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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트러블 미술치료사 정혜숙씨의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제안

“섹스는 ‘단순무식하게 즐기는 것’이 제일 좋아요!”

■ 글·김순희 ■ 사진·정경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3.02.05 15:25:00

부부간에 말 못하는 고민으로 자리잡고 있는 성 트러블.
정혜숙씨는 국내 처음으로 그림을 이용해 성 트러블 치료를 하고 있다.
그의 상담실을 찾는 사람들을 통해 들여다본 보통 부부들이 겪는 성적 갈등과 해소법.
성 트러블 미술치료사 정혜숙씨의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제안

10여년 전 국내에 들어온 미술치료는 언어표현이 미숙한 아동을 대상으로 했다. 그런데 이런 미술치료를 성인의 성 트러블 치료에 응용한 사람이 있어 화제다. 성 트러블 미술치료사 정혜숙씨(49·이윤수비뇨기과 부설 성의학연구소 연구원)가 그 주인공. 미대를 졸업한 그는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서 미술재활치료를 전공한 후 성 트러블 미술치료사로 나서 현재 4년째 활동중이다.
정씨는 “성 치료는 무의식에 깔려 있는 억압되고 왜곡된 심리, 부부가 축적해온 성적 갈등을 풀어주는 것”이라면서 “미술치료는 자기 표현을 통해 이런 억압된 심리를 드러나게 하고 트러블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성 치료에 주로 콜라주 기법을 쓴다. 콜라주 기법은 잡지나 인쇄물의 그림을 오려서 자신의 마음대로 따다 붙이는 것. 이렇게 상담자가 완성한 그림을 통해 그는 상담자의 심리를 파악하고 상담한다. 이런 상담에서 의외의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정씨는 상담실을 찾는 남자들에게 ‘외도한 다음날의 아침 기분’을 꼴라주 기법을 통해 표현해보게 했는데, 상당수 남자들이 의외로 우울함을 표현했다고 한다.
“남자들이 외도를 한 이후에 기분이 좋아서 주황색이나 노란색을 이용한 밝은 작품을 내놓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왜 이런 심리 있잖아요? 내 물건을 써야 마음이 편하지, 남의 것을 빌려 쓸 때는 불편하잖아요? 그런 부담감이 섹스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바람피는 남자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정씨는 “직장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건 친구들 모임에서건 사석에서 자연스럽게 가족 얘기를 하는 남자는 바람 피울 확률이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가족 이야기를 자주 하는 남자는 자신이 다른 길로 빠져드는 것을 방어하려는 습성이 있다는 것. 자신의 자존심이자 삶의 전부라 할 수 있는 가정에 침입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벽’을 쌓고 가족을 내세워 든든한 울타리를 쳐 놓는 남자는 바람피울 확률이 지극히 낮다고 한다.
“반면 어떤 남자들은 아내와 잘 살고 있으면서도 늘 싸운 것처럼, 마누라가 나쁜 사람인양 험담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남자는 바람을 피울 기회와 가능성을 찾고 있는 사람이에요.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것은 동물적인 속성 때문이기도 하죠. 남자는 한 여자를 3년 정도 탐색하고 나면 호기심도 사라지고 모험심도 없어져서 새로운 대상을 찾아 나선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잖아요.”
그러나 남편이 외도에 빠지는 데는 아내의 책임도 없지 않다.
“남자들은 의외로 아내가 섹스에 적극적이기를 바랍니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남편이 애무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여자보다는 요부가 좋다는 겁니다. 부부간의 섹스가 즐거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외도하는 남자들도 ‘사실은 부인하고 (섹스를) 가장 잘하고 싶다’고 고백하더라고요.”

성 트러블 미술치료사 정혜숙씨의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제안

여성의 섹스 트러블 상담 사례 1위는 역시 불감증이다. 부부가 서로의 성감대 지도를 같이 그려보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정씨의 조언.


한편 여성 상담자 중엔 섹스에 대한 거부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남편이 싫어서가 아니라 ‘남자의 성’이 싫어서 섹스를 거부하는 여성도 있고, 남편이 바람을 피웠거나 직업여성과 잠자리를 한 사실을 안 이후 ‘남편이 더러워서 섹스를 하지 않겠다’며 찾아오는 여성도 있다. 그러나 아내가 섹스를 거부할 경우 남자는 남성으로서의 자신감을 상실하기 때문에 이런 태도는 금물이라고 한다. 정씨는 무엇보다 가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탓에 남편이 바람을 피웠건, 아내가 바람을 피웠건 이혼하지 않고 살 바에는 서로 모른 척하라고 권한다. 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배우자가 바람피우는 현장을 목격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여성의 상담 사례 1위는 뭐니뭐니해도 불감증이다.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 정씨가 제시하는 해법은 ‘부부간의 솔직한 대화’다. 그 대화의 방법으로 그는 성감대 지도를 같이 그려볼 것을 권한다.
“부부가 각각 자신의 성감대를 그려보는 게 좋아요. 서로의 성감대를 알아내어 원하는 곳을 자극해줘야 깊이 있는 섹스를 나눌 수 있거든요. 이렇게 상대방의 성감대를 자세히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성 트러블의 기본적인 원인은 해결돼요. 성적 트러블은 남녀가 서로 상대의 생리구조를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성 트러블 미술치료사 정혜숙씨의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제안

정혜숙씨는 콜라주 기법을 활용, 상담자의 억압된 심리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섹스 트러블을 치료하고 있다.


여자도 섹스에 만족하지 못했을 때는 자신의 느낌에 대해 솔직하게 남편에게 털어놓아야 한다. 정씨는 “여자들이 오르가슴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정신적인 원인도 있지만 대부분 제대로 된 섹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서로가 서로의 성감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면 해결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여자 중에 혼전 성경험 때는 오르가슴에 도달했는데 남편과는 안된다는 경우도 많아요. 이럴 땐 여자들이 좀 영악했으면 좋겠어요. 이를테면 남편이 전에 경험한 남자에 비해 미숙하다면 인터넷이나 잡지 등에서 얻은 정보라며 ‘이렇게 섹스를 해 달라’면서 눈치껏 남편을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어떠한 경우에도 자신의 과거를 배우자에게 얘기하는 것은 부부간의 성생활에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하고요.”
재밌는 것은 남녀 모두 전문직에 종사할수록 성 트러블이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 때문에 섹스는 ‘단순 무식하게 즐기는 것이 좋다’는 게 정씨의 지론이다.
“부부가 일상생활에서 갈등이 있다 하더라도 섹스를 할 때만큼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생각들을 내려놓고 무식하다 싶을 만큼 섹스에 몰입할 줄 알아야 해요. 머리에 든 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잘 못하는 게 문제예요. 남편이 밖에서 섹스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내가 집에서 힘을 다 빼놓는 ‘찐한’ 섹스를 하는 게 좋아요. 섹스도 배워서 즐기는 것이에요.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을 보세요. 극중에서 꾸민 것도 있겠지만 그는 남자 다루는 법을 기생에게 배웠잖아요.”
정씨는 “섹스는 배우는 것, 서로 대화하며 맞춰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여성동아 2003년 2월 4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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