는다고 한다.


“사투리 연기는 처음이에요. 막상 배워보니까 사투리가 외국어처럼 어렵더라고요. 아무리 부산 사람들과 똑같이 말하려고 해도 부산 사람들 귀에는 어색하게 들린다고 하대요. 하긴 어떻게 몇달 만에 사투리를 익힐 수 있겠어요. 지금은 완벽한 사투리 구사보다 배역의 성격을 표현하는 일에 더 치중하고 있어요.”
그가 영화 속에서 자주 쓰는 사투리는 “(일)매야” “샘(선생님)” “미친나!” 등. 요즘도 그는 틈만 나면 사투리 과외를 받는다. 차태현의 사투리 개인교사는 전 매니저이자 동료배우인 신승환. 경상도 사투리에 능한 신승환으로부터 그는 경상도 사투리 코믹버전을 열심히 전수받는다고.
영화 속에서 첫사랑을 지키는 태일 역을 맡은 차태현의 실제 첫사랑은 어땠을까. 그는 얼마전 한 인터넷 영화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로맨틱한 바람둥이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정작 차태현은 학창시절 “아주 평범했으며 여자친구를 쫓아다닌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 역시 첫사랑을 이루지는 못했다고 고백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서클에서 만난 친구였어요. 여러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며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사귀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도 몰라요. 그 친구 이후로 단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없어요. 안 믿으시겠지만요(웃음).”
지난 95년 KBS 슈퍼탤런트 은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연기자로 데뷔한 그는 주로 어설프지만 귀여운 캐릭터를 맡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후 라디오 DJ와 가수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잡은 그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연애소설’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충무로에서 최고의 흥행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현재 30% 정도 촬영을 마친 상태. 오는 4월경 촬영을 마무리하고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7월에 개봉할 계획이다. 차태현은 요즘 영화 촬영뿐 아니라 2집 음반 준비도 한창이라고 하니, 올 여름엔 그의 새 영화와 새 음반을 동시에 기대해봐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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